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이 된 反尹 동지들, 이재명-유시민 ‘충돌 후폭풍’

박성의 기자 2026. 10. 29.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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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임덕의 도화선일까, 아직은 이른 기우일까. 이재명 대통령과 유시민 작가의 신경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재명 정권의 '조기 종식' 가능성까지 여권 내부에서 제기되면서다.

불과 1년여 전, 유시민 작가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지지층 사이에 "시련을 겪으면서 생긴 전우애가 있다"고 했다.

범여권의 갈등 전선이 이재명 대통령과 유시민 작가 사이에만 그치지 않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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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집 해체한 尹 같다”…유시민, 李 향해 임기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
김민석 “분열의 언어에 답하지 않을 것”…檢개혁 넘어 당권·진영 주도권 충돌
정권 2년 차 확산하는 與 내홍에…“생산적 논쟁 실종” 지적도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진심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검찰 개혁을 주장하는 분도 있고, 자신의 숨겨진 정치적·사적 목적을 위해 선명성만 내세우거나 과도한 선동적 주장을 함으로써 실질적으로 개혁의 발목을 잡는 분들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 하락의 제일 큰 문제는 진영의 해체다. 윤석열 딱정벌레가 자기 집을 다 해체했는데, 지금 정부와 이 대통령도 똑같이 한다." (유시민 작가)

레임덕의 도화선일까, 아직은 이른 기우일까. 태풍을 함께 견딘 거목의 밑동에 금이 가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유시민 작가의 신경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재명 정권의 '조기 종식' 가능성까지 여권 내부에서 제기되면서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중과 통합'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전당대회 후 잠복해있던 당내 '안티 김민석' 기류가 되레 강화되면서 여권 내 전운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ChatGPT 생성이미지

"尹처럼"…갈수록 거칠어지는 유시민의 경고

불과 1년여 전, 유시민 작가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지지층 사이에 "시련을 겪으면서 생긴 전우애가 있다"고 했다. 그 전까지는 이재명 후보를 "'우리의 도구'로 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었다면, 12·3 비상계엄을 함께 넘은 뒤에는 "한 몸이 돼버렸다"는 찬가를 불렀던 그다.

그랬던 유 작가가 이제 이재명 대통령을 "오만한 권력자"라 부른다. 급기야 유 작가는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박시영TV》에 출연해 이 대통령을 윤 전 대통령에 빗댔다. 그는 "윤석열 딱정벌레가 자기 집을 다 해체했는데, 지금 정부와 이 대통령도 똑같이 한다"며 "대통령 자신이 스스로 고립시키는 길로 계속 왔다"고 주장했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도 개별 정책의 실패보다 집권을 가능하게 했던 정치적 연합의 해체에서 찾았다.

경고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유 작가는 국정수행 지지율이 하락하면 대통령이 국정과제를 실현하기 어려워진다면서 "극단적인 경우에는 박근혜나 윤석열처럼 임기를 채우지 못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이 집권 초기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 등과 충돌하며 정치적 기반을 약화시켰듯, 이 대통령 역시 자신을 당선시킨 민주·개혁 진영을 스스로 허물고 있다는 주장이다. 정책 비판을 넘어 대통령의 권력운영 방식 자체에 문제를 제기한 셈이다.

유 작가의 의중은 선명하다. 결국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만 여권 일각에선 두 사람의 갈등이 목표의 차이보다 서로의 판단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에서 비롯됐다는 진단도 나온다.

지난 전당대회 당시 정청래 후보를 지지했던 민주당의 한 의원은 "정부가 성공해야 하고, 그래야 보수의 재집권을 막을 수 있고, 결과적으로 민주당을 지킬 수 있다는 데 유 작가와 이 대통령 사이에 이견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네가 하는 방식은 필패'라고 서로가 단정했기 때문이다. 협력과 대화의 대상이 아니라, 교정과 교화의 대상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도중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많아지는 전선…'진영 해체' 경고등

민주당 지도부는 확전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김민석 대표는 지난 29일 《민티07》에서 "전당대회 때는 유 작가가 하는 말을 듣고 꽤 화가 났다"면서도 이제는 일일이 평가하거나 답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분열의 언어에 분열의 언어로 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가 자중을 촉구하고 있지만, 이번 갈등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범여권의 갈등 전선이 이재명 대통령과 유시민 작가 사이에만 그치지 않고 있어서다. 최근 민주당 내부에선 '신천지 집단 입당 의혹'을 둘러싸고 친명계와 친청계가 충돌하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도 도화선이다. 김민석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국정조사를 통한 신중한 접근을 강조하는 반면, 정청래 전 대표 등 친청계와 조국혁신당은 조속한 탄핵을 압박하고 있다. 대통령의 개혁 노선을 둘러싼 이견에 당내 계파 갈등과 범여권의 선명성·주도권 경쟁까지 겹치면서, 정권교체를 위해 뭉쳤던 정치적 연합 자체가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다.

홍형식 KNA 대표는 "현 상황은 분명한 레임덕의 징조"라면서도 "실제 레임덕이 발생할지 여부는 앞으로 이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민주당 내부 그룹이 이미 다변화한 만큼 유 작가와 비슷한 문제 제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논쟁의 무게중심을 '여권 내부의 주도권'이 아닌 '국민의 삶과 국정의 미래'로 옮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누가 더 선명한 개혁 세력인지를 다투는 사이, 정작 개혁이 '왜, 누구를 위해 필요하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유 작가의 공격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그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게 더 문제"라며 "제가 이 대통령이나 주변 사람이라면 오히려 유 작가와 강하게 논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개혁 역시 제도 변화로 피해를 보는 사회적 약자는 없는지, 무엇이 진정한 진보의 가치인지를 놓고 적극적으로 토론했어야 한다는 취지다.

안 교수는 "미국 민주당 안에서도 진보로 갈 것이냐, 중도로 확장할 것이냐는 논쟁이 있지만 둘 다 일리가 있는 생산적인 논쟁"이라며 "지금 유시민 작가와 벌이는 논쟁이 정말 진보와 중도의 논쟁인가 하면 저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도 제대로 된 진보와 중도, 이른바 '재건축과 증축'의 논쟁을 했으면 좋겠다"며 "그 논쟁을 제대로 하고, 이 대통령이 진보적 확장과 중도적 확장을 함께 해낸다면 유 작가도 공격할 명분이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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