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찹쌀떡 사려고 '11시간 대기'…기자도 기다려봤습니다
[앵커]
깊은 새벽, 텐트까지 치고 줄을 서는 사람들. 찹쌀떡을 사기 위해 10시간 넘게 기다립니다. 누군가에게 '오픈런'은 아직 이해 못할 일이지만, 또다른 누군가에게는 놀이 문화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이은진 기자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기자]
길바닥에 사람들이 누워있습니다.
텐트에 담요까지 무장했습니다.
서울 잠실의 한 쇼핑몰입니다.
지금 시간 새벽 4시인데요.
이곳이 문을 열기까지 6시간 정도 더 남았는데 벌써부터 사람들이 이렇게 줄을 서 있습니다.
[전우빈·박형준/경남 거제시 : 릴스에 너무 떠가지고 호기심 때문에…]
[차호성 /경기 수원시 인계동 : 어머니께서 먹고 싶다고 하셔가지고…]
기다리는 것, 150명한테만 한정 판매한다는 찹쌀떡입니다.
[정성욱/서울 화곡동 : 오늘 오후 7시 되기 좀 전에 왔어요. 여자친구 거 구매하러 왔는데 그 정도 안에 안 들면은 원하는 맛을 구매하기 굉장히 힘들거든요.]
대체 뭐길래?
저도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옆 학생들과 친해졌습니다.
추억 만들려고 왔다는 학생들.
[원예담·임윤지·김가연/고등학교 1학년 : 못 갔거든요, 수련회를. 그래서 그거 대신해서 같이 자고 좋은 추억이 되는 것 같아요.]
다들 각자 방식으로 시간을 보냅니다.
[김도희/서울 시흥동 : 영화 보려고 아이패드에 좀 넣어왔고요. 그리고 잠 올 만한 책도 몇 가지 좀 가져왔습니다.]
해가 뜨고 줄이 움직입니다.
[찹쌀떡 매장 직원 : 알림 뜨시면 15분 내 방문해 주세요.]
6시간 기다려서 드디어 대기 등록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당장 살 수 있는 건 아니고 가게 문 열 때까지 또 기다려야 됩니다.
[찹쌀떡 매장 직원 : 양복 입으신 분까지가 150분 마감입니다.]
눈 앞에서 대기가 끊겼습니다.
[찹쌀떡 구매 실패한 손님 : {아쉽지 않으세요?} 뭐 어쩔 수 없죠.]
점심이 지나 정신이 아득해질 때쯤 찹쌀떡을 손에 넣었습니다.
11시간 만입니다.
밤을 같이 보낸 학생들과 인사했습니다.
[원예담·임윤지·김가연/고등학교 1학년 : 다시는 안 할 것 같긴 해요. 너무 힘들어서요. {누구랑 나눠 먹을 거예요.} 가족이요. 오빠랑 엄마 아빠랑.]
이번엔 경기도 광명의 한 골목길로 와봤습니다.
붕어빵집이 문을 열기도 전부터 인파가 많이 몰려 있는데요.
사실 붕어빵보다는 사람을 보러 온 줄입니다.
[김영서·백다해/중학교 2학년 : '붕은우!' 붕어빵이랑 차은우랑 합해가지고 붕은우라고 줄여서…]
여성들 알고리즘에 자꾸 나타난다는 이 사장님.
[정창희·심정현/경기 광명시 철산동 : 계속 뜨거든요. 볼 때마다 너무 잘 생기신 거예요.]
전국에서 찾아오고, 만나려면 2시간은 기다려야 합니다.
[정창희·심정현/경기 광명시 철산동 : 여기 커피 드시고 힘내세요. {아, 감사합니다.} 태어나서 1시간 반 이렇게 후딱 가는 건 처음입니다.]
[붕어빵 손님 : {맛있게 해드릴게요.} 이미 눈으로는 한번 맛있게 먹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 젊은이들만의 놀이가 아닙니다.
또 다른 가게 앞엔 유독 중장년층이 많습니다.
여기도 150명 정도가 오픈 전부터 줄을 서 있는데요.
바로 이 캐릭터 카드 때문입니다.
몇 배에 되팔 수 있는 카드라고 소문 났습니다.
[캐릭터 카드 구매자 : 우리는 이제 직장생활 안 하고 집에서 노니까. 크림이나 당근에 올리면…소일거리죠.]
전문가들은 이런 줄서기가, 일시적 현상이 아닌 문화가 됐다고 했습니다.
[이은희/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 구매 과정에서 느껴지는 어떠한 서사나 경험, 재미 이런 것들을 추구를 합니다.]
저희가 만난 시민들은 기약 없는 기다림도 오히려 좋다고 했습니다.
어쩌면 이들이 얻으려는 건 물건보다 순간의 경험일 지 모릅니다.
[영상편집 이지혜 VJ 김광준 작가 강은혜 취재지원 김동환 영상디자인 곽세미]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호의인 척, 짜증 난다"…이하늘, 이 대통령 ‘유시민 처벌불원’에 발끈
- "올해 50세, 9급 합격 첫 출근했습니다"…늦깎이 신입에 쏟아진 응원
- "손 떨려서 진료 못 해"...압색 받은 소아응급 교수 7명 사직 결정
- [비하인드 뉴스] ‘날 들쑤셔?’ 홍준표 "이러면 돌아간다" 어디로?
- 김건희 "남편이 얼마나 깨끗한데" 안 통했다…구속 연장
- [단독] ‘윤석열 탄핵 반대 단체’ 인사를 인권위 자문위원에
- 147일만에 올공 투표함 열렸다…카메라 앞 ‘247만장’ 밤샘 검증
- "네타냐후 생명 연장 역설"…아랍계 정당에 운명 달렸다
- 특검보 에워싸고 "촬영 왜 못 해" 반발…3시간 밀렸다
- 잡아떼다 ‘눈물’ 안 통했다…김성훈 2심 "징역 5년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