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잡지 않을 테니 꿈에라도 와줘"…이태원 메운 유가족 눈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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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잡지 않을 테니 꼭 한 번 꿈에라도 찾아와. 위에서는 따뜻하게 지내."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등은 이태원 참사 4주기를 맞아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이곳에서 '당신을 만나게 하는 말들'을 주제로 한 추모 메시지 낭독 문화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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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골목 추모 이어져…"믿기지 않아" 눈시울 붉힌 시민

(서울=뉴스1) 신은빈 이동건 기자
"붙잡지 않을 테니 꼭 한 번 꿈에라도 찾아와. 위에서는 따뜻하게 지내."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앞 이태원 광장. 4년 전 이날 이태원 참사로 숨진 고(故) 이주영 씨의 어머니 최진희 씨는 울음을 애써 참으며 이렇게 쓰인 편지글을 읽어 내려갔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등은 이태원 참사 4주기를 맞아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이곳에서 '당신을 만나게 하는 말들'을 주제로 한 추모 메시지 낭독 문화제를 열었다.
기상청의 지역별상세관측자료(AWS)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기준 서울의 기온은 9.7도까지 떨어졌다. 문화제에 참석한 유가족과 시민들은 제법 찬 날씨에 손을 연신 비비면서도 보라색 외투를 맞춰 입고 광장을 지켰다.
최 씨의 뒤를 이어 무대에 선 고(故) 안지호 씨의 어머니 유하임 씨는 "4년 전 오늘 참사로 지호를 잃은 건 부모인 저뿐만이 아니다"며 "지호의 친구와 선후배 모두 어린 나이에 죽음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4년 전 오늘의 참사는 자신의 본분을 다하지 않은 사람들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로 인해 아파하고 참담해하던 지호의 아빠 또한 올해 5월 지호 곁으로 갔다"고 했다.
이날 모인 유가족 등 참석자들은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를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유 씨는 "그때 아이들 곁에 없었던 국가는 모든 사실을 밝혀내고 관련자를 처벌하고 아이들 앞에 사죄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한희 시민대책회의 피해자권리위 기록보존팀 공동대표는 "4년 전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특별법이 제정됐지만 참사의 진상과 책임은 온전히 밝혀지지 않고 피해자들의 고통도 계속되고 있다"며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오후 9시쯤 참사가 있었던 '기억과 안전의 길'로 행진한 후 추모 메시지를 벽에 붙였다.

앞서 이곳 골목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흰 국화와 꽃다발이 골목에 길게 줄지어 놓였고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 일본어, 아랍어 등 여러 언어로 추모하는 글이 적힌 메모지 수백 장이 벽에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한동안 글을 읽던 한 여성은 골목 한쪽에 놓인 바구니에서 국화 한 송이를 꺼내 헌화했고, 외국인 방문객들도 발걸음을 멈춰 메모에 적힌 글들을 살펴봤다. 눈시울을 붉히는 시민도 보였다.
참사 당시 한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생활했던 다나(24·여)는 이날 골목을 찾아 "이렇게 좁은 골목에서 일어난 사고를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 것 같다"며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주기 추모 문화제에 참석했던 박다은 씨(20·여)도 올해 다시 골목을 찾았다. 박 씨는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끼고, 더 이상 같은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뭔가를 하고 싶다"며 헌화했다.
이날 송두환 10·29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장도 참사 현장을 찾아 헌화했다. 송 위원장은 별도 발언 없이 추모한 뒤 자리를 떠났다.

be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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