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댔던 중국 증시, 4개월간 3200억원 증발…기술자립 속도전에 다소 부담

박은하 기자 2026. 10. 2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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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증시의 40%…기업 수익 부진
당국 구원투수 나섰지만 ‘안정’ 방점
반부패 수사 확산에 투자 심리도 위축
상하이 금융중심가 푸둥신구에 안개가 낀 모습. 2025년 12월 촬영. /박은하 기자

지난 5월 이후 중국 증시에서 2조4000억달러(약3200억원) 증발해 당국이 시장 안정을 위한 구원투수로 나섰다. 증시 하락이 계속되면 미국과의 AI 패권경쟁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등에 따르면 최근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상장된 주식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가 최근 6월 최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해 기술적 약세장에 들어섰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5월 이후 중국 증시에서 2조4000억달러가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특히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기술·혁신 기업으로 구성된 스타 50 지수는 고점 대비 40% 떨어졌다.

중국 당국은 구원투수로 나섰다. 당국은 지난 21일 국영투자은행을 통해 상장지수펀드(ETF)를 구성해 하루에만 68억 달러(약9조원)을 투입했다. 중국 증시는 이후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하락세를 반전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진단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증시 하락세가 홍콩으로 번졌다며 28일 본토 투자자들이 홍콩 증시에서 200억 홍콩달러(약3조4000억원)를 거둬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2021년 7월 이후 최대 규모의 본토 자금 유출이다. 홍콩 항셍 지수는 올해 들어 12% 하락했다

중국 증시가 최근 4개월간 큰 폭으로 하락한 가장 큰 이유는 인공지능(AI) 기업들의 부진 때문이다. 상장 당시 800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유니트리는 지난 8월 상장 이후 증시가 반토막 났다. CXMT 역시 9월 말 이후 주가가 하락했으나 당국 증시 안정 자금 투입 이후 손실분을 만회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중국과 홍콩 증시에서 AI 관련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40%가 넘기 때문에, AI 관련 주식 가치에 조금이라도 타격이 생기면 시장 전체에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AI 산업 육성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왔다. 이달에는 600억위안(약 12조원) 규모의 AI 투자펀드가 조성돼 개발업체들에 자금을 투자했다. 그러나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지 않았고 이는 기업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미국에서도 광범위한 인프라 투자에 비해 수익률이 낮다는 진단이 나오며 앤트로픽 등 AI 기업 주가가 하락한 바 있다.

중국 정부가 대규모 경제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1~3분기 누적 성장률은 4.6%였다. 수출이 이끈 성장이지만 중국 정부가 연초에 제시했던 목표에 부합한다.

중국 공산당은 29일까지 열리는 20기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제5중전회) 이후 내년 당 대회 준비에 본격적으로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시장 상황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한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는 정책은 실시할 가능성이 낮다.

이에 더해 최근 반부패 수사의 칼끝이 금융당국과 전·현직 경제관료들에 집중되면서 기업가들과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전해진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급인민법원은 지난 27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왕후이민 전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기율검사감찰조 조장에게 사형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홍콩 로터스자산운용의 홍하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증시 하락이 지속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상장 계획을 멈출 것이라고 전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중국 기업들이 실탄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미국과의 AI 패권 경쟁에 짐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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