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김정은, 북미대화 의중 중국 통해 전달하러 방중”

2026. 10. 2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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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중국의 6·25전쟁 참전 기념일을 앞두고 랴오닝성 단둥을 방문해 북중 간 혈맹관계를 재확인하고 친선 계승 의지를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은 2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 24일 중국 단둥 방문을 두고 “북·미대화 관련 북한 의중을 중국 지도부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북·미 대화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미대화 관련해서는 “대화 조건 입장차로 접점을 이루지 못했으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전후 국면 전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이날 서울 내곡동 국정원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현장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여야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밝혔다.

국정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뭔가 들어서 (이번 방중 때) 북미대화에 대한 본인 의중을 전달하러 갔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미대화 조건을 제시한 건지 아니면 본인 생각을 중재한 건지는 확인해줄 수는 없다. 김 위원장이 중국 쪽에 자기가 ‘꼭 북미대화를 하겠다’는 확언을 준 건 아니다”며 “전달한 내용이 어떤 건지는 좀 시간이 지나야 파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김정은이 최근 외교 정치 행사에 최선희 외무상을 수시로 대동하고 있고 이번 방중 시에도 최선희를 시종일관 부각한 것도 북·미 회담을 놓고 고심 중인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국정원은 “이번 북한 측 보도에서도 최선희는 선두그룹과 떨어져 왕이 외교부장과 긴밀히 대화하는가 하면, 심지어 서열이 더 높은 조용원 노동당 비서가 최선희에게 김정은 옆자리를 양보하는 모습도 보여서 주목하고 있다”며 “최선희와 왕이가 굉장히 밀착해서 대화를 나눌 만큼 북한 입장에서 중국과 외교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것은 북·미 대화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만 국정원은 북미대화에 대한 중국의 스탠스를 두고는 “중국이 김정은의 입장을 미국에 좀 부드럽게 전달할 수는 있으나, 자기들이 적극적으로 중재를 해서 할 의도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지난번 미·중 정상회담과 시진핑 방북 시 (북·미 대화) 관련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중국측 대표로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이 나선 것을 두고는 “시진핑 주석 최측근으로 2018년 김정은 최초 방중 때부터 시진핑과 김정은의 가교를 맡았으며 7월에도 방북해 김정은과 면담한 전력이 있어 북한이 수용하기 적합한 인사를 보내 예우한 것”이라면서 “이런 특징을 고려했을 때 김정은의 이번 방중에는 항미원조 기념 외에 다른 숨은 목적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은 북미대화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대화 가능성의 문을 닫지 않은 것으로 파악한다”며 “대화 조건 입장차로 접점을 이루지 못했으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전후 국면전환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하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딸 주애가 후계자 내정 단계를 공고히 하고 있으며 군 지도자로서의 서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2022년 김주애가 첫 등장한 이후 공개 활동을 시계열로 분석한 결과 후계자 위상을 단계적으로 각인시키고 있다”며 “이는 주민 수용도를 점차 높이려는 전략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특히 군사 부분 활동이 60%에 달하고 군 행사에서만 기념 촬영하는 등 군 지도자 서사를 구축해나가는 모양새”라며 “핵·미사일 분야에서는 실무에 관여하는 듯한 모습도 연출했다”고 밝혔다. ‘김주애가 본명이 맞는가’라는 질의에는 “실명은 김주애가 맞는다”고 답했다고 윤 의원이 전했다.

최근 불거진 한·미 간 정보 협력 논란에 대해 국정원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구성 관련 발언 등으로 인해 일부 정보가 제한되기는 하나 그 이외 정보 제한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종석 국정원장은 정 장관의 구성 발언의 출처를 묻는 질의에 “국정원은 그런 정보를 준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고 유 의원이 전했다.

이 원장은 최근 한 언론이 보도한 ‘국정원장의 지난 3월 방미 불발설’ 보도에 대해 “관련 내용은 명백한 오보”라고 재확인했다. 이 원장은 “(미국에) 가려고 했는데 못 간 게 아니라 초청만 받은 상태였다”며 “방문이 거절된 게 아니라 초청받은 행사에 가려다가 당시 이란전쟁이 발발함으로써 대외 여건을 고려해 그쪽 초청 측에 양해를 구하고 방문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고 유 의원이 전했다.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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