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日, ‘노벨상 5회 수상’ 중성미자 국제공동연구 韓에 요청했지만… 과기정통부 내년 예산은 ‘0’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성미자 연구가 올해 다섯 번째 노벨물리학상을 배출한 가운데 이 분야에서 두 차례 수상자를 낸 일본이 한국에 차세대 연구 협력을 요청하고, 한일 연구기관이 협력 부속서까지 체결했지만 내년도 정부 신규 지원 예산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국내 연구진은 일본의 차세대 중성미자 관측시설 '하이퍼 가미오칸데(Hyper-Kamiokande)' 국제공동연구 참여를 위해 2027년도 예산 40억원 편성을 추진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노벨상급 성과 가능한 연구 참여 기회 날려
“국내 연구인력, 데이터 분석시설 위한 예산 먼저 마련해야”

중성미자 연구가 올해 다섯 번째 노벨물리학상을 배출한 가운데 이 분야에서 두 차례 수상자를 낸 일본이 한국에 차세대 연구 협력을 요청하고, 한일 연구기관이 협력 부속서까지 체결했지만 내년도 정부 신규 지원 예산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국내 연구진은 일본의 차세대 중성미자 관측시설 ‘하이퍼 가미오칸데(Hyper-Kamiokande)’ 국제공동연구 참여를 위해 2027년도 예산 40억원 편성을 추진했다. 약 20억원은 일본에 설치할 검출기 등 장비 제작에, 나머지는 국내 데이터 분석시설 구축과 연구인력 지원 등에 사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신규 사업 예산은 확보하지 못했다.
하이퍼 가미오칸데는 일본이 약 8000억원을 들여 건설하는 중성미자 관측시설로, 2028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중성미자는 전하가 없고 다른 물질과 거의 반응하지 않아 ‘유령입자’로 불린다. 연구진은 거대한 지하 물탱크에 설치한 광센서로 중성미자의 흔적을 포착할 계획이다. 중성미자와 반중성미자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변화하는지 측정해 우주 탄생 초기 물질이 반물질보다 많이 남게 된 이유를 밝힐 단서를 찾기 위해서다.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일본 문부과학성은 2024년부터 외교 채널을 통해 한국 정부에 공식 협력을 요청했다.특히 유럽 연구진의 예산 문제로 근거리 검출기 구축에 공백이 생기자 한국에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근거리 검출기는 중성미자 빔이 만들어진 직후의 특성을 측정하는 장치로, 국내 연구진에게는 핵심 장비 제작에 참여해 국제공동연구에서 역할을 넓힐 기회였다.
이에 과기정통부도 연구협력 확대를 지원해왔다. 지난 7월에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와 일본 고에너지가속기연구기구(KEK) 산하 연구소가 하이퍼 가미오칸데 연구협력에 관한 부속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내년도 예산 확보에는 실패했다. 과학기술계 관계자는 올해 양국 정부 간 협의가 진전됐지만, 구체적인 지원 계획은 정규 예산 요구 시기가 지난 7월에야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추가 예산 반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본에 설치할 장비의 소유권과 사용 권한을 둘러싼 법률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사업 추진이 보류됐다는 것이다.
중성미자는 노벨상이 다섯 차례 수여된 분야다. 일본은 2002년 고시바 마사토시, 2015년 가지타 다카아키 등 중성미자 연구로 두 차례 수상자를 배출했다. 지난 6일에는 남극 아이스큐브 관측소에서 우주에서 날아온 고에너지 중성미자를 발견하는 데 기여한 프랜시스 할젠 미국 매디슨 위스콘신대 교수가 단독 수상했다. 과학계에서는 하이퍼 가미오칸데가 중성미자와 반중성미자의 차이를 규명할 경우 노벨상급 연구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한국 연구진이 하이퍼 가미오칸데 국제공동연구에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은 전남대 중성미자 정밀 연구센터의 선도연구센터(SRC) 사업비 일부를 할애한 12억원이 사실상 전부다.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사용할 금액으로, 하이퍼 가미오칸데 참여를 위해 별도로 지원받은 예산은 아니다.
하이퍼 가미오칸데 한국 협력단 대표인 유종희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별도 지원이 없어 기존 중성미자 연구비 일부를 공동연구에 활용하고 있지만, 이 예산으로는 연구인력을 파견하고 소규모 부품을 제작할 수만 있다. 핵심 장비를 맡아 제작하는 수준의 참여는 어렵다”며 “다른 나라가 카메라의 본체와 렌즈를 제작할 때 한국은 셀로판지 한 장을 보태고 사진을 찍게 해달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규 장비 제작에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국내 연구진이 실질적으로 공동연구에 참여하려면 최소 연간 약 20억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해외 연구시설에 설치하는 장비는 법률 검토가 필요하더라도, 국내 연구인력과 데이터 분석시설에 필요한 예산은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국내 연구진의 참여를 확대하고 필요한 부분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법조 인사이드] 특허만큼 중요한 삼성의 ‘전략 보고서’… 前 임원 징역 3년 이유는
- G80 하이브리드 시험생산 막아선 노조… 제네시스 생산 이틀째 멈춰
- 페라리부터 테슬라까지 쏟아지는 고성능차… 제네시스 마그마로 따라 붙는 현대차
- 佛 이어 유럽 7개국 덮친 ‘냉장고 해킹’… 식량 공급망 노린 신종 하이브리드전 공포
- “용량당 제조원가 HBM4의 10% 수준”… HBF, 낸드플래시 시장 구세주 될까
- 상장사 M&A로 2년만에 60억 챙긴 이정재·아티스트컴퍼니... 소액주주는 빈손
- 서울 아파트 경매 5건 중 1건이 한 건물… 쌍문동 청년주택에 무슨 일
- [전문가 10인 진단]② 입주 절벽에 이주 수요까지… 전셋값 상승 ‘만장일치’
- [동네톡톡] 술 마시고 화투까지… 수원역 노숙인 텐트에 결국 철제 펜스
- 대통령 전용기 탄 168명 정보 유출…靑 “사전 인지 후 대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