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100만점' 우르르 쏟아졌다…30년 만에 공개한 이랜드 [현장+]

박수림 2026. 10. 28.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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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터 1만4000점, 넥타이 3만점, 원피스 7600점, 재킷 7500점. 이랜드그룹이 지난 30년간 수집해 온 소장품의 일부다.

이랜드는 수집품이 그룹의 다른 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서영희 이랜드뮤지엄 총괄디렉터는 "콘텐츠의 희소성이 이랜드뮤지엄 아카이브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우리만 소유하고, 이곳에 와야 볼 수 있는 '킬링 콘텐츠'가 1만점 넘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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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헵번·젠데이아 드레스까지 "어떻게 다 모았지?"
이랜드 '보물창고' 가보니
패션·예술 등 소장품 100만점 수집
여행 가방·북엔드 컬렉션으로 기네스에도 등재
호텔·외식 매장에도 활용
이랜드 R&D 아카이브 수장고./사진=박수림 기자


스웨터 1만4000점, 넥타이 3만점, 원피스 7600점, 재킷 7500점. 이랜드그룹이 지난 30년간 수집해 온 소장품의 일부다. 여기에는 지방시가 디자인하고 오드리 헵번이 착용한 드레스부터 최근 '핫'한 할리우드 배우 젠데이아가 시상식에서 입은 드레스 등 패션업계에서 화제를 모은 의상들이 포함돼 있다. 옷뿐 아니라 1927년형 포드 자동차와 마릴린 먼로를 렌즈에 담았던 20세기 카메라, 300년 전 유럽 귀족들이 쓰던 여행 가방까지 당대의 문화와 생활상을 보여주는 수집품도 있다.

이랜드그룹이 30년간 모아온 문화자산을 보관한 수장고를 처음 공개했다. 수집한 소장품을 호텔과 외식 등 그룹 핵심 사업장에 스토리텔링형 콘텐츠로 녹여내 공간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향후에는 일반 관람까지 추진해 세계 최대 규모의 패션 아카이브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이랜드, 30년간 모은 소장품 공개…여행 가방·북엔드로 기네스 2관왕

이랜드 R&D 아카이브 수장고./사진=박수림 기자

이랜드그룹은 28일 서울 강서구 이랜드글로벌R&D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장고를 처음 공개했다. 지하 1~2층에 자리한 이곳에는 패션을 비롯해 영화·음악·스포츠·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소장품이 보관돼 있다.

이번 행사는 이랜드가 기네스 세계기록 공식 인증을 받은 것을 기념해 마련됐다. 이랜드는 이날 '세계 최대 규모의 여행 가방 컬렉션'과 '세계 최대 규모의 북엔드 컬렉션' 부문에서 기네스 세계 기록 공식 인증을 받았다. 여행 가방 7816점과 책을 세워두는 데 사용하는 북엔드 4674점으로 '세계 최대 규모' 타이틀을 획득한 것이다. 

이랜드그룹이 28일 서울 강서구 이랜드글로벌R&D센터에서 ‘기네스 세계 기록’ 공식 인증식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한우석 이랜드뮤지엄 대표, 손민영 기네스 세계 기록 심사관, 서영희 이랜드뮤지엄 총괄디렉터./사진=이랜드그룹 제공


이랜드는 1995년부터 30여년간 다양한 문화유산을 수집해 왔다. 현재까지 확보한 소장품만 100만점이 넘는다. 그 출발점에는 경제 성장에 따라 문화·예술 콘텐츠에 대한 소비 수요도 확대될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다. 한우석 이랜드뮤지엄 대표는 “당시 선진국에서는 국민소득이 올라갈수록 문화·예술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며 “한국도 선진국으로 성장하면 고객들의 문화·예술 수요가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수집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랜드 R&D 아카이브 수장고./사진=박수림 기자


실제 이날 둘러본 수장고에는 다양한 시대의 소장품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전투복과 훈련복 등 밀리터리 유니폼을 비롯해 스웨터와 넥타이, 다양한 원단·패턴 샘플이 종류별로 정리돼 있었다. 지방시와 이브 생 로랑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패션 스케치도 눈길을 끌었다. 정혜림 패션연구소장은 이 공간을 '의류 도서관'이라고 표현했다. 소장 의류마다 관리용 라벨이 부착돼 있어 누가 어떤 샘플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디자이너들은 이곳에서 과거 의상과 소재를 살펴보고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얻는다.

이랜드 R&D 아카이브 수장고./사진=박수림 기자

의류 외에도 시대별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물품들이 곳곳에 전시돼 있었다. 1700년대 마차 여행에 사용된 커다란 짐가방부터 기차와 비행기의 등장에 따라 형태가 달라진 여행용 가방들이 눈에 띄었다. 1910년대 제품을 포함한 타자기 약 2000점이 줄지어 배치돼 있었고 오래된 재봉틀과 다리미, 세탁기 등도 볼 수 있었다. 

 켄싱턴호텔·애슐리에 녹여낸 문화자산

이랜드 R&D 아카이브 수장고./사진=박수림 기자

패션과 유통이 주력인 이랜드가 막대한 비용을 들여 희귀한 소장품을 모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이랜드는 수집품이 그룹의 다른 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호텔 객실과 외식 매장에 소장품이 지닌 역사와 인물의 이야기를 접목하면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 사례가 켄싱턴호텔과 외식 브랜드 애슐리다. 이랜드는 켄싱턴호텔 설악에 영국 왕실과 찰스 디킨스 관련 소장품을 배치하고, 켄싱턴호텔 여의도에는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골프 가방 등을 활용한 객실을 조성했다. 애슐리 매장에도 미국 문화를 보여주는 수집품을 활용해 브랜드 콘셉트를 구현했다. 소장품을 공간의 차별화 요소로 삼아 고객의 방문을 유도하려는 전략이다.

서영희 이랜드뮤지엄 총괄디렉터는 “콘텐츠의 희소성이 이랜드뮤지엄 아카이브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우리만 소유하고, 이곳에 와야 볼 수 있는 ‘킬링 콘텐츠’가 1만점 넘는다”고 강조했다.

이랜드 R&D 아카이브 수장고./사진=박수림 기자


이랜드그룹은 앞으로 최대 30개 부문에서 기네스 세계기록 추가 인증에 도전할 계획. 일반 방문객에게 수장고를 개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랜드글로벌R&D센터를 세계 최대 규모의 컬렉션을 갖춘 패션 연구개발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한 대표는 "앞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더 커질 것"이라며 "향후 일반 고객 대상으로 전시를 확대하는 등 고객과의 소통 창구를 단계적으로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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