[르포] 낙지 어획량 급감···“최악은 면했지만 앞 길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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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축제를 열면 손님이 2~3배는 더 오니까 취소된 게 아쉽죠. 하지만 작년처럼 물량이 없어 부실한 상이 나가면 이미지만 나빠지니 이해는 돼요. 어획량이 계속 줄어든다는데 앞길이 어둡습니다."
26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주희경(63)씨는 "작년 축제 때는 어획량이 너무 적어 낙지 한 마리 원가만 6~8천 원에 달했다"며 "마진을 남기려면 1만 원을 훌쩍 넘겨 받아야 했지만, 손님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고려해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책정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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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들 "아쉽지만 이미지 고려 이해 돼"
고수온에 2년 새 어획량 79% 곤두박질
제철 맞아 회복세지만 평년 절반 수준
식당 상인·어민 등 지역민 생계 직격탄

“보통 축제를 열면 손님이 2~3배는 더 오니까 취소된 게 아쉽죠. 하지만 작년처럼 물량이 없어 부실한 상이 나가면 이미지만 나빠지니 이해는 돼요. 어획량이 계속 줄어든다는데 앞길이 어둡습니다.”
제4회 무안갯벌낙지축제가 열릴 예정이었던 31일 무안군 낙지골목. 이날 만난 상인들은 “최악은 면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달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어획량이 바닥을 쳐 상인들의 속을 태웠으나, 연중 낙지가 가장 많이 잡히는 최고 성수기인 ‘중구사리(음력 9월 보름 전후)’를 기점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6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주희경(63)씨는 “작년 축제 때는 어획량이 너무 적어 낙지 한 마리 원가만 6~8천 원에 달했다”며 “마진을 남기려면 1만 원을 훌쩍 넘겨 받아야 했지만, 손님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고려해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책정했다”고 회상했다.
인근의 식당 점주 강민수(60)씨도 “이전 축제에서 음식 가격을 올리는 대신, 낙지 양을 줄이거나 새우 등 다른 해산물을 보태 상을 채울 수 밖에 없었는데 ‘명색이 낙지 축제인데 낙지보다 다른 해산물이 더 많다’는 항의가 빗발쳤다”면서 “지금은 일시적으로 안정세지만, 올해 봄까지만 하더라도 어획량이 처참해 축제가 취소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무안군에 따르면 지역 내 낙지 어획량(비계통 조사)은 지난 2023년 303만5천140마리에서 다음해 160만9천200마리로 절반가량 줄었다. 지난해에는 62만7천220마리까지 내려가며 2년 새 생산량은 약 79% 곤두박질쳤다.
이러한 어획량 급감은 갯벌과 바다를 생업으로 삼는 어민들의 삶에 직격탄이 됐다.
무안 현경면 갯벌에서 30년 이상 가래꾼(맨손어업)으로 일해온 김강성(61)씨는 “옛날엔 봄가을 중구사리 철에 한 시간만 뻘을 열심히 파면 한 접(20마리)도 잡아 웬만한 직장인 월급보다 벌이가 낫기도 했다”며 “하지만 작년에는 한 시간을 헤집어도 한 마리 보기가 어려웠다. 생계가 너무 팍팍해져 재작년부터는 어쩔 수 없이 다른 일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줄을 내려 잡는 ‘주낙(연승어업)’ 어민들의 사정도 암담하기는 마찬가지다. 임명훈 씨(55)는 “요즘 같은 가을철은 1년 중 가장 바빠야 할 때지만, 아무리 조업을 잘해도 시간당 2접(40마리)을 채우기가 어렵다”며 “최근 물량이 조금 늘었어도 평소 어획량의 절반에 못 미친다. 특히 어획량이 바닥을 쳤던 작년에는 매출이 평년의 반의반 토막까지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3년간 무안 연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태풍이 적어 강한 파랑과 조류에 따른 갯벌의 자연적인 순환이 이뤄지지 않은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무안군 관계자는 “어획량이 너무 저조했던 지난해 축제에서 방문객들의 불만이 컸고, 올해 봄까지도 어획량이 나아지지 않았다”면서 “상인 설문조사 결과 올해는 축제를 진행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모여 취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수온기를 피하거나 분산해 낙지를 방류하고, 낙지 자원조성센터 건립의 국고 지원을 건의하는 등 안정적인 자원 조성과 지속 가능한 어업 기반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홍승현기자 hong@mdilbo.com
무안=박민선기자 wlaud22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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