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고속열차 충돌 최소 68명 사망…신호 고장 속 '관제 실수' 참사(종합)

박지현 2026. 10. 29.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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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중부 톨레도 인근에서 고속열차 2대가 충돌해 최소 68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철도 신호 시스템 고장 상황에서 관제센터가 내린 잘못된 운행 재개 지시가 원인으로 파악된 가운데, 사고 열차에 탑승했던 한국인 10명 중 2명도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스페인 철도 인프라 관리기관 아디프 관제센터는 열차 이동을 금지하는 적색 신호가 여전히 켜져 있음에도 렌페 열차 측에 속도 제한 없이 운행을 재개하도록 잘못된 지시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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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마드리드 남부 톨레도 인근서 열차 추돌…544명 탑승
관제센터, 적색 신호에도 후행 열차에 '속도제한 없이 운행 재개' 지시
현장 출동 영사 대면 확인 결과, 한국인 탑승객 10명 중 2명 부상
1월 46명 사망 철도 참사 이후 9개월 만에 또 대형 사고…총리 "철저 규명"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남부 톨레도주 우르다 인근에서 구조대원들이 고속열차 충돌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국영 철도 렌페(Renfe)와 민간 철도 이리오(Iryo) 소속 고속열차가 부딪힌 이 날 사고로 최소 68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다쳤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스페인 중부 톨레도 인근에서 고속열차 2대가 충돌해 최소 68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철도 신호 시스템 고장 상황에서 관제센터가 내린 잘못된 운행 재개 지시가 원인으로 파악된 가운데, 사고 열차에 탑승했던 한국인 10명 중 2명도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 신호 고장 속 무리한 운행 재개 지시가 부른 참사

28일(현지시간) 아침 8시 54분께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남쪽으로 약 120km 떨어진 카스티야라만차주 톨레도 인근 우르다 지역에서 국영 철도회사 렌페(Renfe) 소속 고속열차가 선로에 정차해 있던 민간 철도회사 이리오(Iryo) 열차의 후미를 들이받았다. 이 충격으로 이리오 열차 객차 여러 량이 선로를 이탈해 비탈길로 추락하며 심하게 파손됐다.

오스카르 푸엔테 스페인 교통장관에 따르면 사고 직전 열차 신호 시스템의 컴퓨터 오류로 해당 구간 열차들이 자동 정차한 상태였다. 그러나 스페인 철도 인프라 관리기관 아디프 관제센터는 열차 이동을 금지하는 적색 신호가 여전히 켜져 있음에도 렌페 열차 측에 속도 제한 없이 운행을 재개하도록 잘못된 지시를 내렸다. 이에 따라 렌페 열차는 약 25km 구간을 시속 200km 안팎으로 달리다 정차 중이던 앞 열차를 추돌한 것으로 파악됐다.

■ 사망자 최소 68명…한국인 탑승객 2명 부상

28일(현지시간) 스페인 군 긴급구조대(UME)가 배포한 영상 캡처 화면. 마드리드 남쪽 톨레도주 우르다 인근 고속열차 충돌 사고 현장에서 군 구조대원들이 잔해를 살피며 수색 및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고 당시 두 열차에는 총 544명(렌페 397명, 이리오 147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카스티야라만차 지방정부는 현재까지 최소 68명이 사망하고 58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군 부대와 헬리콥터, 중장비가 총동원돼 파손된 객차에서 수색을 진행 중이어서 사상자는 더 늘어날 우려가 크다.

해당 열차에는 한국인도 10명 탑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스페인 한국대사관은 현장에 급파된 영사가 탑승객을 하나씩 대면 확인한 결과, 10명 중 2명이 부상(1명 경상, 1명 턱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나머지 8명은 무사하다고 밝혔다. 앞서 현장 혼선으로 한국인 부상자가 6명에서 9명 등으로 엇갈려 보도됐으나 최종 2명으로 집계됐다.

■ 9개월 만의 대형 참사에 스페인 충격…유럽 각국 애도

스페인 사회는 불과 9개월 만에 대형 철도 참사가 반복된 것에 큰 충격에 빠졌다. 지난 1월에도 남부 코르도바주 아다무즈 인근에서 동일한 두 철도회사의 열차가 충돌해 46명이 사망한 바 있다.

조기 총선을 앞두고 유세 일정을 전면 연기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사고 현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페인과 같은 나라에서 한 해에 두 차례나 고속철도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과실이 있었다면 반드시 밝혀낼 것이며 최대한 단호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철저한 진상 규명을 약속했다.

참사 소식에 국제사회도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가슴이 찢어지는 참사"라며 연대를 표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 유럽 각국 정상들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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