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생각은] 21년째 3000원 경복궁 관람료… “인상 필요” vs “접근성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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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관리·보수 비용을 고려해 고궁 관람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관람료 인상을 주장하는 측은 늘어나는 관광객과 보존·관리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복궁의 성인 관람료는 2005년 3000원으로 인상된 이후 21년째 그대로다.
배영창 한국여행업협회 회원사업국장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경복궁은 필수 방문지가 된 만큼 급격한 관람료 상승은 여행사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단계적 인상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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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창경궁은 1000원
佛 베르사유 5만7000원·日 히메지성 2만3000원
늘어난 관리·보수 비용을 고려해 고궁 관람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경복궁 3000원, 덕수궁 1000원. 서울 주요 고궁의 관람료가 장기간 동결된 가운데 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지난해 궁궐과 왕릉을 찾은 관람객 10명 중 7명은 무료로 입장했다.

문화유산 보존·관리 비용을 고려해 관람료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국민의 문화 향유권을 위해 저렴한 요금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선다.
지난 29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흐린 날씨에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부산에서 친구들과 함께 덕수궁을 찾은 40대 박모씨는 “무료 개방 소식을 듣고 방문했다”며 “사람이 참 많다”고 말했다. 경복궁 광화문 앞에서도 왕이 호위군을 살피는 군사 의례인 ‘첩종(疊鐘)’ 재현 행사가 열려 외국인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고궁·왕릉 관람객 10명 중 7명 무료 입장
30일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에 따르면 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 등 서울 4대궁과 종묘, 조선왕릉은 지난 29일부터 11월 15일까지 무료 개방된다. 정부가 소비 촉진을 위해 마련한 ‘제2회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의 일환이다.

한시적 무료 개방 행사가 아니더라도 고궁 관람료는 저렴한 편이다. 성인 기준 경복궁과 창덕궁은 각각 3000원, 덕수궁과 창경궁은 1000원이다. 만 24세 이하와 만 65세 이상 내국인, 한복 착용자 등은 무료다.
지난해 궁궐과 왕릉 관람객 1781만4848명 가운데 1229만4552명(69%)이 무료로 입장했다. 전체 관람객은 2023년 1437만7924명에서 지난해 1781만4848명으로 23.9% 늘었다. 같은 기간 무료 관람객은 907만8358명에서 1229만4552명으로 35.4% 증가했다. 무료 관람객 비중도 63.1%에서 69%로 높아졌다.

◇ 경복궁 21년째 3000원… 해외 유명 궁전은 수만원
관람료 인상을 주장하는 측은 늘어나는 관광객과 보존·관리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복궁의 성인 관람료는 2005년 3000원으로 인상된 이후 21년째 그대로다. 그사이 물가는 오르고 관람객도 늘면서 시설 관리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관람객이 경복궁 창호지에 구멍을 뚫는 등 훼손 사례도 잇따랐다. 지난해 경복궁의 자체 보수 비용은 처음으로 1억원을 넘어섰다.
해외 주요 문화유산과 비교하면 국내 고궁 관람료가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은 성수기인 4~10월 궁전과 정원 등을 둘러볼 수 있는 통합 관람권을 일반 방문객에게 35유로(약 5만7000원)에 판매한다. 유럽경제지역(EEA) 국적자나 거주자 등은 32유로의 할인 요금을 적용받는다.
일본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히메지성은 올해 3월 관람료를 개편했다. 18세 이상 히메지시민은 기존과 같은 1000엔(약 9000원)을 내지만, 다른 지역 방문객은 종전의 2.5배인 2500엔(약 2만3000원)을 내야 한다. 문화유산 보존·관리 비용을 마련하면서 지역 주민의 부담은 줄이려는 취지다.
국내에서도 관람료 인상에 찬성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한국성과연구원이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6635명 중 절반 이상이 인상에 찬성했다. 응답자들이 제시한 적정 고궁 관람료는 평균 9203원으로 현행 경복궁 관람료의 3배가 넘었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대두되면서 일본과 영국 등 선진국에서도 유적지 관람료를 인상하는 추세”라며 “물가상승률과 관광객 증가 추이를 고려해 관람료 현실화를 논의할 단계가 됐다”고 말했다.

◇“고궁은 모두의 문화유산”… 관람료 인상에 신중론
반면 고궁은 단순한 관광시설이 아니라 국민 누구나 누려야 할 역사·문화 공간이라는 반론도 있다. 관람료 인상이 저소득층과 가족 단위 방문객 등의 접근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김규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9월 열린 궁능 관람료 대국민 공개토론회에서 “궁능은 단순한 관광 상품이 아닌 시민 문화 향유와 도심 녹지 기능을 지닌 공공 공간”이라며 “문화 향유권과 취약계층 접근성 문제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람료를 올리더라도 단계적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배영창 한국여행업협회 회원사업국장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경복궁은 필수 방문지가 된 만큼 급격한 관람료 상승은 여행사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단계적 인상을 주문했다.
국가유산청도 관람료 현실화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시행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당초 올해 11월 새로운 관람료 기준을 발표하고 내년 1월부터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사실상 연기됐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지난 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안내시설과 장애인 이용시설 등을 먼저 정비해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허 청장은 “관람료 인상은 당연히 가야 하는데, 얼마냐가 문제”라며 “무료 관광, 단체 관광 등을 어떻게 할지 해결해야 할 것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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