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로 버틴 현대차···원가 부담에 연간 목표 낮췄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현대자동차가 3분기 영업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올해 목표치를 낮췄다.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0% 넘게 감소했던 지난 2분기에도 연초 경영 목표를 유지했지만, 이번에는 이익이 늘어난 상황에서 전망을 수정했다.
현대차가 공개한 전년대비 영업이익 증감 분석에서 자동차 부문 환율 효과는 1조2830억원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2조8509억원으로 전년대비 20.8% 감소하고 영업이익률도 5.8%에 머물렀지만 연간 가이던스를 유지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분기까지 유지한 이익률 목표 0.8%p 하향···판매·투자 계획도 축소
매출 성장률 유지에도 비용 부담 지속···생산 정상화·신차 효과 관건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3분기 영업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올해 목표치를 낮췄다.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0% 넘게 감소했던 지난 2분기에도 연초 경영 목표를 유지했지만, 이번에는 이익이 늘어난 상황에서 전망을 수정했다.
신차 출시와 생산 확대로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계획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잇따른 생산 차질에 부딪힌 모습이다.
3분기엔 환율 효과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판매가 두 자릿수 감소하고 원가 부담이 커졌지만 환율 효과와 비용 절감으로 이익을 방어했다. 다만 원자재 가격이 여전히 높은 데다 앞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까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3분기 이익 증가에도 연간 목표를 유지하기는 어려웠다.
현대차는 9월부터 정상화된 국내 공장과 아반떼·투싼, 제네시스 신차를 앞세워 4분기 회복을 추진한다. 판매량과 고부가 차종 비중을 함께 높여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 판매 줄어도 이익 증가···환율 효과 1조2830억원

당초 업계에선 3분기 현대차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이익이 늘었다.
실적을 뒷받침한 핵심 요인은 환율이다. 현대차가 공개한 전년대비 영업이익 증감 분석에서 자동차 부문 환율 효과는 1조283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영업이익 증가분 1399억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평균 환율과 기말 환율이 서로 다르게 손익에 기여했다.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23원으로 전년보다 38원 높았다. 현대차는 평균 환율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약 5000억원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분기 말에는 원화 강세로 환율이 하락하면서 판매보증충당부채 관련 부담이 줄었다. 향후 보증수리 등에 대비해 외화로 설정한 부채를 원화로 환산할 때 평가액이 낮아지면서 비용으로 반영하는 전입액이 감소한 것이다.
평균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채산성 개선과 기말 환율 하락에 따른 비용 감소가 동시에 나타났다.
반면 판매 감소에 따른 영업이익 축소 효과는 1조1120억원에 달했다. 글로벌 도매 판매량은 92만710대로 전년대비 11.3% 줄었다. 국내 판매는 27.2% 감소한 13만1468대, 해외 판매는 8.0% 줄어든 78만9242대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HEV) 판매 증가와 미국 판매 비중 확대에 따라 수익이 개선됐지만, 판매 인센티브 부담이 커지면서 믹스 변화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 효과는 5650억원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원가 최적화와 전년보다 낮아진 대미 관세 부담도 이익 방어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 생산 회복 지연···원자재 인상분도 뒤늦게 반영
현대차는 이날 연간 연결 영업이익률 목표를 기존 6.3~7.3%에서 5.5~6.5%로 조정했다. 목표 범위 상단과 하단을 각각 0.8%포인트 낮췄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당시와는 대응이 달라졌다.

그러나 생산 회복이 예상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현대차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2분기 부품사 화재로 재고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3분기 증산을 추진했지만, 영업일수 감소와 파업으로 생산량이 계획에 크게 못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 판매뿐 아니라 주요 시장에 공급할 수출 물량도 줄면서 회복이 지연됐다.
생산량 감소는 차량 한 대당 고정비 부담을 높였다. 여기에 중동 정세 불안과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3분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약 5000억원 발생했다.
일부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실적 부담이 곧바로 줄어드는 구조도 아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철판·알루미늄·플라스틱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은 2분기 고점을 지난 뒤 하향 추세로 전환됐지만, 이전 상승 폭이 컸고 현재 가격 수준도 여전히 높다.
원자재 조달부터 생산·선적·판매까지 시간이 걸리면서 과거 가격 상승분이 뒤늦게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구리 등 일부 원자재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수급 불안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져 4분기에도 비용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현대차는 전망했다.
회사는 자동차 부문 원가 최적화 활동을 통해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비용 부담을 약 5000억원 줄였다고 밝혔다. 다만 매출원가율은 전년대비 1.5%포인트 높은 83.8%를 기록했다. 비용 절감에도 판매 감소와 원자재 부담이 수익성을 압박한 것이다.
연간 도매 판매 목표도 기존 415만8300대에서 400만대로 낮췄다. 15만8300대, 약 3.8% 줄어든 규모다. 생산 차질과 주요 시장 수출 감소, 중동 지역 판매 부진 등이 반영됐다. 원·달러 환율 하락도 향후 매출과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현대차는 이번 조정이 본질적인 사업 경쟁력이나 수익 창출력 악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누적된 물량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통제하기 어려웠던 요인을 연간 전망에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 신차·HEV 확대에 4분기 회복 기대
매출 성장률 목표는 기존 1.0~2.0%를 유지했다. 북미 지역과 HEV 판매가 판매량 감소 및 환율 하락에 따른 영향을 보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매출 전망을 유지하면서 이익률을 낮춘 것은 고부가 차종 판매 확대만으로 비용 증가까지 충분히 흡수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로 읽힌다.
4분기에는 9월부터 정상화된 국내 공장 생산을 바탕으로 공급을 늘린다. 출시가 지연됐던 신차 생산과 판매를 본격화해 주요 시장에서 부족했던 물량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아반떼와 투싼, 제네시스 GV90 판매 확대에 GV80 HEV 신규 투입을 더해 제품 구성도 개선한다. 현대차는 HEV 비중 증가와 신차 출시에 따른 인센티브 축소를 기대하고 있다. 판매량을 회복하면서 차량 한 대당 확보하는 수익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HEV 수요는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3분기 글로벌 HEV 판매량은 16만7414대로 전년대비 3.8% 증가했다.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2%로 2.7%포인트 상승했다. 미국에서는 HEV 판매 비중이 도매 기준 26.8%로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투자 계획은 수익성 전망에 맞춰 조정했다. 자동차 부문 투자 규모를 기존 17조8000억원에서 16조원으로 줄이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연구개발 투자는 지속한다.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우선순위와 집행 시기를 재점검해 총 1조8000억원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4분기에는 생산 정상화와 주요 신차 판매 본격화를 바탕으로 판매 물량을 회복하고, 전사적인 원가 절감 활동을 지속해 수익성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