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끝나면 극장 알바…美 청년 유권자, 최우선 관심은 물가

박영환 기자 2026. 10. 2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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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청년 유권자들의 최우선 관심사로 물가가 꼽혔다.

2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가 인용한 이코노미스트·유고브 조사에서 18~29세 등록 유권자의 33%가 물가를 가장 중요한 문제로 선택했다.

조사 책임자인 예일대 4학년 잭 도지어(21)는 마켓워치에 청년들이 취업과 주거, 의료비를 동시에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경제 이외의 문제를 우선하는 청년 유권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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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9세 등록유권자 물가 33%·일자리와 경제 16%…기후·환경 6%
직장·수업 병행해도 내 집 마련 막막…보험료·주거비 대책 요구
[벨뷰=AP/뉴시스] 2011년 9월14일 미국 워싱턴주 벨뷰에서 열린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담당자와 상담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2011.09.14.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청년 유권자들의 최우선 관심사로 물가가 꼽혔다.

2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가 인용한 이코노미스트·유고브 조사에서 18~29세 등록 유권자의 33%가 물가를 가장 중요한 문제로 선택했다. 일자리·경제가 16%로 뒤를 이었고 기후변화·환경은 6%였다. 이 조사는 지난 23~26일 미국 등록 유권자 144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진행됐다.

마켓워치가 소개한 뉴욕의 홍보직 종사자 매슈 블랭클리(24)씨는 주 40시간인 본업 외에 최근 주 4일 밤 극장 안내원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극장에서 일하는 시간은 주 20시간으로, 두 일을 합치면 주 60시간이다.

본업 급여는 룸메이트와 함께 사는 아파트의 임차료와 식비, 교통비 등 필수 지출을 감당하는 데 그쳤다. 블랭클리씨가 바라는 것은 일주일에 한 번 점심을 사 먹거나 공연을 보고 간식을 살 정도의 여유다. 그는 “일주일에 한 번 쉐이크쉑에서 저녁을 먹고 싶다”고 말했다.

블랭클리씨는 또래들이 투표할 때 사회적 의제보다 학자금 대출을 감당할 수 있는지 같은 문제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봤다. 그는 주변 Z세대 친구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치의 구도도 좌우의 이념 대립보다 경제적 상하 격차에 따라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투표 기준을 물은 다른 조사에서도 생활비 문제가 앞섰다. 예일대 학생들이 진행한 올해 봄 청년여론조사는 여러 의제를 두 개씩 짝지어 투표할 때 더 중요한 쪽을 고르게 했다. 18~34세 등록 유권자에게서 가장 많이 선택된 항목은 생활비 부담이었다.

[먼로=AP/뉴시스] 2020년 4월1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외곽 먼로에서 매매 절차가 진행 중인 주택 앞에 '매물(For Sale)'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2020.04.01.

조사 책임자인 예일대 4학년 잭 도지어(21)는 마켓워치에 청년들이 취업과 주거, 의료비를 동시에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첫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다는 불만을 거듭 들었다며 졸업을 앞둔 자신도 같은 문제를 걱정한다고 말했다.

마켓워치는 뉴저지주 럿거스대 경영대학 학생인 이선 카발류(20)씨의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부모와 함께 살며 아우디 자동차 대리점에서 일한다.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하고, 오후 6시부터 8시50분까지 수업을 들은 뒤 오후 11시께까지 과제를 한다.

카발류씨는 학비를 아끼려고 2년제 대학인 커뮤니티 칼리지에 다니다 럿거스대로 편입했다. 현재 학비 전액을 장학금과 보조금으로 충당하며, 이 가운데 일부는 높은 성적을 유지해야 받을 수 있다. 월급으로 매달 자동차 관련 비용 약 1000달러와 식비 일부를 낸다.

그는 “생활비를 이렇게 많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면 일을 줄이고 나 자신에게 시간을 더 쓰고 싶다”고 말했다. 바쁜 날에는 점심을 먹을 시간조차 없다고 했다.

카발류씨의 목표는 고향인 뉴저지주 몬머스 카운티에서 형편에 맞는 집을 빌려 살고, 장기적으로 주택을 사는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우의 주택가치 지수로 산출한 이 지역 주택 가치는 9월 말 기준 약 78만7000달러에 이른다.

[커머스=AP/뉴시스] 28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커머스의 시타델 아울렛 상점 앞에 조기 블랙 프라이데이 쇼핑객들이 몰려들어 혼잡을 이루고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국의 추수감사절인 매년 11월 네 번째 목요일 다음 날인 금요일에 대형 할인 행사가 열리는 날로 최근에는 추수감사절 저녁부터 일부 상점에서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을 시작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2024.11.29.

카발류씨는 “일을 더 하려고 하루에 다섯 시간을 추가할 수는 없다. 하루는 24시간뿐”이라며 무엇을 더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보험료와 기름값, 식료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 행동하고 청년들의 어려움을 실제 문제로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했다.

퍼듀대를 졸업하고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피엣에서 유엔 인턴으로 일하는 레이철 라비(23)씨는 감당할 수 있는 주거비를 가장 중요한 정치 현안으로 꼽았다. 그는 지역의 일반적인 직종에서 일하는 유자녀 가정은 침실 2개짜리 주택의 임대료도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라비씨도 현재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일자리 기회가 더 많지만 주거비도 비싼 대도시로 옮길 계획인 그는 투표를 통해 주거 문제를 우선 과제로 다룰 공직자를 뽑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경제 이외의 문제를 우선하는 청년 유권자도 있다. 후보자들의 의회 표결 기록을 제공하는 유권자 교육 도구 ‘밸럿와이즈’를 공동 설립한 로런 펄(23)씨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이민자 처우와 대학에 대한 압박, 세계적인 파시즘 확산을 주요 관심사로 꼽았다. 펄씨는 그러면서도 청년들에게 경제가 최우선 관심사로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적 기회는 권력으로 이어진다”며 “결국 먹을 것을 살 수 없다면 정치 활동가가 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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