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퇴직연금을 한 바구니에?…금융권 “수익 동반하락 불안”

지민구 기자 2026. 10. 29.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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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결정하면서 540조 원 이상인 퇴직연금 시장에서 금융사들의 자금 유치와 수익률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정 협의체에서는 국민연금이 기금형 퇴직연금 운용 주체로 참여하면 수익률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근로자의 노후 자산이 증시 부양 등 다른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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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으로 ‘연금 시장’ 팽창
금융권 경쟁속 국민연금공단 참여 추진 논란
정부가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결정하면서 540조 원 이상인 퇴직연금 시장에서 금융사들의 자금 유치와 수익률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근로자들은 금융사들의 운용, 상품 경쟁을 통해 기존보다 더 높은 퇴직연금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29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금융권 전체 퇴직연금 계좌 적립금은 542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501조4000억 원) 대비 8.1% 증가한 것으로 9개월 새 40조 원 이상 불어났다. 금융권에선 정부의 퇴직연금 기능 강화 조치로 적립금 증가 추세가 앞으로 더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은 기업과 공공기관 등에도 가입을 열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재 퇴직연금 시장에선 은행권 영향력이 크다. 은행권 적립금은 올 9월 말 기준 275조5000억 원(50.8%)으로 전체 규모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증권업계 적립금은 160조3000억 원(29.6%)으로 은행권에 크게 못 미친다.

정부세종청사 전경.ⓒ 뉴스1
금융투자업계에선 정부가 발표한 퇴직연금 기능 강화 방안의 핵심이 ‘수익률’을 높이는 것인 만큼 앞으로 증권사에게 더 많은 자금을 끌어들일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근로자 본인이 책임지고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 은행 예·적금보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증권사 금융투자 상품을 담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최종진 한국투자증권 연금혁신본부장은 “다양한 금융 상품이 편입될 수 있도록 허용한 만큼 퇴직연금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수익률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금형 퇴직연금 시장에는 은행과 증권사를 함께 거느린 대형 금융지주가 적극적으로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지주 산하에 별도의 기금형 퇴직연금 운용을 위한 독립 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대형 증권사도 별도 법인을 설립해 기금형 퇴직연금 사업자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모습. 2026.10.26/뉴스1
국민연금공단이 기금형 퇴직연금 운용 주체로 참여해 수익률을 끌어올릴 ‘메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지만 참여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노사정 협의체에서는 국민연금이 기금형 퇴직연금 운용 주체로 참여하면 수익률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근로자의 노후 자산이 증시 부양 등 다른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됐다.

국민연금은 300인 초과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대상의 기금형 퇴직연금 운용에 참여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다수 국민이 가입한 국민연금 운용 경험과 투자 전문 인력을 통해 퇴직연금 수수료를 낮추고 수익률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금융권에선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같은 기관이 비슷한 방식으로 운용하면 시장이 크게 흔들릴 때 수익률이 동시에 나빠질 가능성 등을 우려하고 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노후 연금 운용 기능이 한 기관에 몰리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짚었다.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는 국민연금이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2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의 (퇴직연금 시장) 참여는 순기능이 있지만, 구체적인 참여 범위는 더 논의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국민연금의 참여 여부를 두고 노사정 협의체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국회 논의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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