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계절이 기다려지는 발효의 식탁, 청담 ‘쎄조니’[안병익의 식신원픽]

한경비즈니스 외고 2026. 10. 3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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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이 뚜렷한 대한민국. 계절이 바뀌었음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곳이 바로 식탁이다. 계절이라는 직관적인 이름답게 쎄조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면서도 계절의 의미를 잘 담고 그 계절에만 나는 식재료들을 식탁에 올리고자 애쓰는 곳이다. 이탈리안의 정통은 지키면서 한국의 제철 식재료로 채우는 디쉬들을 코스 안에 채워 넣어 식탁 위에서 계절감을 오롯이 느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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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이 뚜렷한 대한민국. 실내 생활이 많아 창밖 풍경을 꼼꼼히 살피지는 못하지만, 요즘은 가로수도 촘촘하고 아파트마다 조경이 잘돼 있어 잠시간 창밖으로 눈을 돌릴 때마다 계절의 흐름이 보인다.

노랗고 붉은 색으로 옷을 갈아입는 나무들을 보며, 새삼 완연한 가을이 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계절이 바뀌었음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곳이 바로 식탁이다. 제철을 맞아 생명력이 넘치는 계절 채소들, 가을의 곡식과 버섯, 겨울의 해산물들까지 계절이 주는 다채로운 선물들을 가장 맛있게 요리해 손님 상에 내놓는 레스토랑. 이탈리아어로 ‘계절’을 뜻하는 직관적인 이름 ‘쎄조니(Sézoni)’를 주목해본다.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서 골목으로 한 번 접어들어 조용한 길을 걷다 보면 붉은 벽돌의 쎄조니를 만날 수 있다. 일대는오피스가 많지 않은 동네라 평일과 주말에도 차분한 편. 이 때문에 쎄조니를 찾는 손님들은 데이트나 소규모 모임 목적으로 많이 찾는다.

실내는 베이지 톤과 우드 소재, 은은한 조명으로 따뜻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 하얀 보가 정갈하게 덮여 있는 테이블들과 식기들이 손님들을 마중하고 있다. 홀뿐만 아니라 6인 정도 입장이 가능한 룸이 마련돼 있어 프라이빗한 식사나 와인 모임 등을 즐기기 적당하고, 매장 외부에 야외 테라스 석도 있어서 지금처럼 날이 좋을 때 이용하면 더욱 좋다.

음식이 나오기전 격식 있는 서버들이 따뜻한 식전빵과 그리시니, 풀향이 풍기는 좋은 올리브 오일을 내어주어 시작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이런 따뜻한 환대의 분위기 덕에 와인이 생각나는 날이면, 언제 찾아도 좋은 단골 레스토랑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다.

계절이라는 직관적인 이름답게 쎄조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면서도 계절의 의미를 잘 담고 그 계절에만 나는 식재료들을 식탁에 올리고자 애쓰는 곳이다. 가장 맛있을 시기에 수확한 한국의 산과 들, 바다에서 나는 식재료들을 써서 이탈리안의 문법으로 풀어놓는다.

쎄조니의 요리의 기본을 만든 것은 이태우 셰프. 안티트러스트, 에비던스, 줄라이 등을 거쳐 쎄조니에서 활동하다가 현재는 델베로에서의 새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이태우 셰프의 레퍼런스 중에서도 가장 결정적인 지점은 에비던스. 이곳의 헤드 셰프로 있던 시절, 이 셰프는 파스타로 코스를 구성하는 셰프로 이름을 알렸고, 실질적으로 두터운 팬층을 만들어냈다. 이후 요리사로서 한걸음 더 나아가는 채움의 시간을 위해 줄라이로 옮겨 1년간 경험을 쌓았다. 

쎄조니에서는 메인 셰프로 활동하며 레스토랑의 요리 스타일을 완성했다. 이탈리안의 정통은 지키면서 한국의 제철 식재료로 채우는 디쉬들을 코스 안에 채워 넣어 식탁 위에서 계절감을 오롯이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요리들은 단품으로도 준비하는데, 몇 가지 시그니처로 사랑받는 요리들은 꼭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먼저 제철 채소들을 제각기 완벽한 온도로 조리한 뒤, 마늘과 엔초비를 넣은 올리브오일 소스에 곁들여 먹는 ‘바냐카우다’는 산뜻한 스타트로 제격이다.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의 전통 요리인 바냐카우다는 해외 레스토랑에서 왕왕 만날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내놓는 식당이 별로 없기 때문에 반갑게 주문을 하게 된다.

또 다른 요리는 ‘호박꽃튀김’으로, 호박꽃 안에 홍새우와 리코타치즈를 채워 넣고, 얇은 튀김옷을 입혀 바삭하게 튀겨낸다. 곁들임은 홀랜다이즈 소스. 레몬을 듬뿍 짜 올린 뒤 한 입 베어 물면 먼저 튀김옷이 가볍게 부서지고, 이어서 레몬의 산미와 함께 호박꽃의 향긋한 단맛이 올라온다. 그다음 홍새우의 농축된 단맛과 치즈의 맛이 겹친다. 바질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어, 치즈의 꼬릿한 냄새가 조화롭게 어울린다.

여기까지 맛보면 와인 한 잔을 참을 수 없어진다. 이 집은 와인리스트도 다양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보유하고 있으니 꼭 추천을 받아 페어링 하는 것을 권한다. 와인 콜키지 또한 2인에 1병, 4인에 2병까지 가능하니 좋은 와인이 있다면 이곳에서 즐겨보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화이트와인과 함께 하면 궁합이 상당하다.

안병익 식신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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