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만 건졌어" 마지막 터전마저 '잿더미'‥구룡마을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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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서울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에서 발생했던 큰불은, 14시간여 만인 오늘 새벽 4시쯤 모두 꺼졌습니다.
마을을 집어삼킨 뒤 산으로 번졌던 불길은 13시간 만에 잡혔습니다.
"우리 구룡마을은 불이 나면 1분도 안 걸려요. 순식간에 다 타버리거든요."
여름 물난리, 겨울 불난리를 번갈아 겪으면서도 삶의 터전,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을 못 떠난 1백 마흔 가족들에게, 다시 혹독한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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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어제 서울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에서 발생했던 큰불은, 14시간여 만인 오늘 새벽 4시쯤 모두 꺼졌습니다.
불은 다 꺼졌지만, 91가구, 127명이 삶의 터전을 잃었는데요.
잿더미로 변한 구룡마을에 김흥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마을을 집어삼킨 뒤 산으로 번졌던 불길은 13시간 만에 잡혔습니다.
기온이 뚝 떨어진 가을밤, 타들어 가는 마을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주민 (음성변조)] "지금 내 집이 타고 있는데 절대 움직일 수가 없죠."
출입이 통제된 구룡마을 입구.
취재진과 만난 할머니는 눈을 훔쳤습니다.
[최봉순/주민] "이것도 얻어입은 거고… 약을 하나도 못 가져왔는데…"
수십 년 이곳을 지켜온 목사님과 함께 마을로 들어가 봤습니다.
판잣집들 사이 미로 같은 길을 20분가량 들어가자, 불길이 번졌던 3지구가 나옵니다.
어디가 집이고 어디가 길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전부 불에 탔습니다.
소방관들은 앙상하게 남은 골조를 누비며 감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불길이 시작됐던 2지구.
한 주민은, 반쯤 남은 집, 타 버린 허공에 눈에 선한 듯 부엌을 그렸습니다.
[전종남/주민] "두 평은 부엌이고, 세탁기, 냉장고도 있었고…"
앙상하게 뼈대만 남은 차체, 잿더미 곳곳에선 연기가 피어올랐습니다.
집을 잃은 이재민은 91가구, 127명.
대피소도 가 봤습니다.
판자촌 대신 이제 체육관 텐트 신세입니다.
[이은순/주민] "강아지 안고 그냥 엎어지며 자빠지며 간신히 목숨만 건졌어요. 불이 앞에 막 날아오는데…"
1980년대 철거민들이 터를 잡은 구룡마을.
나무판자에 비닐과 스티로폼을 덧댄 집은 그대로 불쏘시개가 됐고, 불을 끌 소화전조차 부족했습니다.
[주민 (음성변조)] "우리 구룡마을은 불이 나면 1분도 안 걸려요. 순식간에 다 타버리거든요."
10년 전, 재개발 계획이 발표된 뒤, 1107세대 대부분이 떠났습니다.
여름 물난리, 겨울 불난리를 번갈아 겪으면서도 삶의 터전,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을 못 떠난 1백 마흔 가족들에게, 다시 혹독한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주민] "오죽하면 살았겠냐고요. 어쩔 수 없이, 내 주거지에서 끝까지 살아야 하는 사람밖에 없어요."
MBC뉴스 김흥준입니다.
영상취재: 서두범·황주연 / 영상편집: 노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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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서두범·황주연 / 영상편집: 노현영
김흥준 기자(heungju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6/nwdesk/article/6861421_3700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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