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면 꿀잠 잔다?… 숨길 좁아져 '수면 무호흡증' 위험 키울 수도

정보금 기자 2026. 10. 2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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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에 들면 금세 잠들고 코도 골지 않는데, 7~8시간을 자도 아침이 개운하지 않다면 수면 무호흡증을 의심해 볼 만하다. 흔히 코골이가 심한 사람의 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코골이 소리 크기와 무호흡의 정도는 비례하지 않고 기도가 완전히 막히면 오히려 소리조차 나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수면 무호흡증 환자 19만 명과 대조군을 비교한 대규모 연구가 있었습니다.

대규모 임상에서 무호흡 지수가 위약군보다 뚜렷하게 좋아졌고, 국내에서도 2025년에 비만을 동반한 중등도 이상 수면 무호흡 치료제로 정식 허가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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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에 들면 금세 잠들고 코도 골지 않는데, 7~8시간을 자도 아침이 개운하지 않다면 수면 무호흡증을 의심해 볼 만하다. 흔히 코골이가 심한 사람의 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코골이 소리 크기와 무호흡의 정도는 비례하지 않고 기도가 완전히 막히면 오히려 소리조차 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숨이 반복해서 멎는 상태가 이어지면 심방세동과 치매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다.

여기에 잠들기 위해 마시는 술이나 코골이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붙이는 입 테이프 같은 잘못된 수면 습관이 숨길을 더 좁힐 수 있어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코골이 너머에 숨은 수면 무호흡증의 실체와 잘못된 수면 습관, 올바른 대처법을 이비인후과 박성빈 원장(서울아산이비인후과의원)과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코를 골지 않아도 무호흡증을 의심해야 하는 일상 속 신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코골이 소리 크기와 무호흡의 심한 정도는 비례하지 않습니다. 코골이는 기도가 좁아졌다는 소리 신호일 뿐이고, 완전히 막혀버리면 소리도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진료실에서 꼭 여쭤보는 신호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입이 마르고 목이 아프다면 밤새 입으로 숨을 쉬었다는 뜻입니다.

둘째, 자고 일어났을 때 머리가 묵직한 아침 두통은 밤사이 산소가 떨어지고 이산화탄소가 오르내리면서 생기는 것으로 봅니다.

셋째, 의외로 많이 놓치시는 야간뇨입니다. 다른 이유 없이 밤에 화장실을 두 번 이상 가신다면 의심해 보셔야 합니다.

숨이 막혀 가슴 압력이 급격히 변하면 심장이 몸에 물이 너무 많다고 착각해 소변을 만드는 호르몬을 내보내기 때문입니다. 전립선 문제인 줄 알고 오셨다가 무호흡으로 진단되는 분도 꽤 있습니다. 이 밖에도 7~8시간을 자도 개운하지 않고 낮에 참을 수 없이 졸리다면 잠의 양이 아니라 질이 무너진 것이므로, 코골이 여부와 상관없이 검사를 받아보셔야 합니다.

아이들도 어른과 같은 신호를 보이나요? 아이가 코를 골거나 입을 벌리고 잔다면 어떤 점을 살펴봐야 하고, 키 성장이나 집중력에도 영향을 주나요?
소아는 성인과 신호가 완전히 다릅니다. 어른은 잠이 부족하면 낮에 졸려 하지만, 아이들은 오히려 더 산만해지고 과잉 행동을 보입니다. 그래서 ADHD로 오해받다가 뒤늦게 편도·아데노이드 비대가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고, 국내 연구에서도 소아 수면 호흡 장애가 집중력 저하나 ADHD 증상과 뚜렷한 관련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부모님이 살펴보실 부분은 입을 벌리고 자는지, 목을 젖히거나 엎드려 엉덩이를 드는 자세로 자는지, 이불이 젖을 만큼 땀을 흘리는지, 아침에 깨우기가 유난히 힘든지, 또래보다 키 성장이 더딘지입니다. 성장 호르몬은 깊은 잠에 들어야 분비되는데 수면이 계속 끊기면 그 시간을 놓치게 됩니다. 얼굴 뼈가 자라는 시기에 입으로 숨 쉬는 습관이 길어지면 위턱이 좁아지고 아래턱이 뒤로 밀린 형태로 굳어질 수도 있어서, 성장기에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통 술을 마시고 자면 잠이 잘 온다고 느끼는데, 이런 음주가 수면 무호흡증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요?
술을 마시면 잠이 잘 온다고 느끼시는 분이 많은데, 이는 절반만 맞는 이야기입니다. 술은 잠에 빨리 들게 해줄 뿐, 잠의 질은 오히려 떨어뜨립니다. 문제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알코올은 기도를 지탱해 주는 근육의 긴장을 풀어버립니다. 평소 살짝 좁던 기도가 술 마신 밤에는 축 늘어져 완전히 막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알코올은 그 자체로 무호흡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확인되어 있고, 음주량이 늘수록 무호흡 저호흡 지수도 함께 올라갑니다. 

둘째, 알코올은 뇌가 산소 부족을 감지해 몸을 깨우는 각성 반응을 둔하게 만듭니다. 화재 경보기 배터리를 빼놓고 자는 셈이어서 무호흡이 훨씬 길어지고 산소 포화도도 더 깊이 떨어집니다. 

술을 마시면 잠이 잘 온다는 착각을 하기 쉽지만, 이는 오히려 수면무호흡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있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그렇다면, 수면제나 신경안정제는 효과가 있다고 봐야 할까요?
수면제나 신경안정제도 종류에 따라 비슷하게 작용할 수 있고, 특히 신경안정제 계열은 근육을 늘어뜨리고 각성 반응을 둔하게 만들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잠이 안 오는 것이 아니라 밤새 숨이 막혀 깨는 것인데 원인은 두고 경보기만 끄는 상황일 수 있으므로, 순서상 수면다원검사가 먼저입니다.

양압기 같은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치매 위험이나 기억력·집중력에도 도움이 된다는 말이 사실인가요? 조기 치료가 중요한 이유도 궁금합니다.
영국에서 수면 무호흡증 환자 19만 명과 대조군을 비교한 대규모 연구가 있었습니다. 수면 무호흡이 있으면 전체 치매 위험이 12%, 혈관성 치매는 29% 높았는데, 양압기 치료를 받은 분들은 치매 위험이 대조군과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것만으로 양압기가 치매를 막아준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흘려듣기 어려운 신호입니다. 환자분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훨씬 빠릅니다.

양압기를 제대로 쓰기 시작하면 2주에서 한 달 사이에 아침에 머리가 맑다, 운전할 때 무섭지 않다는 말씀부터 하십니다. 이미 오래 방치돼 손상이 진행된 경우에는 되돌리기보다 더 나빠지는 것을 막는 쪽에 가깝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중요합니다. 양압기는 사 놓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건강보험 기준으로 하루 4시간 이상, 한 달 70% 이상 사용해야 급여가 유지됩니다. 이는 최소한의 기준이며, 자는 내내 쓸수록 효과는 더 큽니다. 처음 두세 달 동안 마스크와 압력을 맞추는 과정이 치료를 잘 이어갈 수 있는지를 좌우합니다.

수면 무호흡증이 부정맥, 특히 심방세동과도 관련이 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연관성이 있나요?
심장 입장에서 무호흡은 밤새 반복되는 작은 사고입니다. 숨이 멎으면 혈중 산소가 뚝 떨어지고, 뇌는 이를 비상 상황으로 판단해 교감신경을 크게 끌어올립니다. 그 순간 혈압이 치솟고 심박수가 요동칩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있는데, 막힌 기도로 어떻게든 숨을 쉬려고 애쓰면 가슴 안이 진공처럼 당겨지면서 심장의 심방이 물리적으로 늘어납니다.

이런 일이 하룻밤에 수십 번에서 수백 번 반복되면 심방 조직이 서서히 변형되고 전기 신호가 엉키면서 심방세동이 생길 수 있습니다. 메타분석에서 수면 무호흡이 있으면 심방세동이 새로 생길 위험이 일반인의 약 1.7배였고, 무호흡 저호흡 지수가 높을수록 위험도 비례해서 올라갔습니다. 그래서 심방세동으로 시술을 받았는데 자꾸 재발한다면 수면 무호흡을 꼭 같이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원인은 밤에 있는데 낮에만 치료하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마스크 착용이 힘들어 양압기를 중도에 포기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럴 때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치료에는 어떤 것이 있고,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요?
양압기가 1순위 치료인 것은 맞지만, 본인의 증상에 맞지 않은 치료라면 다른 치료법을 찾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첫 번째 대안은 구강 내 장치입니다. 마우스피스처럼 끼고 아래턱을 앞으로 당겨 혀뿌리 뒤에 공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경증과 중등도에서 효과가 좋습니다.

두 번째는 수술입니다. 막히는 지점이 해부학적으로 분명할 때 도움이 되는데, 내시경으로 막힌 자리를 직접 확인한 뒤에 시행해야 하고 성공률은 위치에 따라 다릅니다.

세 번째로, 고도비만이 동반된 분은 체중 자체가 가장 큰 원인이라 최근에는 GLP-1 계열 체중 감량 주사를 함께 쓰기도 합니다. 대규모 임상에서 무호흡 지수가 위약군보다 뚜렷하게 좋아졌고, 국내에서도 2025년에 비만을 동반한 중등도 이상 수면 무호흡 치료제로 정식 허가를 받았습니다.

보통 양압기와 함께 사용하는데, 체중이 빠지면 압력도 낮아지고 마스크도 수월해집니다. 다만 무호흡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양압기를 대신하는 약도 아닙니다. 전문의약품이므로 반드시 진료를 받고 시작하셔야 합니다. 마스크가 답답해 포기하신 분들 상당수는 마스크 종류나 압력이 맞지 않았던 경우이므로, 포기하시기 전에 조정부터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SNS에서 입 벌리고 자는 것을 막는 마우스 테이핑이 자주 보이는데, 코골이나 무호흡증 완화에 효과가 있나요? 위험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원인을 모른 채 따라 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최근 체계적 문헌 고찰을 보면 효과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부족한 반면, 진단되지 않은 코막힘이나 중증 수면 무호흡이 있는 경우 질식을 포함한 심각한 위해 가능성이 보고됐습니다. 입을 벌리고 자는 것은 대부분 코가 막혀서 나타나는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비염이나 축농증, 비중격만곡이 있는 분이 입을 테이프로 막으면 코로 숨 쉴 길이 없어, 밤사이 산소 포화도가 오히려 더 떨어질 수 있습니다. 코가 왜 막히는지 먼저 진단하고 치료하면 입으로 숨 쉬는 증상도 완화됩니다. 실제로 비염 치료나 간단한 비중격 교정으로 입 호흡과 코골이가 함께 좋아지는 분들이 많습니다. 다만 코 치료만으로 무호흡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수면 무호흡 검사는 따로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병원 가기가 번거롭거나 민망해서 검사를 미루고 있는 분들께 당부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수면 무호흡은 잠버릇이나 성격 문제가 아니라 밤마다 몸에 산소가 끊기는 명백한 질환입니다. 고혈압, 당뇨, 심방세동, 치매, 그리고 졸음운전 사고까지 모두 수면 무호흡과 깊이 얽혀 있습니다. 다행히 이 병은 진단만 되면 대부분 관리가 가능합니다.

게다가 요즘은 수면다원검사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예전만큼 비용 부담이 크지 않고, 하룻밤이면 검사가 끝나기 때문에 시간도 오래 소요되지 않습니다. 수면 습관을 바꾸는 것 만으로도 10년, 20년이 달라집니다. 

정보금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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