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심근경색·뇌졸중 위험 높여"… 감염 막으려면 '이곳'부터 지켜야

김진우 기자 2026. 10. 2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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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은 기침과 발열 등 호흡기 증상을 넘어 심장과 뇌혈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26년 국제학술지 '유로서베일런스(Eurosurveillance)'에 발표된 덴마크 연구에서는 40세 이상 성인의 독감 확진 직후 심근경색과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감이 심뇌혈관계에 미치는 위험성은 덴마크 국가 등록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 보고됐다.

특히 독감은 심뇌혈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고령자와 심혈관 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예방접종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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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확진 후 첫 일주일은 심근경색과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시기로, 감염 예방이 심뇌혈관 건강에도 중요하다 특히 고위험군은 예방접종을 챙기고 손 씻기와 적절한 실내 습도 유지 등 기본 수칙을 실천해야 한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독감은 기침과 발열 등 호흡기 증상을 넘어 심장과 뇌혈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26년 국제학술지 '유로서베일런스(Eurosurveillance)'에 발표된 덴마크 연구에서는 40세 이상 성인의 독감 확진 직후 심근경색과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흡기 질환을 넘어 심뇌혈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독감 예방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독감 예방을 위해서는 예방접종과 개인위생 관리뿐 아니라 호흡기의 자체 방어 기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코 점막은 외부에서 유입되는 병원체와 유해 입자를 걸러내는 1차 방어선으로, 호흡기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독감이 심뇌혈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보고, 코 점막의 방어 원리와 그 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생활 습관을 살펴본다.

독감 감염 첫 주, 심근경색·뇌졸중 발생률 높아져
독감이 심뇌혈관계에 미치는 위험성은 덴마크 국가 등록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 보고됐다. 덴마크 국립혈청연구소 연구팀은 2014년부터 2025년까지 유전자증폭(PCR) 검사로 독감 확진을 받고 그 전후 1년 이내에 생애 처음으로 급성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겪은 40세 이상 성인 1,221명을 분석했다. 같은 사람의 평상시와 비교한 결과, 독감 확진 후 일주일 동안 심뇌혈관 질환이 발생할 위험은 3.5배 높았다. 질환별로는 급성 심근경색 위험이 4.7배, 뇌졸중 위험이 2.9배 높게 나타났다.

독감이 코나 기관지 같은 호흡기뿐 아니라 심장과 뇌혈관에도 영향을 미치는 이유 중 하나는 '전신 염증 반응'이다. 우리 몸은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병원체에 대응하기 위해 면역 반응을 일으키고 여러 염증 물질을 분비한다. 이러한 물질이 혈관 안쪽 벽을 덮고 있는 '혈관내피세포'를 자극하면 백혈구가 혈관 벽에 달라붙고 혈소판도 활성화되면서 피떡이라 불리는 '혈전'이 생기기 쉬운 상태가 된다. 혈전이 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흉부외과 전문의 김우중 원장(원더풀의원)은 "전신 면역 반응으로 혈관내피세포가 활성화되면 혈관 내 혈전 형성이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감에 걸렸을 때 동반되는 발열과 통증, 탈수 증상은 몸속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늘려 심장과 혈관에 무리를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독감은 전신 염증과 신체적 스트레스를 동시에 일으켜 혈관을 위협할 수 있다. 따라서 사후에 합병증을 관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바이러스가 체내로 들어오는 호흡기에서부터 침투를 줄여 감염 위험을 선제적으로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코 점막의 바이러스 제거 기능, 건조한 환경과 노화에 영향받아
코는 독감 바이러스 등 호흡기 병원체가 몸속으로 들어오는 주요 통로이자, 외부에서 유입된 병원체를 제거하는 방어 작용이 시작되는 부위다. 숨을 들이마실 때 바이러스 등 병원체가 코로 들어오면 점막을 덮고 있는 끈적한 '점액'이 이를 먼저 붙잡는다. 이어 점막 상피세포 표면에 빽빽하게 분포한 미세한 털 모양의 '섬모'가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병원체가 붙은 점액을 목 뒤쪽으로 밀어낸다. 이렇게 이동한 점액은 대부분 삼켜져 위장관에서 위산에 분해되고, 일부는 기침이나 콧물 등으로 몸 밖으로 배출된다. 이처럼 점액과 섬모가 함께 작용해 병원체와 이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을 '점액섬모 운동(mucociliary clearance)'이라고 한다.

코 점막의 점액섬모 운동 원리|출처: 하이닥

그러나 이러한 방어 기능은 건조한 환경이나 노화의 영향을 받아 약해질 수 있다. 2019년 예일대 연구팀은 서로 다른 습도에서 생활한 생쥐를 대상으로 점액섬모 운동 기능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상대습도 10%의 건조한 환경에 노출된 생쥐는 습도 50% 환경의 생쥐보다 기관(trachea)의 점액섬모 운동 기능이 떨어졌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노화에 따른 기능 저하가 확인됐다. 2001년 홍콩대 연구팀이 11~90세의 건강한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나이가 많을수록 코 점막 섬모의 운동 횟수가 줄어들고 점액이 목 뒤쪽으로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코 점막의 방어 기능이 주변 환경과 나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점액섬모 운동이 원활하지 않으면 호흡기로 들어온 바이러스와 이물질을 신속하게 제거하기 어려워진다. 그만큼 병원체가 호흡기 점막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감염에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바이러스 세포 침투 막는 '카모스타트'… 코 점막 보호 효과 주목
최근에는 코 점막의 방어력을 보완하기 위해 바이러스가 점막 상피세포 안으로 침투하는 과정 자체를 억제해 감염 가능성을 낮추려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국소 예방 전략에서 주목받는 성분 중 하나가 '카모스타트(Camostat)'다.

독감 바이러스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세포 안으로 들어올 때 숙주 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 분해효소인 'TMPRSS2'를 이용한다. A형 독감 바이러스 등에서는 이 효소가 표면 단백질인 헤마글루티닌(HA)을 절단해야 세포막과의 융합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카모스타트는 이 효소를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2015년 국제학술지 '풀모너리 파마콜로지 앤드 테라퓨틱스(Pulmonary Pharmacology & Therapeutics)'에 실린 세포실험(in vitro)에서는 사람 기관 상피세포를 2009년 신종플루(H1N1)와 계절성 독감(H3N2) 바이러스에 감염시켰을 때, 카모스타트를 처리한 세포에서 바이러스 생성량과 세포 내 바이러스 유전물질(RNA)이 줄고 헤마글루티닌이 절단되는 과정도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카모스타트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식물 유래 다당류인 잔토모나스 발효 추출물(잔탄검·Xanthan gum)을 함께 사용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이 성분은 코 점막 표면에 얇은 보호막을 형성해 바이러스가 점막에 직접 접촉하는 것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카모스타트가 코 점막에 머무는 시간을 늘려 약물의 작용이 더 오래 지속되도록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중에는 이러한 성분을 적용한 비강 스프레이 제품도 나와 있다. 외출 전과 마스크를 벗게 되는 식사 전후로 하루 2~3회 콧속에 뿌리면 코 점막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외출 후 관리도 중요… '니클로사마이드', 세포실험서 독감 바이러스 증식 억제
외출 전 코 점막에 방어막을 형성하는 것 못지않게 외출 후 관리에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 호흡기 바이러스가 코로 유입됐다고 해서 즉시 감염이 진행되거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먼저 점막 표면에 달라붙은 다음 상피세포 내부로 침투한다. 이후 세포 안에서 일정 기간(잠복기) 충분히 증식해야 기침이나 발열 등 임상적으로 감지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증식하기 전 단계에서 세포 안의 복제 과정을 억제한다면 감염 가능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주목받는 성분 중 하나가 구충제로 WHO 필수 의약품 목록에 등재된 니클로사마이드(Niclosamide)다. 니클로사마이드는 세포 내부로 침투한 바이러스의 복제 단계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독감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한 연구도 발표됐다. 2026년 6월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IJMS)'에 실린 세포실험(in vitro)에서 연구진은 사람의 코 점막과 유사한 환경을 재현한 공기·액체 계면(air-liquid interface, ALI) 비강상피세포 모델을 활용했다. 해당 세포에 A형 독감 바이러스(H1N1)를 감염시킨 후 니클로사마이드가 함유된 비강 스프레이 제형을 처리했다. 그 결과, 이 제형을 처리한 세포에서는 별도의 처치를 하지 않은 감염 세포는 물론 니클로사마이드만 뺀 같은 제형을 처리한 세포보다도 독감 바이러스의 유전자 발현량이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 점막 관리와 함께 예방접종·손 씻기 등 기본 수칙 지켜야
독감 유행기에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코 점막의 방어 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한편, 예방접종과 개인위생 등 기본적인 예방수칙을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특히 독감은 심뇌혈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고령자와 심혈관 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예방접종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예년보다 이른 독감 유행에 대응해 2026~2027절기 국가예방접종 일정을 앞당겼다. 어린이와 임신부는 9월 21일부터, 65세 이상은 연령대에 따라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순차적으로 접종을 시작했다.

일상생활에서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사람이 밀집한 실내에서는 필요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주기적인 환기와 올바른 손 씻기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카모스타트와 니클로사마이드 성분을 활용해 코 점막에서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려는 접근도 새로운 보조적 예방 전략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진우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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