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혜성이 초기 지구에 생명 재료 전달했을 가능성 매우 낮아"

이주영 2026. 10. 2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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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초기 지구에 충돌한 혜성이 생명체 탄생에 필요한 물질들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어 시뮬레이션 결과를 종합하면 혜성이 생명체 탄생에 필요한 분자를 지구에 전달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지구 생명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결론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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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연구팀, 혜성 충돌 컴퓨터 모델링…"전달 성공했어도 극히 드문 사건"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태양계 초기 지구에 충돌한 혜성이 생명체 탄생에 필요한 물질들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혜성이 생명체 분자 재료를 지구에 가져다줬을 것이라는 오랜 가설에 의문을 제기한다.

혜성 충돌 상상도 [Scarlett White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국 케임브리지대 리처드 앤슬로 박사팀은 28일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서 혜성의 대기권 진입과 충돌, 유기분자 파괴 과정 등을 컴퓨터 모델로 분석한 결과, 혜성이 생명체 기본 원료를 지표면에 충분한 농도로 전달하는 일은 극히 드물었을 것으로 추정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앤슬로 박사는 "혜성에는 탄소와 질소 함유 분자들이 들어 있어 지구 생명체 기원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돼왔다"며 "이는 다소 낭만적인 생각이지만 이 연구는 그런 일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구 생명의 기원을 설명하는 가설 중 하나는 탄소와 질소를 포함한 다양한 휘발성 유기분자가 들어 있는 혜성이 초기 지구에 생명체 탄생에 필요한 분자를 공급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가설을 검토하기 위해 태양계 혜성에서 발견되는 분자 가운데 생명체 탄생 이전 단계의 화학 반응에 필요한 농도로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표적인 물질인 시안화수소(HCN)에 주목했다.

기존 실험 연구에서는 시안화수소가 충분한 농도로 존재할 경우 지질과 당, 핵염기, 뉴클레오타이드 등 합성에 활용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먼저 공전주기 200년 이하 단주기 혜성의 형성과 이동 과정을 동역학 모델로 계산하고, 혜성이 초기 지구 대기권에 진입할 때 크기와 진입 각도, 속도에 따라 얼마나 파괴되거나 감속되는지 컴퓨터 모델로 분석했다.

이어 혜성이 대기권을 통과해 지표면과 충돌할 때 발생하는 고온에서 시안화수소가 얼마나 살아남는지, 생명체 탄생 이전 단계의 화학반응에 필요한 농도로 시안화수소를 전달할 수 있는 충돌이 얼마나 자주 일어났을지 추정했다.

"혜성이 초기 지구에 생명의 재료 전달했을 가능성 매우 낮아" ChatGPT 활용 제작 [Scientific Reports, Richard J. Anslow et al.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모델링 결과, 혜성은 크기와 진입 각도에 따라 대기권에서 파괴될 가능성이 달랐다. 특히 작은 혜성은 지표면 도달 전에 높은 고도에서 부서질 수 있었고, 비스듬한 각도로 진입하는 혜성도 대기권을 통과하는 동안 파괴될 가능성이 컸다.

또 혜성이 대기권을 통과해 지표면에 도달하더라도 충돌 속도가 빠르면 시안화수소가 높은 열에 파괴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조건을 조합한 10만회의 시뮬레이션으로 초기 지구의 혜성 충돌을 재구성한 결과, 시안화수소를 충분한 농도(10mM 이상)로 지구에 전달하는 충돌은 전체 시뮬레이션의 28%에서 전혀 일어나지 않았고, 일어난다고 해도 가장 유리한 조건을 가정할 경우 성공적인 충돌 횟수 중앙값은 한 차례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시안화수소 분자가 지표면에 도달하더라도 주변 지하수나 빗물 등이 유입되면 빠르게 희석되기 때문에 화학반응에 필요한 농도가 유지되는 시간이 짧아 생명체 탄생으로 이어지는 화학반응이 일어나기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시뮬레이션 결과를 종합하면 혜성이 생명체 탄생에 필요한 분자를 지구에 전달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지구 생명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결론이라고 밝혔다.

대신 화성이 지구보다 중력이 약하고 대기가 희박해 혜성 유래 분자가 표면에 도달해 보존되기 유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이는 분자 전달 조건에 관한 것으로 실제 화성에서 생명체 탄생으로 이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 결과가 생명체의 기원을 설명하는 다른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며 소행성 충돌 뒤 분자가 합성됐거나 지구 자체의 화학적·지질학적 과정에서 생명체 탄생에 필요한 물질이 만들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는 혜성이 지구 생명체 기원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오랜 가설에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다른 행성계에서 생명체를 찾을 때도 행성의 크기와 대기, 혜성의 충돌 조건을 함께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 출처: Scientific Reports, Richard J. Anslow et al., "Cometary impacts an unlikely pathway towards the origins of life on Earth", http://dx.doi.org/10.1038/s41598-026-74214-y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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