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앞둔 트럼프의 ‘투자 압박’…워싱턴 간 총수들 민간 외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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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부진을 의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미 투자 압박이 거센 가운데, 직접 당사자인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의 경제 외교도 분주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은 이달 초 워싱턴DC에서 트럼프 행정부 경제 수뇌부와 함께 만나 접점을 넓히고 관세·대미 투자 현안을 둘러싼 이해관계 조율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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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최태원·정의선·류진 등 참석
후원사 효성·고려아연 총수도 자리해
美재무·통상·에너지 경제수뇌 총출동
관세·투자압박속 민간서 스킨십 나서
美 에너지 인프라 투자 ‘韓 난색’ 관련
“마찰 피하고 협력 유지 방법 모색을”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부진을 의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미 투자 압박이 거센 가운데, 직접 당사자인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의 경제 외교도 분주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은 이달 초 워싱턴DC에서 트럼프 행정부 경제 수뇌부와 함께 만나 접점을 넓히고 관세·대미 투자 현안을 둘러싼 이해관계 조율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최 회장, 정 회장을 비롯해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은 이달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밀켄연구소에서 열린 제4차 한·미·일 경제대화(Trilateral Executive Dialogue·TED)에 참석했다. 미국 측에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 재무·통상·에너지 각료가 총출동해, 의회·외교 인사 중심이던 지난해 도쿄 회의와는 무게감이 달랐다.
행사장에서는 미국의 투자 구상에 당장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기보다 협력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성을 따져 봐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발표가 곧바로 사업 착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불필요한 마찰은 피하되 구체적 조건을 꼼꼼히 검토하며 대미 투자 기조와 우호 관계를 함께 지켜 가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음 달 3일 중간선거가 임박할수록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한미는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223억 달러)를 대미 투자 1호 사업으로 확정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검토 착수’ 단계에 불과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두고 “곧 서명하지 않으면 두 배로 올리겠다”고 말했고, 합의문에 없는 사업까지 거론했다. 알래스카 유세에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한국의 투자 약속액을 501억 달러라고 못 박았다. 알래스카·텍사스 등 투자 대상지가 모두 경합지라는 점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를 선거용 성과로 내세우려는 셈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재계는 이번 TED가 투자 협상의 장은 아니었지만 한국 기업인들이 미국 핵심 정책 결정권자들과 신뢰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TED 공식 행사는 미국 고위 관료와 주요 인사들이 대담을 진행하고 참석 기업인들이 이를 청취하는 형식이어서 관세 문제나 대미 투자 조건을 놓고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기는 어려운 구조”라면서도 “미국의 투자 확대 요구와 관세 부담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총수들이 미국 정·재계 인사들과 직접 소통하며 이해관계 조율의 기반을 넓혔다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행사에 자리한 기업들은 미국이 공들이는 전략산업 최전선에 포진해 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연말 가동하고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양산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4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해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 구축을 본격화했고, SK그룹은 2030년까지 미국에 45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현대차그룹 또한 2028년까지 260억 달러 규모의 현지 투자를 단행하며 루이지애나주에 친환경 전기로 제철소 건립의 닻을 올렸다. 테네시주에서 초고압 변압기 공장을 증설·가동 중인 효성과 같은 주에 핵심 광물 제련 단지 합작 투자를 추진하는 고려아연 역시 이번 행사의 후원사로 참여했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이석진 기자 s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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