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노 “대표팀 건강하다…손흥민 주장·96라인 재소집 문제없어”[일문일답]

윤은용 기자 2026. 10. 2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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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29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린 11월 A매치 소집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안 | 연합뉴스

[스포츠경향 천안 | 윤은용 기자]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최근 대표팀을 둘러싼 내분설과 일부 선수들의 은퇴설에 대해 선수들과 직접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었다며 “팀이 그 어떤 선수보다 우선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모레노 감독은 29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린 11월 A매치 소집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경기 후 나온 이야기들은 내부에서 얼굴을 맞대고 나눴고, 함께 앞으로 나아갔다”며 “결국 모두가 원하는 것은 대표팀이 경쟁력을 갖추고 가능한 한 많은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대표팀 은퇴설에 휩싸였던 1996년생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FC포르투), 황희찬(샬케04)은 모두 이번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LAFC) 역시 주장직을 계속 맡는다.

모레노 감독은 이들에 대해 “손흥민, 황인범, 황희찬, 김민재가 모두 포함된 것은 경기력을 기준으로 대표팀에 들어올 자격이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선수들과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선수들과 사적으로 나눈 이야기는 말할 수 없다”면서도 “모두발언에서 말씀드린 내용과 이번 명단을 보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모레노 감독과의 일문일답.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29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린 11월 A매치 소집 명단 발표 기자회견장에 입장하고 있다. 천안 | 연합뉴스

-모두발언

먼저 와 주셔서 감사드린다. 시작하기 전에 어제 스페인에서 일어난 열차 사고 희생자들의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싶다. 생사의 고비에서 투병 중인 부상자분들에게도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이제 대표팀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최근 몇 주 동안 대표팀을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9월과 10월 경기장을 가득 채워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지난 몇 주 동안 저와 코칭스태프가 경기장과 구단 훈련장을 찾았을 때 따뜻하게 맞아주신 것도 큰 힘이 됐다. 깊이 감사드린다.

명단은 이미 받으셨을 것이다. 명단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우리의 목표가 무엇인지, 그리고 제가 지난 몇 주 동안 어떻게 일해 왔는지 말씀드리고 싶다. 이런 배경을 먼저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목표는 단순하다. 경기장에서 최상의 팀을 만들고 경기를 이기고, 국민 여러분이 대표팀을 보면서 행복을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다. 지금부터 말씀드릴 모든 것은 이 궁극적인 목표를 위해 존재한다.

최근 몇 주 동안 제가 가장 많이 한 일은 대화였다. 선수들과 주장, 협회, 팀 관계자 모두와 소통했다. 저는 소통이 팀을 운영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대표팀 외부를 향한 소통도 필요하다. 우리가 어떻게 일하고 팀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팬들 또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제가 절대 넘지 않는 선은 비밀 유지와 팀에 대한 존중이다. 팀 운영 철학과 원칙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있고 또 말씀드릴 것이다. 하지만 사적으로, 당사자 간 신뢰 속에서 오간 대화의 내용은 말씀드리지 않겠다. 선수들도 저와 함께라면 프라이버시가 보호받고 지켜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제가 어떤 방식으로 결정을 내리는지도 설명드리고 싶다. 저는 모든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정보를 판단한다. 제가 직접 보고 들은 것을 바탕으로 기준과 책임감을 가지고 차분하게 결정한다.

모든 대화와 이야기는 당사자가 있는 자리에서 나눈다. 그렇게 해야 팀 안에 신뢰가 쌓인다. 그것이 국가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라고 생각한다. 이 자리는 온 나라의 희망을 대표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무게감과 분명한 기준이 필요하다. 우리 대표팀은 제가 일했던 최고의 팀들과 마찬가지로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단이며, 그에 걸맞은 엄격함과 존중, 신뢰로 관리돼야 한다.

제 결정은 한순간의 감정에서 나오지 않는다. 누가 어떤 행동을 했다고 해서 그에 대한 일시적인 반응으로 결정하지도 않는다. 이 직책의 책임은 대표팀 전체의 이익을 생각하는 것이다. 어느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모든 구성원에게 공정해야 한다.

첫날부터 우리 대표팀에는 네 가지 원칙이 있었다. 함께 사용하는 공간과 함께하는 시간에 대한 존중, 내부에서 일어난 일은 내부에서 해결한다는 것, 모든 문제는 뒤에서가 아니라 앞에서 얼굴을 맞대고 해결한다는 것, 그리고 팀이 그 어떤 선수보다도 우선한다는 것이다.

원칙이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자신의 것이 되지 않는다. 설명하고 적용하고, 완전히 자신의 것이 될 때까지 반복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서 변하지 않을 원칙을 다시 한번 말씀드렸다. 오늘의 소집 명단은 앞에서 설명한 작업의 결과다.

명단의 기준은 오늘도, 미래에도 경기력에 기반을 둘 것이다. 컨디션과 소속팀에서의 출전 시간, 각 선수가 팀에 무엇을 더해주는지를 기준으로 삼을 것이다. 이 명단에 있는 모든 선수는 대표팀과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려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포함됐다. 그것이 선수의 재능보다 우선하는 첫 번째 조건이다. 그 점을 확신하지 못하는 선수라면 저는 소집하지 않았을 것이다. 경기 후 나온 이야기들은 내부에서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했고 함께 앞으로 나아갔다. 협회와 저도 선수들과 대화를 나눴다.

결국 모두가 원하는 것은 같다. 대표팀이 경쟁력을 갖추고 가능한 한 많은 경기에서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지난 몇 주 동안 저는 대표팀 경기뿐 아니라 한국 축구를 많이 지켜봤다.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낸 젊은 선수들도 있다. 매주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시는 한국인 지도자들도 많이 계신다.

대표팀의 문은 경기장에서 그 자격을 증명하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경기장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신중하게 관리할 것이다.

저는 언제나 제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 현재 제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매일 최선을 다해 일하는 것이다. 선수들에게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본인들이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경기장 밖에서 일어나는 어떤 일도 경기장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핑계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렇게 해야 가능한 최상의 팀이 만들어지고, 국민 여러분도 대표팀을 보면서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대표팀 내부의 일은 내부에서 해결한다는 원칙에는 공감하지만, 내분설로 팬들이 상처받고 근거 없는 억측으로 선수들이 공격받는 상황도 있었다.

“제가 이 자리에 온 것은 무언가를 부탁하거나 당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보여드리기 위해서다. 최상의 선수들로 최고의 팀을 만드는 것이고, 팬들에게 행복과 즐거움을 드리는 것이 제 의무다. 코칭스태프 역시 그 목표를 위해 일해야 한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선수들과도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국민들을 위한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선수들과 대화했다고 했는데, 현재 대표팀이 정말 건강한 상태라고 보는가. 지난 소집에서는 내부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뉘앙스의 발언도 있었다.

“선수 개인과 나눈 대화는 공개할 수 없다. 다만 원칙에 따라 선수들과 직접 대면해 문제를 해결했다. 선수들끼리도 대화를 나눴다. 선수이기 전에 사람이다. 사람과 사람이 의자에 마주 앉아 이야기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첫 소집부터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선수들도 의견을 냈다. 최고의 팀이라고 해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다. 우리 모두의 공통된 목표는 팀을 이기게 만들고 국민들에게 행복을 드리는 것이다.”

-손흥민의 주장으로서 리더십을 어떻게 평가하나. 또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 등 1996년생 세 선수와 은퇴 문제에 대해 어떤 대화를 나눴나.

“선수들과 사적으로 나눈 이야기는 공개할 수 없지만 대화는 했다. 모두발언에서 말씀드린 내용과 이번 명단을 보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장에 대해서는 손흥민이 주장이다. 더 할 말은 없다.”

-손흥민이 주장을 유지하고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도 모두 소집됐다. 11월 대표팀 운영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인가.

“손흥민, 황인범, 황희찬, 김민재가 모두 포함된 것은 경기력을 기준으로 대표팀에 들어올 자격이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선수들이 국민들에게 행복감을 줄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규성이 이번 명단에서 제외된 이유는 무엇인가. 대표팀 구상이 달라진 것인가.

“조규성은 지난 소집 때 부상으로 제외됐다. 이번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가 왜 뽑히지 않았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조규성에 대해서는 잘 파악하고 있고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것도 알고 있다. 다만 이번 명단에 없는 선수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뽑았다. 다른 아시안게임 출전 선수 가운데 이른바 ‘군대 발언’ 등의 이유로 선발하지 않은 경우도 있나.

“이번 명단은 오직 축구와 경기력을 기준으로 만들었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선수 중 마음에 들었던 선수가 많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 역시 충분한 가치를 보여줬기 때문에 이번 명단에 포함됐다.”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29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린 11월 A매치 소집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안 | 연합뉴스

-신민하와 손정범이 처음 대표팀에 합류했다. 선발한 이유는.

“둘 다 젊고 잠재력이 풍부한 선수들이다. 앞으로 대표팀의 경기력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표팀 감독 입장에서는 이런 선수들이 나오는 것이 긍정적이다. 최고의 팀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어리고 잠재력 높은 선수들이 아래에서 계속 치고 올라오면 대표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기존 선수들도 이런 부분을 알고 있었으면 한다.”

-공식 소집 전 선수들과 추가로 면담할 계획이 있나.

“선수들의 경기를 직접 보기 위해 오늘 출국한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 경기를 보고 포르투로 이동해 나폴리전도 직접 볼 계획이다. 경기를 앞둔 선수나 구단에 압박을 주고 싶지는 않다. 선수들과 이미 이야기를 나눴고, 다른 선수들과도 마찬가지로 원칙을 유지하면서 대표팀을 운영할 생각이다. 시간이 된다면 제 아들이 뛰는 팀의 경기도 보고 싶다. 아들이 부상을 이겨내고 출전할 가능성이 있는데 일정이 허락한다면 보고 싶다.”

-부임하기 전과 지금을 비교하면 대표팀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달라졌나. 현재 팀이 건강한 상태라고 보는가.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대화를 나눴고 궁극적인 목표에 맞춰 뛰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한국은 잠재력이 굉장히 큰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와보니 더 크게 느끼고 있다. 팬들의 대표팀에 대한 사랑과 열정도 대단하다. 그런 부분은 저와 코칭스태프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고 힘이 된다.”

-K리그에서 4-4-2가 많이 사용된다는 점을 고려해 4-4-2를 선택했다고 했는데, 한국 축구 현장을 두루 지켜본 뒤 생각이 달라진 부분이 있나. 이강인은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이강인이 대표팀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현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는 두 가지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는데, 대표팀에서 어느 위치에서 뛰어야 최고의 활약을 할 수 있는지 찾아주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포메이션을 4-4-2라고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심판이 경기 시작 휘슬을 불기 전까지 서류상으로 표현하는 것일 뿐이다. 경기가 시작되면 많은 변수가 생긴다. 지난 소집에서도 4-4-2라고 했지만 스리백을 가동한 경우가 많았다. 기본적인 시스템은 4-4-2지만 상대의 경기 계획에 맞춰 적응하고, 승리에 가까워질 수 있다면 어떤 변화도 줄 수 있다. 고정된 4-4-2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아시안컵 일정이 미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어떻게 보고 있나.

“첫 번째 명단 발표 때 아들에 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할머니 이야기를 하겠다. 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뒤 할머니께서 세 자녀를 힘들게 키우셨고 독일까지 건너가 가족을 돌보셨다.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여러 이야기를 해주셨다. 한국어로 옮기면 ‘그 다리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강을 건널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문제가 실제로 닥쳤을 때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을 바탕으로 해결한다는 의미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미리 이야기하지 않겠다.”

-임시 감독으로 부임한 상황에서 대표팀을 둘러싼 분위기가 좋지만은 않다. 당황스럽거나 부담스럽지는 않은가. 모두발언을 준비하며 어떤 심정이었나

“모두발언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최대한 빨리 일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빨리 선수들을 소집해 축구팬들이 대표팀에 보내는 애정을 다시 느끼고 싶고, 팬들의 바람을 실현시키기 위해 일을 시작하고 싶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책임감과 압박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잘하고 싶고 이기고 싶기 때문에 느끼는 압박감이다. 하지만 우리는 복받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자리에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진정한 압박감은 하루하루를 어렵게 살아가는 국민들이 느끼고 있는 마음이 압박감이라 생각한다.”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29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린 11월 A매치 소집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안 | 연합뉴스

천안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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