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아버지이자 우리의 자랑” 故 최불암, 대통령부터 동료 배우까지 짙은 추모 물결[종합]

[스포츠경향 강주일 기자] 국민 아버지‘ 고(故) 최불암이 향년 87세로 영면에 든 가운데, 정치권부터 평생을 동고동락한 동료 배우, 그리고 무대 뒤 스태프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애통한 추모가 쏟아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엑스(X)를 통해 “우리 시대의 아버지, 최불암 선생님의 명복을 기원한다. 정의를 지키는 형사로, 정겨운 아버지로 곁에 함께해 주신 모습은 오래도록 국민의 마음속에 남을 것”이라며 “선생님이 보여주신 따뜻한 마음과 이웃을 돌아보려 하셨던 뜻을 깊이 새기겠다”고 애도를 표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역시 지난 6월 병문안 당시 “머잖아 퇴원하면 막걸리 한잔하자”던 고인과의 일화를 회고하며 “대한민국 문화예술계의 큰 선배이자 버팀목이셨던 분과 끝내 약속을 지키지 못해 먹먹하다”고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오후 빈소를 찾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0년 전 선거 당시 한 번도 경쟁 상대라고 생각하지 못할 만큼 저를 따뜻하게 대해주셨다. 넉넉함과 인격에 있어 국민적 표본이 되신 분”이라며 청소년을 위한 고인의 유지를 잇겠다고 다짐했다.

반평생을 작품 속 가족으로 지냈던 동료 배우들의 슬픔은 더욱 깊었다. 지인의 부축을 받으며 빈소를 찾은 배우 나문희는 “우리의 자랑이었는데 이렇게 먼저 가셔서 마음 한구석이 섭섭하다. 추억을 잘 간직하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원일기’와 데뷔작 ‘강남가족’ 등에서 아들로 호흡을 맞춘 유인촌 전 문체부 장관은 “평소에도 늘 아버지라 불렀다”며 “‘네 등 뒤의 창문을 열면 행복이 있을 것’이라던 생전 말씀처럼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기억될 것”이라고 짙은 그리움을 표했다.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맏아들 박상원은 “대중이 걸어갈 길의 가시덤불을 치우는 게 광대”라는 고인의 숭고한 지론을 되새기며 “이제는 대중을 위해 헌신하지 마시고 편안히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배웅했고, 원로 배우 김영옥은 “그리 빨리 가실 줄 몰랐다. 모두에게 너무 힘든 이별”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수십 년 연기 외길을 곁에서 지켜본 방송·문화계 인사들도 눈물로 고인을 추억했다. 고인의 뒤를 이어 ‘한국인의 밥상’ 진행을 맡은 최수종은 “땀방울과 밥상 위의 삶을 가장 깊이 경외하셨던 선생님이라는 커다란 그늘 아래서 함께 울고 웃을 수 있어 행복했다”고 존경을 표했다. ‘수사반장’과 ‘전원일기’를 연출한 이연헌 PD는 “그와 작업한 것이 내 내면의 가장 큰 자부심”이라며 운명 같은 인연을 회고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나눔을 함께한 이홍렬은 “재단의 크나큰 기둥이자 결코 대신할 수 없는 분”이라며 애통해했고, 작곡가 윤일상은 “한 시대를 연기하신 분이 아니라 한 시대를 함께 살아주시며 온기를 남겨주신 분”이라며 넉넉했던 웃음을 기렸다.

무대 뒤 인연들도 빈소를 적셨다. 생전 고인의 수의를 1년 전부터 묵묵히 준비해 둔 박술녀 한복 원장은 조문을 마치고 “평생 유혹 속에서도 중심을 딱 잡고 연기 외길만 걸어오신 천생 배우”라고 회고했다. 또한 과거 드라마 ‘영웅시대’ 촬영 현장에서 제작 스크립터로 일했던 최송희 씨는 빛바랜 사진과 함께 “가장 찬란한 날, 제일 좋은 옷 입고 생일처럼 즐겁게 가셨으면 좋겠다”는 자작곡을 바치며, 톱스타이기 이전에 다정한 어른이었던 고인의 마지막 길을 애틋하게 장식했다.
고인의 발인은 다음 달 2일 오전 7시에 엄수된다. 이후 오전 9시 여의도동성당에서 장례 미사를 거행하고, 오전 10시 40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거쳐 장지인 동화경모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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