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28년 만에 처음으로 SCM 연기…'전작권 전환' 정부 구상 차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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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가 올해 11월 혹은 12월에 개최하려 했던 국방장관급 협의체인 제58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내년 초로 연기했다. 한미 SCM이 해를 넘겨 열리는 것은 28년 만에 처음으로, 이번 SCM을 통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의 '빠른 전환'에 속도를 내려던 정부의 구상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28일 제기된다.
국방부는 "두 장관은 전작권 전환이 적기에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라며 한미 간에 이견이 심각하지 않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오는 12월까지 한미 간 이견을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따라 내년 초 SCM에서의 성공적인 전작권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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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이견 좁히지 못했나…국방부 "적기 전환 위해 긴밀 합의"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한미가 올해 11월 혹은 12월에 개최하려 했던 국방장관급 협의체인 제58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내년 초로 연기했다. 한미 SCM이 해를 넘겨 열리는 것은 28년 만에 처음으로, 이번 SCM을 통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의 '빠른 전환'에 속도를 내려던 정부의 구상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28일 제기된다.
당초 정부는 올해 SCM에서 전작권 전환의 '목표연도'를 도출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미국 측이 8개월 넘게 이어진 중동전쟁과 11월 3일 중간선거(상·하원 선거) 등을 이유로 SCM의 연기를 적극 주장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각에선 전작권 전환의 조건과 시점을 두고 한미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2·12 사태'와 이라크 전쟁 때만 미뤄진 SCM, 28년 만에 연기
한미는 이날 오전 열린 강신철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전쟁부) 장관의 양자 회담에서 SCM의 연기를 결정했다. 이번 회담은 오는 29일 개최 예정인 제13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 두 장관이 참석하면서 열렸다. 강 장관이 헤그세스 장관을 만난 건 취임 후 처음이다.
1968년 이후 서울과 워싱턴 D.C를 번갈아 가며 매년 개최되던 SCM이 해를 넘겨 열리게 된 사례는 이번이 3번째다. 1980년에는 12·12 군사쿠데타의 여파로 SCM이 무기한 연기되며 사실상 취소됐고, 1998년에는 미국의 이라크 공습 여파로 회의가 이듬해 1월로 미뤄진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엔 앞선 두 번의 사례처럼 미국과 한국이 SCM을 연기할 만한 '급변 사태' 혹은 '국가적 현안'이 없음에도 회의가 연기됐다.
SCM은 1968년 박정희 전 대통령과 린든 B.존슨 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한미 연합 방위 능력 제고를 위한 정책 협의·조정을 목적으로 국방장관회의를 연례화하기로 합의하며 시작됐다.
같은 해 1월 북한 민족보위성 정찰국 소속 특수부대인 '124부대' 무장공비의 청와대 습격 시도 사건과, 미 정보수집함인 푸에블로호가 북한에 나포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며 한반도 정세가 악화하자 한미 양국이 정기적으로 안보 현안을 점검하고 연합 방위 태세를 확인하기로 한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방과제인 전작권 전환에 있어서도 SCM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미가 장관급 회의체인 SCM에서 결정된 내용을 바탕으로 전작권 전환의 계획을 세우고 이를 양국 대통령에게 보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전작권 전환 문제는 주한미군사령관과 한국 합동참모의장이 만나는 상설군사위원회(PMC)와 한미 합참의장 간 군사위원회회의(MCM)에서 실무·군사적 검토를 거친 뒤 SCM에 안건으로 상정된다.
한미는 SCM의 연기 대신 오는 12월 강 장관과 헤그세스 장관의 양자회담을 또 열기로 합의했다. 구체적인 일정과 안건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를 통해 전작권 전환 논의의 동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두 장관은 매년 11월 전후로 열리던 SCM의 성공적인 개최가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을 표했다. 이를 위해 올해 12월 워싱턴 D.C.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갖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례적 연기엔 한미 '이견' 영향 관측도…국방부 "적기 전환 위해 긴밀 합의"
하지만 최근 전작권 전환 속도 등 세부 안건을 둘러싸고 드러난 한미 간 이견이 일정 연기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이달 중순 미국을 방문해 여러 차례 전작권의 '빠른 전환'에 회의적 입장을 드러내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대담에서 "조건에 기반한 전작권 전환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라면서도 "'시간'도 하나의 조건"이라고 밝혔다. 전작권 전환이 한국 정부의 구상보다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14일(현지시간)엔 골드국제전략연구소 주최 행사에서 "조건이 변했고 우리가 우리의 계획을 바꿨기 때문에 새로운 기준이 생겼다"라고도 언급했다. 이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최근 2~3년 사이 크게 고도화한 만큼,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한국군의 역량도 변화한 환경에 맞춰 다시 평가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됐다.
이를 종합하면 브런슨 사령관은 러시아와의 밀착을 통해 고도화한 북한의 국방력을 재평가하고, 이를 한미의 전작권 전환 논의에서 비중 있게 다뤄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그는 "대통령이나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즉각적인 전환을 지시한다면 따르겠다"면서도 "조건을 완전히 충족하지 않은 상태에서, 필요한 핵심 역량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실행할 경우 수반되는 위험을 대통령과 장관에게 설명하겠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 전까지만 해도 미 국방부는 전작권 전환 문제에 있어 한국의 입장에 호응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미국이 대중 견제 강화를 위해 추진 중인 '전략적 유연성'에 따라, 한반도 안보에 대한 주한미군의 '책임'을 덜 수 있다는 측면에서였다.
하지만 최근엔 워싱턴의 기류가 '한반도에서의 작전 주도권 유지'가 대중 견제에 더 유리하다는 쪽으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브런슨 사령관의 노골적 발언에도 이 같은 기류가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국방부는 "두 장관은 전작권 전환이 적기에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라며 한미 간에 이견이 심각하지 않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오는 12월까지 한미 간 이견을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따라 내년 초 SCM에서의 성공적인 전작권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는 2014년부터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 능력 △동맹의 북핵·미사일 대응 능력 △역내 안보 환경이라는 3가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에 따라 전환 절차를 밟고 있다.
이 조건하에서 한미는 한국이 주도하는 미래연합사령부의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을 평가·검증하고 있다. 지난 2022년 2단계인 FOC의 평가를 마친 상태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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