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설계 오류까지 시공사 책임으로 돌려”… 대우건설, 체코 원전 협상 결렬 반박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우건설이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의 시공계약 협상 결렬과 관련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설계 오류에 따른 책임까지 시공사에 부담시키려 했다고 반박했다.
대우건설은 공사비 산정과 계약방식, 설계 책임, 협상 경과, 시공능력 평가 등 주요 쟁점에 대한 한수원의 설명이 실제 협상 내용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은 시공사 업무에 해당하는 주계약 조건을 반영할 필요성은 인정했지만, 한수원이 시공사 책임 범위를 벗어나는 조건까지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은 한수원이 최초 입찰 당시보다 증가한 물량을 계약물량으로 제시하면서도 이에 따른 금액 증가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시공사에 단가를 낮춰 전체 계약금액을 맞추라고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우건설은 29일 한수원의 체코 원전 시공계약 협상 종료 발표에 대해 입장을 내고 반박했다. 대우건설은 공사비 산정과 계약방식, 설계 책임, 협상 경과, 시공능력 평가 등 주요 쟁점에 대한 한수원의 설명이 실제 협상 내용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 “설계 오류로 재공사해도 보상 못 받는 조건”
대우건설이 가장 강하게 반박한 부분은 계약상 책임과 위험 분담이다.
한수원은 체코 발주사와 체결한 EPC(설계·조달·시공) 주계약의 의무와 책임을 시공계약에 합리적으로 반영하려 했으나 시공사가 이를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은 시공사 업무에 해당하는 주계약 조건을 반영할 필요성은 인정했지만, 한수원이 시공사 책임 범위를 벗어나는 조건까지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한수원이 수행한 설계에서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시공사가 이를 발견하지 못하면 시공사 책임으로 간주하는 조건이 제시됐다.
또 설계와 주기기, 시운전 등 다른 협력사의 과실에 대한 한수원의 책임을 명시하는 조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발주사가 부지를 제때 제공하지 않아 공사가 지연되더라도 간접비를 보상받지 못하고 한수원의 설계 오류로 재공사가 발생해도 한수원이 체코 발주사로부터 보상받는 범위를 벗어나면 추가 비용을 인정받지 못하는 조건도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계약서상 담당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업무까지 시공사 업무로 포괄 적용하려 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대우건설은 설계 책임이 없는 시공사에 설계 적정성 검토 책임을 부과하면서 계약금액 증액은 인정하지 않는 등 시공사가 통제할 수 없는 위험을 일방적으로 전가하려 했다고 밝혔다.
반면 한수원은 EPC 주계약자로서 발주사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고, 시공사에는 해당 공사 범위의 의무와 책임만 요구했다며 부당한 위험 전가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 “위험예비비 빼라더니 물량 증가 책임 요구”
공사비 산정 과정에서도 양측 주장이 엇갈렸다.
한수원은 2022년 최초 입찰과 2023년 수정 입찰 당시 시공사가 물량 증가 등 위험을 반영한 총액확정계약 방식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우건설은 당시 한수원이 공사비에 대한 위험예비비(Risk Contingency)를 직접 반영하겠다며 시공사 견적에서는 제외하도록 공식 요청했다고 반박했다.
대우건설은 이에 따라 위험예비비를 제외한 금액을 제출했으며, 해당 내용을 견적산출근거서(Basis of Estimation)에도 명시했다고 밝혔다. 시공사가 물량 증가 등 모든 위험을 반영해 입찰금액을 산정했다는 한수원의 설명은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다.
2024년 최종 입찰 당시 시공사와 공사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양측 설명에서 확인된다.
한수원은 시공사가 단가와 계약조건을 변경해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기존 입찰 단가와 국내외 원전 사례 등을 바탕으로 자체 산정한 가격을 2024년 4월 최종 입찰서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당시 APR1000의 기본설계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설계에 따른 물량 증가 위험을 시공사가 모두 부담할 수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또 2024년 3월 25일 두 기의 공사비를 산출해 한수원과 협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 “물량 늘리고 단가 낮추라 요구… 추가 공사비 40%도 미반영”
시공계약 협상 과정에서 제시된 공사비를 둘러싼 입장도 달랐다.
한수원은 시공 물량 증가를 고려해 계약금액을 상향 조정했고, 기본설계 승인 시점에 총액을 확정하는 방안까지 제시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한수원이 최초 입찰 당시보다 증가한 물량을 계약물량으로 제시하면서도 이에 따른 금액 증가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시공사에 단가를 낮춰 전체 계약금액을 맞추라고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특히 최종 입찰 이후 추가로 확인된 업무에 대한 공사비가 조 원에 가까운 규모로 산정됐지만 한수원이 제시한 계약금액에는 시공사 견적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은 추가 업무에 대한 한수원의 증액 규모가 시공사가 산정한 견적금액의 40%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계약방식에 대해서도 양측의 입장은 달랐다. 한수원은 UAE 바라카 원전 등 기존 사업과 마찬가지로 총액확정계약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우건설은 체코 원전에 처음 적용되는 APR1000 노형은 참고할 수 있는 기존 발전소가 없고 기본설계도 확정되지 않아 향후 시공 물량 변동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설계를 직접 수행하지 않는 시공사가 설계변경에 따른 물량 증가 위험까지 부담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은 한수원이 협상 과정에서 다른 시공사의 견적을 수차례 언급하며 공사비 인하를 요구했다고도 주장했다. 한수원은 후속 시공사가 정해지지 않았으며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하겠다고 했다.
● “최종 변경안 제시하고 3주 만에 협상 종료”
협상 종료 시점을 놓고도 대우건설은 문제를 제기했다.
한수원은 체코 발주사와의 사업 일정 등을 고려해 10월 말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기로 했으며, 양측이 약 15개월간 협상했음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경영진 면담 2회, 실무회의 78회, 이견조정위원회 11회가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대우건설은 한수원이 이달 7일 경영진 차원의 변경안을 처음 제시한 뒤 협상 시한을 29일로 일방적으로 정했다고 반박했다.
유럽의 대형 원전 건설사업은 기술적 복잡성과 품질관리, 규제 검증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만큼 계약금액과 계약조건 전반에 대한 변경안을 약 3주 만에 검토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려웠다는 주장이다.
대우건설은 2018년 시공사 선정 이후 약 8년간 현지 네트워크 구축과 기술 검증을 진행해 왔다며 시공사 변경이 사업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원전 시공능력 지적에도 반발… “폄하 위한 짜맞추기”
한수원이 대우건설의 원전 시공능력을 문제 삼은 데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한수원은 대우건설이 신월성 1·2호기 이후 10년 넘게 원전 건설 실적이 없어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으며, 경험 인력에 대한 요건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현지 설계 업무 지연과 주기기 설치 공급망 확보 문제 등도 지적했다.
대우건설은 신월성 1·2호기 이후에도 영광 원전 증기발생기 교체공사와 수출형 연구용 원자로, 격납건물 여과배기계통(CFVS) 등 원자력 관련 공사를 수행해 왔다고 반박했다.
경력요건과 관련해서는 EPC 주계약자인 한수원에 적용되는 인력요건을 시공사에 중복 적용하는 문제를 협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한수원의 시공능력 관련 지적에 대해 계약조건 협상에서 발생한 이견을 근거로 자사의 역량을 폄하하려는 주장이라고 반발했다.
한수원은 협상 종료가 시공사의 역량 부족에 따른 결과는 아니라면서도 현지 업체와의 협력 방식과 사전 준비 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 한수원, 신규 시공사 선정 추진… 두산에너빌리티는 재입찰 참여
한수원은 기존 컨소시엄과의 시공계약 협상을 종료하고 신규 시공사 선정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기존 컨소시엄과 체결한 공동협력협약도 별도 절차를 거쳐 종료할 예정이다. 경쟁입찰을 통해 2027년 7월까지 신규 시공계약을 체결한다는 목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날 대우건설이 배포한 컨소시엄 명의의 반박자료에 대해 사전 협의 없이 배포된 것으로 자사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한다. 체코 원전 시공계약 조건에 관한 협상은 한수원과 주간사인 대우건설이 진행했고, 두산에너빌리티는 비주간사로서 제한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수원이 기존 컨소시엄 참여 업체에도 재입찰을 허용하기로 한 만큼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별도로 체결한 원자로설비 및 터빈발전기설비 공급계약은 변경이나 해지 없이 유지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원가 상승과 국제적 요구조건 강화 등을 고려하면 신규 시공사의 견적금액이 기존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또 약 8년간 현지 네트워크 구축과 기술 검증을 진행해 온 시공사를 변경할 경우 사업 일정과 대외 신뢰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북미 대화’ 꿈틀대기 시작…김정은, 단둥서 中에 의중 전달한 듯
- 與운영위 “전두환·윤석열 내란 부인한 김태규, 국감서 빠져라”
- 李 “뒷골목-SNS속 국민과 직접 소통은 포기해선 안될 책무”
- [단독]경찰, 강호동 농협 회장 3차 조사…고액 부의금 적용 혐의 검토
- 익숙한 장르에 ‘한끗’ 비튼 설정…드라마 성공 공식 또 증명
- 모레노, 내부 불화설에 “모두와 대화…주장은 여전히 손흥민”
- 요격 드론 싣고 먼저 하늘로…‘드론 잡는 드론’ 공중서 쏜다
- 與 “오세훈 압승한 송파, 장동혁은 계속 부정선거 주장…이해 안가”
- 李 “재미로 허위사실 유포하다 인생에 큰 오점 남길 수도”
- 할아버지 찔러 숨지게 한 여대생, 징역 5년 선고에 공소청 항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