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 ‘퍼스트 바이어’는 정부… 공공조달로 초기 수요 키워야[창간 35주년 특집]

정지연 기자 2026. 10. 29.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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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기술이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 못지않게 정부의 '첫 구매자(퍼스트 바이어·First Buyer)'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은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과 긴 상용화 기간으로 민간 수요 확보가 어려운 첨단기술을 직접 구매하거나 실증 기회를 제공하며 초기 시장 형성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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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 35주년 특집 - 과학기술 새 성장동력
‘첫 구매자’ 역할 중요
나사, 우주산업 시장 형성위해
민간기업에 달 탐사 임무 발주
英, 양자컴 기술개발 계약 지원
조달청, 혁신제품 시범 구매 ↑
내년 예산 1130억원으로 편성

미래기술이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 못지않게 정부의 ‘첫 구매자(퍼스트 바이어·First Buyer)’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은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과 긴 상용화 기간으로 민간 수요 확보가 어려운 첨단기술을 직접 구매하거나 실증 기회를 제공하며 초기 시장 형성을 지원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6월 ‘공공조달·무역·산업정책’ 보고서에서 공공조달을 신산업 육성과 기술혁신의 주요 정책 수단으로 평가했다. OECD 회원국의 공공조달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평균 13%에 달하며, 정부의 구매 수요가 혁신기업의 시장 진입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나사(미 항공우주국)는 민간기업으로부터 달 탐사 장비 운송 서비스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우주산업의 초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나사는 지난 6월 아스트로보틱과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 인튜이티브 머신스 등 3곳에 총 5억9040만 달러(약 8000억 원) 규모의 달 탐사 임무 4건을 추가 발주했다. 이들 기업은 2028년 말 달 표면에 과학장비를 운송하며 실제 임무 수행 경험을 쌓게 된다.

영국도 양자컴퓨터 산업 육성에 정부의 구매력을 활용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 3월 양자기술 분야에 최대 20억 파운드(약 3조5476억 원)를 지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양자컴퓨터 공공조달 프로그램인 ‘프로큐어(ProQure)’ 1단계에서는 기업당 최대 1400만 파운드 규모의 기술개발·검증 계약을 지원한다. 2030년 이후에는 최대 10억 파운드 규모의 공공조달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한국도 혁신제품의 초기 시장 창출을 위한 공공구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조달청은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 혁신제품 시범구매 예산을 올해보다 306억 원 늘어난 1130억 원으로 편성했다. 특히 인공지능(AI)·로봇·드론 등 신산업 기술제품의 실증과 성과 확산에 130억 원을 신규 반영했다. 지난 8월에는 AI·위성통신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혁신제품 74개, 총 127억 원 규모를 시범구매 대상으로 선정했다. 다만 공공구매를 통한 초기 시장 확보가 곧바로 수출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첨단기술은 기술개발 이후에도 실증과 성능 검증을 거쳐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정부가 창출한 초기 수요를 민간의 후속 구매와 해외시장 진출로 연결하는 것이 미래기술의 수출산업화를 위한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정지연·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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