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기샛=멕사오?…번지는 사칭 논란
멕사오-국내 업체 사명 표식
계약상 미존재 '제3의 명칭'
경기도, 해외 계약 실태 인지 여부
통제 관리 책임 확인 필요성


경기도의 기후위성 '경기샛-1'와 멕시코 자치구의 '멕사오-1(MXAO-1)'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체라는 근거는 스페이스X 발사 안내 자료와 위성 식별번호 등을 통해 확인된다. 우주로 쏘아 올린 위성은 1기뿐인데도 태평양 건너편 자치구의 독자 위성으로 둔갑해 수개월간 홍보될 수 있었던 배경에 의문이 나온다.
스페이스X 공식 기록에 두 이름이 함께 오른 배경, 실제 계약 내용, 경기도의 관리 책임을 놓고 논란이 확산할 전망이다.▲동시 사출의 방증…"들어본 적 없는 이름이 왜 적혔나"
두 위성은 스페이스X 위성 분리(사출) 항목에 '발사 후 56분 16초', 'GYEONGGISAT-1(MXAO-1)'이라는 단일 표기로 묶여 있었다. 별도의 분리 순서로 나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위성 이름 뒤에 괄호로 다른 이름을 덧붙인 형태다. 경기샛과 멕시오가 하나의 기체로 인식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 멕시코 알바로 오브레곤 자치구 역시 멕사오의 사출 시각을 경기샛과 완전히 같은 시점으로 대외 홍보했다. 통상 스페이스X의 사출 목록은 위성을 로켓에 탑재하는 발사 서비스 대행사에 제출된 공식 명단을 바탕으로 작성된다.
그러나 경기샛-1 개발사인 나라스페이스 측은 "멕사오라는 명칭을 발사 측에 전달한 사실이 없으며, 사전에 들어본 적도 없는 이름"이라며 "누군가 임의로 넣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사 중개 계약 관계상 존재하지도 않던 제3의 명칭이 민간 우주기업의 사출 데이터베이스에 공식 등재될 수 있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식별번호 66771의 실체…현지 실무진 "데이터 활용 프로젝트일 뿐"
경기샛-1호와 멕사오-1이 국제적으로 하나의 위성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은 위성 공개 프로그램에서도 나타났다. 멕사오-1 추적에 경기샛-1 위성 고유의 식별번호가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위성에는 고유 식별번호가 부여된다. 대표적인 것이 노라드(NORAD) 식별번호다. 노라드는 위성 등 우주물체를 구분하기 위해 미국 우주사령부가 부여·관리하는 고유번호다. 이와 함께 발사 연도·발사 순번·개별 물체를 구분하는 문자로 구성된 '국제식별번호'도 쓰인다. 이 정보들은 미국 우주군이 운영하는 우주물체 추적정보 공개 사이트 스페이스트랙(Space-Track)을 통해 공개된다. 경기샛-1 노라드 번호와 국제식별번호는 각각 '66771'과 '2025-276DK'다.
소프트웨어 공유 플랫폼 깃허브(GitHub)에 공개된 멕사오-1 추적 프로그램에는 경기샛-1의 노라드 번호와 국제식별번호가 입력돼 있다. 실시간 추적 프로그램은 화면에 '멕사오-1'이라는 명칭을 띄우면서도, 사실상 경기샛-1을 추적하게 돼 있다.
해당 추적 자료를 직접 만든 미겔 델 카스티요(Miguel Del Castillo)는 본보와의 질의에서 "멕사오-1 관리 그룹과 대화한 바로는 경기샛-1과 멕사오-1은 동일한 위성"이라며 "추적기는 위성이 서비스하는 멕시코 자치구의 대학생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위성이 궤도 위치에 따라 다른 명칭으로 불리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덧붙였다.▲현지 모니터엔 로고 선명…영상 권한만으로 '자체 위성' 선언했나
현지 관제센터 모니터에 경기샛-1 명칭과 나라스페이스 표식이 노출됐다. 멕시코 자치구와 현지 파트너사인 마크로랩 측이 공개한 발사 기념 영상 및 관제 시설 화면에는 멕사오-1 명칭과 함께 '나라스페이스' 사명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 관제 모니터 뒤편에는 궤도 시간과 나라스페이스 로고가 선명하게 찍혀 있고, 현지 실무진은 멕사오-1 로고가 새겨진 단체복을 입은 채 이를 '자체 위성 궤도 진입'으로 발표했다.
나라스페이스 관계자는 "마크로랩과의 계약은 주 3회 수준의 영상 데이터 공급 계약일 뿐 위성 기체나 명명권을 판 적이 없다"며 현지의 독자 위성 홍보에 대해 경고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상 권한만 사들인 멕시코 측이 독자적인 위성 기체도 없이 '멕사오-1'이라는 별도 명칭을 공식적으로 붙이고, 자체 위성처럼 대외 홍보까지 했다는 게 업체 측 주장이다.
도 예산이 투입된 기후위성이 사칭 논란으로 번진 만큼, 도가 업체의 해외 계약 실태를 사전에 인지했는지, 이 같은 중복적 권리 부여를 통제하지 못한 관리 책임은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경훈·박다예·박지혜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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