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호랑이는 죽지 않았다"…KIA 승리에 전남광주 ‘들썩’

차유민 기자 2026. 10. 30.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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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부터 챔필 팬들로 북적
주점마다 팬들 모여 열띤 응원전
동점·역전 순간마다 환호성 터져
벼랑 끝 승리에 가을야구 ‘연장’
내달 1일 대구서 운명의 5차전
3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IA 타이거즈가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승리했다. 사진은 동점 적시타에 환호하는 팬들. /차유민 기자 cmy22@namdonews.com

"미치도록 사랑한다, KIA 타이거즈! 가자, 대구로!"

벼랑 끝에 몰렸던 KIA 타이거즈가 극적인 승리로 가을야구의 불씨를 되살리면서 전남광주가 축제 분위기로 물들었다.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었던 승부에서 반격에 성공한 KIA가 한국시리즈 진출의 희망을 이어가자 팬들의 기대감도 한껏 높아졌다.

30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KIA 타이거즈가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4-2 승리를 거두자 경기장은 떠나갈 듯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렸고,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1승 2패로 탈락 위기에 몰렸던 KIA가 승부를 최종 5차전까지 끌고 가면서 팬들의 기대감도 한껏 높아졌다.

이날 챔피언스필드는 경기 시작 전부터 몰려든 팬들로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시즌 마지막 홈경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발걸음은 평소보다 분주했다. 팀 스토어 앞도 응원용품을 구입하려는 팬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일찌감치 경기장을 찾았다는 우원종(26)씨는 "한준수 선수가 오늘 집에서 나올 때 수원에서 쓸 짐을 다 챙겨 나왔다는 인터뷰를 보자마자 덩달아 수원 숙소를 알아보고 있다"며 "오늘 승리해 5차전 대구, 한국시리즈 수원 원정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KIA 팬인 친구와 함께 경기장을 찾은 삼성 라이온즈 팬 장예빈(28)씨는 "대학교에서 만난 친구가 KIA 팬이라 함께 경기장에 오게 됐다"며 "양 팀 모두에게 분기점이 되는 경기인 만큼 포스트시즌 4차전에 걸맞은 멋진 경기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 팬 장예빈 씨와 KIA타이거즈 팬 이연희 씨가 경기를 보기 위해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 /차유민 기자 cmy22@namdonews.com

원정 응원에 나선 삼성 팬들의 열기도 뜨거웠다.

이날 오후 서구 유스퀘어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는 대구에서 출발한 버스가 도착할 때마다 파란 유니폼을 입은 삼성 팬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챔피언스필드로 향하는 시내버스와 택시를 기다리는 내내 경기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뜬 모습이었다.

홀로 원정길에 올랐다는 이승호(28)씨는 "빨리 이기고 올라가야 한다"며 "1차전에서 아쉬웠던 페덱이 오늘은 잘 던져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시리즈는 7차전까지 가서 재미있게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구에서 친구와 함께 온 최시원·이정현(30)씨는 "당연히 이겼으면 좋겠다"며 "페덱이 경기를 잘 이끌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경기장 안은 응원 열기로 가득 찼다. 1회초 삼성의 선취점에 잠시 가라앉았던 분위기는 KIA 선수들의 활약이 이어지자 다시 달아올랐다.

김태군의 안타와 박정우의 호수비, 김도영의 2루타가 나올 때는 관중석에서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와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한준수의 적시타로 동점이 되자 팬들은 응원도구를 흔들며 선수들의 이름을 외쳤다. 이어 7회말 김도영과 김선빈, 한준수, 하주석의 연속 안타로 KIA가 3점을 추가하자 경기장 안은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가득 찼다.
 
30일 오후 8시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의 한 주점에서 KIA 타이거즈 팬들이 대형 스크린으로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을 지켜보며 두 팔을 들어 응원하고 있다. /서강원 기자 sgw@namdonews.com

경기장 밖에서도 팬들의 응원은 이어졌다.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시민들은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주점 등을 찾아 경기를 함께 지켜봤다.

맥주잔과 안주가 놓인 테이블 사이로 응원 수건과 'TIGERS' 리본이 눈에 띄었다. KIA 공격 때마다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두 주먹을 치켜들고 선수들의 이름을 외치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주점을 찾은 장호연(39)씨는 "표를 못 구해 야구장에 가지는 못하지만 KIA 팬들이 모이는 곳이 곧 야구장"이라며 "오늘 KIA가 화끈하게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함께 온 김지훈(39)씨는 "2·3차전은 투수 운영이 조금 아쉬웠다"며 "지금 KIA 기운이 좋아 오늘 이기고 대구에서 끝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못할 때나 잘할 때나 꾸준히 KIA 경기를 챙겨보고 응원한다"며 "올해 다시 한번 우승할 것 같다"고 웃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순간 전남광주는 다시 한번 함성으로 뒤덮였다.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팬들은 서로 얼싸안으며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해태 타이거즈 시절부터 응원해 온 오랜 팬에게도 이날 승리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KIA의 영구결번 선동열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은 이용우(68)씨는 "KIA는 우승이 가장 많은 한국 야구 최고 명문구단"이라며 "해태 때부터 이어진 호랑이 정신을 이어가 꼭 13번째 우승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KIA는 이날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4-2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을 향한 승부를 5차전으로 끌고 갔다. KIA는 다음 달 1일 오후 2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승리에 도전한다.
/차유민 기자 cmy22@namdonews.com

/서강원 기자 sgw@namdonews.com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