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지 나와라” “김태규 나가라”…‘고성·정회’ 얼룩진 청와대 국감

박성의 기자 2026. 10. 30.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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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실장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 "김태규 의원은 당장 나가라."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증인·참고인에 대해 거의 100%에 가깝게 민주당이 채택을 거부했다"며 "인사 참사가 연일 이어지고 있음에도 국민 누구나 비선실세로 알고 있는 김현지 실장, 정진상 등에 대한 일반증인 신청을 민주당에서 무산시켰다"고 비판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김승원·용혜인 장관 후보자의 낙마 등을 거론하며 "도대체 누가 추천하고 누가 검증했기에 이런 인사 참사가 발생했는지, 김현지 제1부속실장을 비롯한 측근들이 개입한 사실이 없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월13일 김용범 전 정책실장이 주재한 청와대 회의에서 관련 결정이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회의 녹취록 재생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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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김현지 인사 개입 의혹 밝혀야” vs 與 “근거 없는 정치공세”
임광현 “장관 후보 5명 낙마 송구…인사는 시스템에 따라 이뤄져”
ETF 녹취록·김혜경 골프 의혹까지 충돌…여야 공방에 국감 잇단 파행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김현지 실장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 "김태규 의원은 당장 나가라."

29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는 시작부터 여야의 고성과 설전으로 얼룩졌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인사 개입 의혹을 정조준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근거 없는 정치공세라고 맞섰다. 여당은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의 이른바 '내란 부정' 발언을 문제 삼아 운영위원직 사임을 요구하며 역공에 나섰다. 양측의 충돌로 감사가 거듭 중단되면서 정작 청와대의 국정 운영에 대한 실질적인 검증은 뒷전으로 밀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국감의 최대 쟁점은 김 실장을 둘러싼 이른바 '성남·경기 라인' 인사 개입 의혹이었다. 앞서 국민의힘은 김 실장을 비롯해 강훈식 전 대통령비서실장, 김용범 전 정책실장,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 정무조정실장 등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민주당은 구체적인 증거 없이 전·현직 참모들을 국감장에 부르려 한다며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증인 채택 무산을 두고 '방탄 국감'이라고 반발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증인·참고인에 대해 거의 100%에 가깝게 민주당이 채택을 거부했다"며 "인사 참사가 연일 이어지고 있음에도 국민 누구나 비선실세로 알고 있는 김현지 실장, 정진상 등에 대한 일반증인 신청을 민주당에서 무산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국감을 증인 채택과 자료 제출, 답변을 막는 '3대 입틀막 국감'으로 규정했다.

김현지 실장의 인사 영향력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도 나왔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김승원·용혜인 장관 후보자의 낙마 등을 거론하며 "도대체 누가 추천하고 누가 검증했기에 이런 인사 참사가 발생했는지, 김현지 제1부속실장을 비롯한 측근들이 개입한 사실이 없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도 "경기·성남 라인과 이재명 대통령의 변호인 출신이 현재 비서실의 핵심"이라며 김 실장의 인사 영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김민전 의원은 지난해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퇴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을 다시 꺼내 들었다. 당시 강훈식 전 비서실장이 김 실장에게 주의를 줬다고 밝힌 사실을 언급하며 "주의를 주겠다고 한 사람이 날아갔다. 누가 더 세냐"고 따져 물었다. 김 실장의 영향력이 공식적인 인사 책임자를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취지였다.

이에 임광현 대통령비서실장은 인사 절차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임 실장은 "국민주권정부는 유능한 인재의 적재적소 배치라는 원칙 아래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인사를 하고 있다"며 "청와대 인사는 인사위원장인 비서실장의 책임하에 시스템적으로 잘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사 검증 실패에 대해서는 책임을 인정했다. 그는 "그동안 다섯 분의 장관 후보가 낙마하는 사안이 있었다"며 "인사위원장으로서 국민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논란도 국감장을 달궜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월13일 김용범 전 정책실장이 주재한 청와대 회의에서 관련 결정이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회의 녹취록 재생을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녹취록의 입수 경위와 진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한병도 운영위원장은 "사적인 자리 녹취를 어떻게 틀겠느냐"며 재생을 허용하지 않고 여야 간사 협의를 요청했다. 최 의원은 "김용범도, 김현지도, 정진상도 안 된다. 핵심 증인을 줄줄이 막고 대체 누구한테 뭘 물으라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 충돌의 또 다른 중심에는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있었다. 민주당은 김 의원이 지난 9월30일 유튜브 방송에서 전두환·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여부를 부정하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았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들의 내란으로 국민의 인권이 처참히 유린당했던 사실도 인정 못 하는 위원이 인권위와 대통령실을 감사할 자격은 없다"며 사임을 촉구했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명패부터 치워라", "당장 나가라"는 항의가 쏟아졌다.

김 의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오늘 피감기관은 제가 아니라 청와대"라며 사실상 사과를 거부했다. 한 위원장은 김 의원의 퇴장을 요구했지만 김 의원이 반발하면서 회의장은 다시 고성과 삿대질로 뒤덮였다. 결국 감사는 두 차례 중단됐다. 김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를 보호하기 위해 괜한 트집을 잡고 저희 입을 틀어막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성회 민주당 의원은 김 의원이 사과와 신상 발언 뒤 퇴장하기로 한 여야 간사 간 합의를 지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대통령 가족의 관저 이용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청와대로부터 이 대통령 부부와 차남이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함께 거주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천 의원은 청년들의 주거난을 거론하며 "정작 자기 아들은 '아빠 찬스'로 한남동 관저에 살게 하는 것을 우리 청년들이 과연 납득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기존 청와대 관저의 노후화와 훼손으로 이전이 늦어졌다며 연내 입주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혜경 여사의 이른바 '황제 골프' 의혹을 두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은 김 여사의 군 골프장 이용 논란과 이 대통령의 제주 방문 당시 일정 등을 추궁했다. 이에 임 비서실장은 "이 사안의 본질은 영부인이 하지도 않은 세계적인 골프선수 리디아 고와의 황제 골프를 쳤다는 허위주장을 한 것"이라며 "허위사실을 얘기한 부분에 대한 사과가 우선돼야 한다"고 맞받았다. 다만 김 여사의 실제 골프장 이용 여부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은 내놓지 않았다.

외교·안보 현안에서도 신경전이 벌어졌다. 임 실장은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매설 등에 대한 우려를 설명하면서 '국경선'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가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지적을 받고 정정했다. 정 원내대표가 "군사분계선이 국경선이냐"고 묻자 임 실장은 "그렇지는 않다"고 답했다. 정 원내대표는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는 표현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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