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편집국장 "사과할 일 아냐…대통령 인식·발언 문제라는 데 변함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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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이주노동자에 대한 자신의 발언을 지적한 한겨레 기사 제목에 정정과 사과를 요구한 것을 두고 황준범 한겨레 편집국장이 미디어오늘에 "사과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국장은 기사 제목을 수정한 경위를 두고는 "직접 인용을 더 완벽히 담아주는 게 더 완결성 높다고 판단해 (정정 요청을) 반영했다"며 "전체 맥락에서 대통령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발언과 인식은 문제적이라는 데 변함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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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이주노동자 경제에 크게 도움 안 돼" 발언 기사에 정정·사과 요구
황준범, 제목 수정 경위 "문제 제기 타당, 직접인용 더 완벽히 담은 것"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이주노동자에 대한 자신의 발언을 지적한 한겨레 기사 제목에 정정과 사과를 요구한 것을 두고 황준범 한겨레 편집국장이 미디어오늘에 “사과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국장은 기사 제목을 수정한 경위를 두고는 “직접 인용을 더 완벽히 담아주는 게 더 완결성 높다고 판단해 (정정 요청을) 반영했다”며 “전체 맥락에서 대통령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발언과 인식은 문제적이라는 데 변함이 없다”고 했다.
황 국장은 2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이 대통령의 거듭된 정정과 사과 요구에 대한 한겨레 입장을 묻는 질의에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27일 X(옛 트위터)에 <“외국인 노동자, 국가 경제에 도움 안돼”…이 대통령 발언 비판 쇄도>라는 제목의 한겨레 기사를 공유하며 “'도움이 안 된다'는 말과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은 '크게' 차이가 있다. 같은 기사의 본문 내용과 제목 내용이 다르다”며 “기사 정정하고 사과하실 것으로 믿는다”라고 썼다. 이 대통령은 당일 생중계된 국무회의에서 농어촌 인력난 해소 방안을 논의하며 “외국인 노동자들을 불러다가 해도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 전부 다 송금해 버리니까”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자신의 발언이 이주노동자 배제적 발언임을 지적하는 게시물도 반박하면서 “한겨레신문에 정정과 사과를 요구했다”고 썼다. 이후 한겨레 기사 제목에 '크게'가 추가되자, 28일 “기사 제목을 바꿨으면 왜 바꿨는지 밝히고 기사를 고칠 만큼 잘못했으면 사과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라고 재차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지부는 이날 성명에서 “대통령은 언론에 사과를 요구하기 앞서 이주노동자에게 사과하라”고 밝혔다. 한겨레지부는 “발언 본질은 부사 '크게' 유무로 달라지지 않는다”며 “'전부 다 송금해버린다',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은 이들의 삶과 경제활동을 지워버리는 부정확하고 차별적인 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지부는 편집국 내 제목 수정이 취재기자와 상의 없이 이뤄진 점도 지적했다.
황 국장은 이날 통화에서 기사 제목에 '크게' 표현을 추가한 경위를 두고 “어젯밤 대통령의 X 글이 올라온 것을 보고, 어느 기사나 취재원에도 그러하듯이 당사자의 문제 제기를 살펴 일리 있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제목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황 국장은 “그 이상 대통령에 이것을 사과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통상 취재원의 적당한 반론이나 정정 요청을 수용해왔다. 정정 경위를 밝히고 사과까지 하라는 것은 기존 언론 전반의 관행이나 선례로 남을 것을 생각해도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겨레지부와 이주인권단체들은 이 대통령 발언이 그 자체로 부적절한 차별 발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황 국장은 이와 관련해 “맞다. 전체 맥락에서 대통령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발언과 인식은 문제적이라는 데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황 국장은 “다만, 본인이 주장할 때 '크게 도움 안 된다'와 '그냥 도움이 안 된다'는 건 차이가 있다는 점은 타당성 있다고 봤다”며 “그리고 이 기사는 대통령의 직접 발언을 가져다 썼고 직접인용한 제목이라, 당초엔 편집 과정에서 일부 축약해 실었는데 직접인용을 더 완벽히 담아주는 게 더 완결성을 높이는 것이라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황 국장은 기사를 작성한 기자와 상의 없이 제목을 정정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관련 부서장들과 논의했다. 야간 위원장을 통해 부장들이 있는 데스크 톡방에 '고쳤노라'고 상황을 공지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출고된 기사까지 (기자와)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인데, 이번은 기사에 없는 내용을 제목에 넣거나, 기사 취지를 완전히 바꾸거나, 주제와 방향을 트는 작업이 아니었다. 밤에 취재기자에게까지 서로 소통할 사항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제목 수정은 편집부와 디지털뉴스부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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