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이주노동자 사망 공장 연마기, 정상 회전수 초과 가동… 관리 책임 도마

유혜연 2026. 10. 2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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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속도 넘겨 과도한 작동 정황
장기간 분진 노출 등 작업장 열악
‘불법 파견 형태 고용’ 의혹 제기도
회사·노동당국 책임 규명 목소리

28일 오후 김포시 월곶면의 자동차부품 제조 A업체 김포공장 전경. 지난 15일 이곳에서 연마 작업을 하던 필리핀 국적 이주노동자 하롤드 라자가(44)씨가 연삭숫돌 파편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6.10.28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김포시의 한 자동차부품 공장에서 작업 중 숨진 필리핀 국적 이주노동자(10월28일자 7면 보도)가 사고 당시 정상 가동 범위를 초과한 속도로 작동하던 연마기로 작업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계가 적정 속도를 넘어 가동된 경위와 평소 설비 점검 실태에 대한 규명이 필요한 가운데 작업장의 기본적인 안전조치조차 미흡했다는 의혹까지 나오면서 사업주와 노동당국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8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5일 김포시 월곶면 소재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A업체의 김포공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당시 연마기는 분당 2천400회전(RPM)으로 작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계의 정상 가동 범위는 2천RPM 이하로 알려졌는데, 이를 초과한 것이다.

당시 필리핀 국적 노동자 하롤드 라자가(44)씨는 자동차부품 주물 표면의 돌출부를 대형 연마기로 갈아내던 중 연삭숫돌이 파손되면서 튄 파편에 맞아 숨졌다. 기계의 과도한 회전이 파손에 영향을 미쳤는지, 평소 설비 점검과 관리에 소홀함은 없었는지 노동당국의 수사를 통해 주요하게 규명해할 대목인 셈이다.

이날 찾은 A업체의 김포공장에서는 사고가 발생한 작업 공간을 제외한 다른 공정에서 작업이 이어지고 있었다. 다만 사측의 출입 통제로 내부 작업환경은 확인할 수 없었다.

라자가씨의 노동환경은 열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을 조력하는 경기이주평등연대 등에 따르면 그는 평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토요일에도 오후 4시까지 일했다. 장기간 분진과 가스 등에 노출됐으며 만성적인 천식으로 매일 흡입제를 사용했다고 한다. A업체가 라자가씨 등 이주노동자들을 불법 파견 형태로 고용해 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사업장에 기본적인 안전장치가 갖춰져 있었는지 역시 노동당국이 규명해야 할 사안이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다음 날인 16일 ‘중대재해 발생 알림’을 통해 해당 사고를 알리고 연삭기 안전덮개 사용과 연삭숫돌 결함 확인, 작업 전·교체 후 시험 운전 등을 예방대책으로 제시한 바 있다.

28일 오전 고용노동부 부천지청 앞에서 경기이주평등연대와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등 노동·시민단체들이 김포 자동차부품 공장 이주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026.10.28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사고 이후 사업장의 안전관리와 고용구조를 둘러싼 의혹이 잇따르면서 노동당국의 사전 관리·감독 책임도 도마에 올랐다.

경기이주평등연대와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등은 이날 고용노동부 부천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업체 김포공장의 작업환경에 대해 “안전장치도 안전한 작업 방식도 그 어떤 안전조치도 없었다”며 감독 소홀을 규탄했다. 이어 사고 원인과 불법 파견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 및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다.

손진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은 “위험한 일은 가장 약한 처지의 노동자들에게 떠넘기고 책임을 져야 할 때는 인력업체 뒤에 숨는 구조가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불법 파견과 하루 12시간에 이르는 장시간 노동, 분진 노출, 건강진단과 보건관리 실태 등을 감독을 통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날 김포공장 현장에서 만난 A업체 관계자는 “유가족 지원은 대사관을 통해 중재해 하고 있다”며 “(장시간 노동과 기계 관리, 안전조치 소홀 의혹 등은)현재 노동부 조사 중인 사안이라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혜연·이시은 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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