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내일부터 시내버스 개편…시민들 ‘혼란’ 우려

차유민 기자 2026. 10. 29. 19:1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市, 9년 만에 노선·번호 전면 개편
대중교통 이용 어르신들 벌써 걱정
변경된 경로·번호 익히기 ‘막막’
온라인 중심 안내에 정보 소외도
29일 오후 광주역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시내버스를 타고 있다. /차유민 기자 cmy22@namdonews.com

"매번 지원52번 타고 다녔는데 이젠 뭐 타면 되는 거래요? 그냥 61번?"

광주지역 시내버스 노선이 9년 만에 전면 개편되면서 시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노선 수와 운행 횟수는 늘어나지만 오랫동안 이용해 온 버스 번호와 경로가 달라지고, 일부 구간에서는 환승까지 해야 하는 등 불편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대중교통 의존도가 높은 고령층과 청년층을 중심으로 노선 변경에 따른 혼란과 이동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9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따르면 오는 31일부터 광주지역 시내버스 노선과 번호체계가 전면 개편된다. 기존 103개 노선은 115개로 늘어나고 하루 운행 횟수도 535회로 확대된다.

이번 개편은 노선 앞에 붙던 지역명을 없애 번호체계를 단순화하고 간선·지선버스 기능을 재정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도시철도 2호선 건설과 '더현대 광주' 등 주요 개발사업에 따른 교통 수요 변화에 대응하고, 교통 소외 지역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분위기다. 수년간 사용해오던 노선이 달라지면서 새로운 버스 번호와 운행 경로를 다시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병원을 꾸준히 찾는다는 이모(82)씨도 버스 노선 개편 소식에 한숨만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여기서 몇십 년을 살면서 병원 가는 버스는 다 아는데, 이제 와서 바뀌면 이 나이에 다시 외우는 건 불가능하다"며 "다른 노인들도 길을 잃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15년 넘게 문흥39번 버스를 이용해 온 최은희(52)씨도 기존 노선이 두 개로 나뉜다는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최씨는 "갑자기 버스 체계가 바뀐다니 혼란스럽다"며 변경된 노선 정보를 캡쳐해 가족 단체 대화방에 공유하기도 했다.

노선 변경에 따른 환승 부담도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존에 한 번에 이동할 수 있었던 버스를 개편 후에는 갈아타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서다.

남광주역 인근에 거주하는 이민혁(23)씨는 평소 이용하던 지원25번의 운행 경로가 변경되면서 출퇴근길 불편을 걱정하고 있다.

기존에는 지원25번을 타고 환승 없이 상무지구에 있는 직장까지 이동했지만, 개편 이후에는 광천에서 다른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환승 대기시간까지 고려하면 출근길에 20분가량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씨는 "지원25번이 상무지구 대신 첨단으로 가는 것으로 바뀌면서 이제는 광천에서 환승해야 한다"며 "배차간격도 20분 가까이 되는데 환승까지 해야 하니 출퇴근길이 더 힘들어질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결국 바뀐 노선을 시민들에게 혼란없이 안내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남는다. 스마트폰이나 온라인 정보 이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변경된 노선을 확인하는 것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다.

전남광주시는 누리집과 버스운행정보시스템(BIS), 사회관계망서비스(SNS), QR코드 등을 통해 변경 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경로당과 교통취약지역을 찾아가는 안내도 진행할 예정이다. 주요 정류장 20곳에는 현장 안내소를 운영한다.

그러나 온라인 정보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나 안내 인력이 닿지 않는 지역의 시민들은 여전히 노선 정보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노선 개편이 시민들의 일상에 안착하려면 사전 홍보뿐 아니라 시행 이후 발생하는 불편을 신속히 파악하고 보완하는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관계자는 "시민검증단과 교통 소외 지역 현장 방문 등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노선을 보완했다"며 "온라인 사전 안내와 차량별 안내문, 찾아가는 안내 등을 통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차유민 기자 cmy22@namdonews.com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