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타자는 ‘SMR·양자칩’… 첨단과학 미래씨앗 뿌린다[창간 35주년 특집]

구혁 기자 2026. 10. 29.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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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태양'이라 불리는 핵융합부터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 달 착륙선까지 반도체 초격차를 넘어 대한민국의 다음 20년을 책임질 미래 먹거리 확보 경쟁에 불이 붙었다. 소형모듈원자로(SMR)와 핵융합으로 미래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양자·우주·첨단바이오 기술로 새로운 산업과 수출시장을 개척한다.

SMR·핵융합으로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원자로 설계·기자재, 차세대 발전설비와 전력망 기술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

이를 위해 사용 후 배터리와 폐전자제품 등에서 핵심광물을 회수해 다시 산업 원료로 활용하는 기술을 고도화하고, 정·제련 기술개발과 국내 생산 기반 확충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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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 35주년 특집 - 과학기술 새 성장동력
정부 ‘7대 시드 프로젝트’… R&D부터 실증·사업화까지 총력지원키로
△ 소형모듈원자로
해양·국방 등 SMR 활용 확대
△ 핵융합
혁신 핵융합로 전력 실증 속도
△ 재생에너지
초대형 풍력터빈 기술 등 확보
△ 양자
양자칩 제조역량 세계1위 목표
△ 우주항공
2030년 달착륙선 첫 발사 계획
△ 첨단바이오
암 조직 예측하는 AI모델 개발
△ 첨단공급망
광물·소부장 해외 의존 낮추기
지난 7일 전남광주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5차 발사돼 우주로 향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핵융합부터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 달 착륙선까지… 반도체 초격차를 넘어 대한민국의 다음 20년을 책임질 미래 먹거리 확보 경쟁에 불이 붙었다. 전략적인 과학기술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가치를 창출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소형모듈원자로(SMR)와 핵융합으로 미래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양자·우주·첨단바이오 기술로 새로운 산업과 수출시장을 개척한다. 인공지능(AI)을 R&D에 접목해 기술 확보 속도를 높이는 한편, 핵심광물과 소재·부품·장비 공급망을 강화해 산업 경쟁력의 토대를 다진다.

정부는 이 같은 방향의 ‘7대 SEED(시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SMR, 핵융합, 재생에너지, 양자, 우주·항공, 첨단바이오, 첨단공급망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2027년 예산안 기준 약 4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기술 개발에서 실증·사업화까지 지원해 미래 성장의 씨앗을 산업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에너지 기술을 수출산업으로= 청정에너지는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탄소중립에 동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분야다. SMR·핵융합으로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원자로 설계·기자재, 차세대 발전설비와 전력망 기술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

SMR은 공장에서 주요 설비를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할 수 있는 소형 원자로다. 정부는 경수형 모델인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의 2035년 상용화를 목표로 내년부터 민관 합동 상세설계에 착수하고, 소듐냉각고속로(SFR)·용융염로(MSR)·고온가스로(HTGR) 등 비경수형 SMR은 2030년대 건설을 시작할 계획이다. 비경수형은 개발 초기부터 민관이 공동 출자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기술 개발과 시장 진출을 함께 추진한다.

활용 범위도 발전소를 넘어 산업단지·해양·국방 등으로 넓힌다. 전력과 열을 공급하는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고, 선박용 SMR 등 새로운 시장도 개척한다는 구상이다.

핵융합은 태양의 에너지 생성 원리를 지상에서 구현하는 기술이다. 정부는 2035년까지 한국형 혁신 핵융합로를 건설해 2030년대 말 전력 생산을 실증하고, 2040년대 상용 전력공급을 목표로 상용로 개발도 병행할 방침이다. AI 가상 핵융합로로 설계·제어를 최적화하고, 나주에 핵심 부품·장비를 검증할 실증 기반을 구축한다.

재생에너지도 설비 보급과 함께 전력망 등 핵심 기술도 육성한다. 태양광은 효율 35% 이상의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태양전지 상용화를 추진하고, 풍력은 20㎿ 이상 초대형 터빈과 부유식 핵심 기술 확보에 나선다. 수전해 시스템 국산화와 대규모 실증으로 청정수소 생산 기반을 마련하고,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술 국산화와 실증을 통해 차세대 전력망 산업도 키울 계획이다.

◇양자컴퓨터부터 달 탐사까지= 양자 분야는 양자컴퓨터의 두뇌에 해당하는 양자프로세서(QPU)부터 제어장치·운영 소프트웨어까지 ‘풀스택’ 기술을 국내 기업 주도로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정부는 2029년까지 오류정정이 가능한 100큐비트급 QPU를 확보하고, 국내 기업 주도로 양자컴퓨터의 전체 구성요소를 개발할 계획이다.

반도체 제조 역량을 양자산업으로 연결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K퀀텀 파운드리’를 통해 양자칩 양산체계를 구축하고, 2035년 양자칩 제조역량 세계 1위를 목표로 한다. 양자클러스터를 지역 주력산업과 연계해 활용 사례를 발굴하고, 양자암호통신과 양자내성암호를 결합한 보안 기반도 구축한다.

우주·항공 분야에서는 탐사 기술 확보와 민간 산업 육성을 함께 추진한다. 2029년 달 궤도 통신위성에 이어 2030년 민간 주도로 700㎏급 국내 첫 달착륙선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2032년에는 규모를 키워 1.8t급의 달착륙선을 발사해 독자 탐사 기술과 심우주 진출 기반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2035년까지 독자 저궤도 위성통신망을 구축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AI로 신약 개발, 핵심광물 재활용= 첨단바이오 분야에서는 AI와 로봇을 활용해 신약 개발과 생명과학 연구 방식을 혁신한다. 정부는 2028년 암 조직의 변화를 예측하는 암 특화 AI 모델을 개발하고, 2029년에는 AI 바이오 자율기반 실험실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어 2032년까지 바이오파운드리를 구축·고도화해 AI 바이오 연구 기반을 닦는다는 계획이다.

신약 개발을 비롯한 바이오 연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실험 과정의 자동화가 핵심이다. 자율실험실은 AI와 로봇을 활용해 실험 설계부터 수행·분석까지 연구 과정을 자동화하는 시설이다. 바이오파운드리는 생물학적 시스템의 설계·제작·검증을 자동화하는 시설로, 신약과 바이오 소재 개발 등에 활용된다. 이 같은 연구 기반을 통해 신약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첨단바이오 기술의 산업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의 상용화도 추진한다. BCI는 뇌 신호를 분석해 컴퓨터나 외부 기기를 제어하는 기술로, 신체 움직임에 제약이 있는 환자의 의사소통이나 재활 등을 돕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정부는 2035년까지 BCI 제품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첨단공급망 분야에서는 핵심광물과 소재·부품·장비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공급 기반을 강화하는 데 집중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 10대 핵심광물의 재자원화율을 2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사용 후 배터리와 폐전자제품 등에서 핵심광물을 회수해 다시 산업 원료로 활용하는 기술을 고도화하고, 정·제련 기술개발과 국내 생산 기반 확충에 나선다.

◇AI로 연구·실증·사업화 연결= 7대 기술의 개발을 앞당길 수단은 AI와 로봇이다. 정부는 ‘K문샷 프로젝트’를 통해 2030년까지 과학기술 연구생산성을 두 배로 높이고, 2035년까지 12대 국가 임무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AI가 연구 데이터를 분석해 가설과 실험 조건을 제시하고, 로봇·자동화 장비가 실험을 수행하도록 연구 방식을 바꾼다.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 기업의 연구 역량을 결집하고, 미션별 총괄관리자가 과제 기획부터 조정·성과 활용까지 책임지도록 한다. 에너지와 소재, 바이오 등 분야별로 흩어진 연구를 연계해 기술 개발의 중복을 줄이고 실증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성공적 기술 확보 뒤엔 실증·상용화가 핵심 과제다. 원자로 기자재와 위성통신 서비스, 첨단바이오 제품이 수출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으려면 실증과 인허가, 초기 수요 확보가 뒤따라야 한다. 정부는 민간과 위험을 분담하는 투자형 R&D를 확대하고 사업화를 뒷받침할 법령·규제를 정비할 계획이다.

구혁·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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