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돌리자 화면에 미세한 실금이…AI가 써내는 '달걀 성적표'[르포]

이수정 기자 2026. 10. 29. 17:4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9일 오전 경기 평택 와이제이푸드의 계란 선별·포장 작업장.

인공지능(AI) 등급판정 장비에 계란을 투입하자 롤러를 따라 검사부로 이동했다.

이렇게 보관된 계란은 선별·포장 과정을 거치며, 등급판정을 신청한 물량 가운데 일부가 표본으로 추출된다.

이를 위해 전국 선별·포장 처리업체 4곳에서 다양한 계란을 수집하고, 등급별로 분류해 AI에 학습시켰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기 평택 와이제이푸드 계란 선별·포장 현장 가보니
360도 촬영으로 외관·파각 판정…검사 시간 63% 단축
농가별 품질정보 제공해 생산·유통 공정 개선 추진
업체 "AI 도입 후 선별 강화"…품질 차별화 움직임도
[평택=뉴시스] 29일 경기 평택 와이제이푸드에서 관계자가 인공지능(AI) 기반 계란 품질평가 장비의 모니터에 표시된 계란 외관·투광 이미지와 판정 결과를 가리키고 있다. (사진=축산물품질평가원 제공) 2026.10.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평택=뉴시스]이수정 기자 = 29일 오전 경기 평택 와이제이푸드의 계란 선별·포장 작업장.

인공지능(AI) 등급판정 장비에 계란을 투입하자 롤러를 따라 검사부로 이동했다. 계란이 회전하면서 카메라가 껍데기 표면을 촬영했고, 아래쪽에서는 빛을 비춰 껍데기의 미세한 균열을 확인했다.

잠시 뒤 모니터에 계란별 판정 결과가 나타났다. 화면에서 계란 하나를 선택하자 육안으로는 쉽게 확인하기 어려운 미세한 실금까지 살펴볼 수 있었다.

그동안 축산물품질평가사가 육안으로 확인하던 계란의 외관과 파각 여부를 AI가 판정하는 과정이다. 장비는 계란을 360도로 촬영해 청결 상태 등에 따라 외관을 A부터 D급까지 분류하고, 투광 이미지로 파각 여부를 확인한다.

축평원 관계자는 "계란 이미지를 분석해서 결괏값을 볼 수 있고, 파각 같은 경우에도 내면을 돌려서 깨진 면까지 보이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택=뉴시스] 29일 경기 평택 와이제이푸드 계란 선별·포장 작업장에서 계란이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 (사진=축산물품질평가원 제공) 2026.10.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찾은 와이제이푸드 공장에서는 계란 선별기가 돌아가는 기계음이 끊이지 않았다.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수많은 계란이 줄지어 움직였고, 한쪽에서는 작업자들이 계란을 15구짜리 용기에 담고 있었다. 이곳에는 시간당 6만개를 선별할 수 있는 기계 3대가 설치돼 있다.

계란의 크기와 사육환경 등에 따라 생산하는 제품만 60여 가지에 이른다. 공장 안쪽에 자리한 원란 보관창고로 이동하자 서늘한 공기가 느껴졌다. 이곳에는 약 300만개의 계란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 4개가 마련돼 있다.

이렇게 보관된 계란은 선별·포장 과정을 거치며, 등급판정을 신청한 물량 가운데 일부가 표본으로 추출된다.

축평원이 개발한 AI 장비는 이렇게 추출한 계란의 외관과 투광 이미지를 분석해 품질을 평가한다. 이를 위해 전국 선별·포장 처리업체 4곳에서 다양한 계란을 수집하고, 등급별로 분류해 AI에 학습시켰다.

다만 AI가 모든 계란을 개별적으로 등급판정하는 것은 아니다.

같은 농장과 산란일자, 품질 수준 등을 묶은 로트에서 크기에 따라 2~7% 이상을 표본으로 추출한다. 추출된 계란 가운데 100개 이상을 대상으로 외관·투광 판정을 실시하고, 이 중 20개 이상은 깨서 신선도 등을 확인한다.

AI 도입으로 검사 시간도 크게 줄었다. 계란 300개(10판)의 외관·투광 판정에 기존에는 인력으로 약 30분이 걸렸지만 AI 장비를 활용하면 11분으로 약 63% 단축된다.

축평원은 지난해 와이제이푸드에서 장비를 시험 적용한 데 이어 올해 10개소에 추가 보급했다. 신규 장비의 시험 가동과 정확도 검증을 거쳐 본격 운영에 나설 예정이며, 2030년까지 전국 52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전체 계란 생산량 가운데 등급판정을 받는 물량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축평원은 전체 생산량 대비 등급판정 비율을 올해 8.3% 수준에서 2030년 26.6%로 확대하고, 등급판정 물량 중 AI 판정 비율도 같은 기간 6.1%에서 56.5%로 높인다는 목표다.

AI 도입에 따른 변화는 시간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축평원이 주목하는 것은 축적되는 계란의 품질 데이터다.

[평택=뉴시스] 29일 경기 평택 와이제이푸드에서 축산물품질평가원 관계자가 인공지능(AI) 기반 계란 품질평가 장비를 이용해 계란의 외관과 파각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사진=축산물품질평가원 제공) 2026.10.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장에서 공개된 모니터에는 농장별로 과거 등급판정 결과가 집계돼 있었다. 계란 껍데기의 결함과 파각 부위까지 기록돼 어느 농가에서 어떤 문제가 반복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축평원은 오는 11월부터 이러한 데이터를 농가와 선별·포장업체에 제공하는 피드백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

농가에는 전국 상위 10% 및 중위권 농가와 비교한 품질 수준을, 선별·포장업체에는 거래 농가별 품질 순위와 결함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농가별 파각 발생 비율과 결함 유형 등을 분석해 품질 저하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농가의 사양관리와 선별·포장업체의 공정 개선에 활용하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유임종 축평원 소비지원본부장은 "선별·포장업체에서 거래 농가 70여 곳의 품질 순위와 문제점을 알려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이를 농가와의 거래가격 협의나 품질관리 지도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생산·유통 현장에서도 AI 판정을 활용한 품질 차별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었다.

임장묵 와이제이푸드 대표는 AI 장비 도입 이후 선별 기준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예전에는 계란 100개를 가져오면 10%가 빠지던 게 AI를 도입하면서 2~3% 더 빠지는 것"이라며 "난색이나 알 껍데기 색깔 같은 것도 더 정확하게 보게 된다"고 말했다.

축평원은 앞으로 AI 기술을 계란 선별라인에 직접 연계해 실시간으로 품질을 평가하는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다. 등급판정을 신청하지 않은 계란까지 품질정보를 확보해 농가에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유 본부장은 "소·돼지는 등급판정 결과를 농가에 제공하는 체계가 있었지만 계란은 그렇지 못했다"며 "AI 판정 데이터를 활용해 생산량과 품질을 높이면 소비자에게 더 좋은 계란을 공급하고 가격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뉴시스] 29일 경기 평택 와이제이푸드 계란 선별·포장 작업장에서 산란일자와 생산자 고유번호 등이 표시된 계란들이 계란판에 담겨 있다. (사진=축산물품질평가원 제공) 2026.10.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crystal@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