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찹쌀떡 사려고 '11시간 대기'…기자도 기다려봤습니다

이은진 기자 2026. 10. 28.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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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깊은 새벽, 텐트까지 치고 줄을 서는 사람들. 찹쌀떡을 사기 위해 10시간 넘게 기다립니다. 누군가에게 '오픈런'은 아직 이해 못할 일이지만, 또다른 누군가에게는 놀이 문화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이은진 기자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기자]

길바닥에 사람들이 누워있습니다.

텐트에 담요까지 무장했습니다.

서울 잠실의 한 쇼핑몰입니다.

지금 시간 새벽 4시인데요.

이곳이 문을 열기까지 6시간 정도 더 남았는데 벌써부터 사람들이 이렇게 줄을 서 있습니다.

[전우빈·박형준/경남 거제시 : 릴스에 너무 떠가지고 호기심 때문에…]

[차호성 /경기 수원시 인계동 : 어머니께서 먹고 싶다고 하셔가지고…]

기다리는 것, 150명한테만 한정 판매한다는 찹쌀떡입니다.

[정성욱/서울 화곡동 : 오늘 오후 7시 되기 좀 전에 왔어요. 여자친구 거 구매하러 왔는데 그 정도 안에 안 들면은 원하는 맛을 구매하기 굉장히 힘들거든요.]

대체 뭐길래?

저도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옆 학생들과 친해졌습니다.

추억 만들려고 왔다는 학생들.

[원예담·임윤지·김가연/고등학교 1학년 : 못 갔거든요, 수련회를. 그래서 그거 대신해서 같이 자고 좋은 추억이 되는 것 같아요.]

다들 각자 방식으로 시간을 보냅니다.

[김도희/서울 시흥동 : 영화 보려고 아이패드에 좀 넣어왔고요. 그리고 잠 올 만한 책도 몇 가지 좀 가져왔습니다.]

해가 뜨고 줄이 움직입니다.

[찹쌀떡 매장 직원 : 알림 뜨시면 15분 내 방문해 주세요.]

6시간 기다려서 드디어 대기 등록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당장 살 수 있는 건 아니고 가게 문 열 때까지 또 기다려야 됩니다.

[찹쌀떡 매장 직원 : 양복 입으신 분까지가 150분 마감입니다.]

눈 앞에서 대기가 끊겼습니다.

[찹쌀떡 구매 실패한 손님 : {아쉽지 않으세요?} 뭐 어쩔 수 없죠.]

점심이 지나 정신이 아득해질 때쯤 찹쌀떡을 손에 넣었습니다.

11시간 만입니다.

밤을 같이 보낸 학생들과 인사했습니다.

[원예담·임윤지·김가연/고등학교 1학년 : 다시는 안 할 것 같긴 해요. 너무 힘들어서요. {누구랑 나눠 먹을 거예요.} 가족이요. 오빠랑 엄마 아빠랑.]

이번엔 경기도 광명의 한 골목길로 와봤습니다.

붕어빵집이 문을 열기도 전부터 인파가 많이 몰려 있는데요.

사실 붕어빵보다는 사람을 보러 온 줄입니다.

[김영서·백다해/중학교 2학년 : '붕은우!' 붕어빵이랑 차은우랑 합해가지고 붕은우라고 줄여서…]

여성들 알고리즘에 자꾸 나타난다는 이 사장님.

[정창희·심정현/경기 광명시 철산동 : 계속 뜨거든요. 볼 때마다 너무 잘 생기신 거예요.]

전국에서 찾아오고, 만나려면 2시간은 기다려야 합니다.

[정창희·심정현/경기 광명시 철산동 : 여기 커피 드시고 힘내세요. {아, 감사합니다.} 태어나서 1시간 반 이렇게 후딱 가는 건 처음입니다.]

[붕어빵 손님 : {맛있게 해드릴게요.} 이미 눈으로는 한번 맛있게 먹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 젊은이들만의 놀이가 아닙니다.

또 다른 가게 앞엔 유독 중장년층이 많습니다.

여기도 150명 정도가 오픈 전부터 줄을 서 있는데요.

바로 이 캐릭터 카드 때문입니다.

몇 배에 되팔 수 있는 카드라고 소문 났습니다.

[캐릭터 카드 구매자 : 우리는 이제 직장생활 안 하고 집에서 노니까. 크림이나 당근에 올리면…소일거리죠.]

전문가들은 이런 줄서기가, 일시적 현상이 아닌 문화가 됐다고 했습니다.

[이은희/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 구매 과정에서 느껴지는 어떠한 서사나 경험, 재미 이런 것들을 추구를 합니다.]

저희가 만난 시민들은 기약 없는 기다림도 오히려 좋다고 했습니다.

어쩌면 이들이 얻으려는 건 물건보다 순간의 경험일 지 모릅니다.

[영상편집 이지혜 VJ 김광준 작가 강은혜 취재지원 김동환 영상디자인 곽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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