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버스 모는 아빠 “가족은 내가 돌아갈 종점”

부산/김주영 기자 2026. 10. 31.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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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부산 행사에 2000여명 참석
30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2026 아이가 행복입니다. 부산’ 행사가 열렸다. ‘31초 영상제’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수상자들은 아이와 함께한 순간을 영상과 사진에 담아 출품했다. /김동환 기자

“가족은 버스 기사인 제가 운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종점이자, 내일을 살게 해주는 힘입니다.”(‘31초 영상제’ 최우수상 박용기씨)

“24시간 아들 옆에 붙어 있어야 하지만, 힘들기보단 함께하는 1분 1초가 너무 소중해요. 이게 진짜 자식 사랑 같아요.”(우수상 송미소씨)

30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2026 아이가 행복입니다. 부산’ 행사가 열렸다. 부산·울산·경남 등에서 온 가족 2000여 명이 개막식과 부대 행사에 참여했다. 아기 띠를 맨 아빠와 유모차를 끌고 온 엄마도 있었다.

‘아이가 행복입니다’는 조선일보가 2018년 시작한 저출생 극복 캠페인이다. 이날 행사는 조선일보와 부산시가 공동 주최하고, 교육부·보건복지부·성평등가족부·인구전략위원회 등이 후원했다.

이날 개막식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것은 ‘31초 영상제’였다. 가족들이 출품한 영상과 사진 403점 가운데 6점을 뽑아 시상했다. 아이와 함께한 순간을 담은 영상과 사진이 공개될 때마다 박수가 터져 나왔다.

30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2026 아이가 행복입니다. 부산’ 행사가 열렸다. 박종규(왼쪽부터) 부산환경공단 경영본부장, 성현도 부산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 임성복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 실장, 김진오 인구전략위원회 부위원장, 박용기씨 가족, 홍준호 조선일보 발행인, 전재수 부산시장, 박정애씨 가족, 강무길 부산시의회 의장,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서국보 부산시의회 복지환경위원장, 박기남 부산시어린이집연합회장이 무대에 올라 축하 이벤트를 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최우수상을 받은 박용기(35)·박지은(34)씨 가족은 ‘따뜻한 아빠 도시락’이라는 영상을 출품했다. 버스 기사인 박씨는 새벽 1시까지 운전대를 잡는다. 늦게까지 일하는 아빠에게 저녁을 전해주려고 딸 라임(7)이와 아들 도하(4)가 도시락을 들고 버스에 올라탔다. 박씨는 “하루 운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갈 때면 아이들의 웃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두 아이 모습에 힘이 생기고 셋째 욕심도 난다”고 했다.

우수상을 받은 송미소(40)·김성권(40)씨 부부는 지난 6월 막내아들 로희(4)를 데리고 첫 가족여행을 떠났다. 부부에게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로희는 출산 과정에서 중증 장애를 갖게 됐다. 부부는 아들에게 바깥바람이라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의료장비를 매단 유모차에 로희를 태우고 다섯 식구가 부산 롯데월드와 경주 황리단길 등을 여행했다. 송씨는 “눈빛으로 로희가 기뻐하는 게 느껴졌다”고 했다. 병원에서는 로희가 두 살까지 살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아들은 네 살이 된 지금까지 가족 곁에 있다. 송씨는 “로희가 기적처럼 살아줬다”며 “함께하는 1분 1초가 너무 소중하다”고 했다.

장려상을 받은 김채희(40)·심재영(41)씨 부부는 두 아들 우현(11), 우민(8)에게 더 많은 문화 체험 기회를 주려고 경남 창원에서 부산으로 이사했다. 김씨는 “아이들에게 세상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아이들 덕분에 우리가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됐다”고 했다.

김수진(38)씨는 세 딸이 침대에서 뛰어노는 일상을 영상에 담았고, 장유미(34)씨는 두 아들과 남편이 공원에서 뛰어오르는 순간을 사진에 담아 각각 장려상을 받았다. 장씨는 “아이들이 훗날 힘든 일이 있을 때 사진을 보며 얼마나 사랑받고 자랐는지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경미(43)씨는 사남매와 나들이 가서 찍은 사진을 냈다.

출산 친화 기업상은 부산환경공단과 카페 리슨페이지가 받았다. 부산환경공단은 다자녀 가정에 사택을 우선 지원한다. 유연근무제도 도입했다. 리슨페이지는 자녀가 두 명 이상인 손님에게 결제 금액의 5%를 할인해 준다. 육아 전문가인 최민준 자라다 남아미술연구소 대표는 사춘기 자녀와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강연했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올 상반기 부산 출생아 수가 지난해보다 1000명 넘게 늘었다”며 “결혼부터 출산과 육아까지 모든 과정을 시가 돕겠다”고 했다. 홍준호 조선일보 발행인은 “최근 출생률 증가 소식은 우리가 노력하면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며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이 축복이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부산 행사는 31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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