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 팔아 범죄 막고, 소통으로 문제 풀고' 베테랑의 현장 철학 [넘버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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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6시 30분. 서울금천경찰서 독산파출소 정길용 경위(사진)의 하루는 일찍 시작된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정 경위는 불안해하며 현장을 벗어나려는 학생을 의자에 앉힌 뒤 종이를 꺼냈다.
위기 현장에서 정 경위가 중시하는 것은 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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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차 지역경찰 "현장을 지키는 것이 본분"
헌옷수거함 점검·고물상 방문...지역치안 연계 활동 펼쳐
투신시도 장애 학생 필담으로 진정…상담기관 연계
"현장에서 먼저 뛰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면 좋은 결과 따라와"

지역경찰의 주된 업무는 112 신고 대응이지만 신고가 없는 시간에도 할 일은 많다. 순찰 중 위험한 곳을 발견하면 구청에 개선을 요청한다. 독산동은 낮에는 교통 민원, 밤에는 주취자 신고가 잦다. 가정폭력 신고도 적지 않아 현장에서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고 상황을 진정시키는 일에도 힘쓴다.
당시 관내에서는 헌옷수거함과 택배 물품 절도가 반복되고 있었다. 지난 4~6월 발생한 절도 132건 중 관련 사건만 약 20건이었다. 그날 이후 정 경위는 헌옷수거함 160곳을 점검해 예방 스티커를 붙이고, 헌옷을 매입하는 고물상 10곳을 찾아 협조를 요청했다. 새벽에는 폐지와 헌옷을 팔러 온 노인들을 기다렸다가 직접 설득했다. 정 경위는 "가져가서 팔더라도 벌금이 나오면 하루 버는 돈보다 훨씬 더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며 "대부분 이해하고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아저씨가 글을 써서 얘기해도 될까 하고 물었다. 글을 보여주니까 그 친구도 휴대전화로 답했다. 그렇게 대화를 하다 보니 조금씩 마음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학생은 이전에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정 경위는 보호자와 정신응급 대응기관을 불렀지만 응급입원 병상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튿날에는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직접 연락해 상담을 연계하고 보호자와도 연락을 이어갔다.
그는 "저도 자식이 있다 보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어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제가 할 수 있는 건 관련 기관과 연결해 지속적으로 도움을 받게 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게도 먼저 움직이는 자세를 당부했다. 그는 "뭐든 한발 먼저 뛴다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다 보면 결과가 좋더라"며 "뒤로 물러서기보다 먼저 움직이는 경찰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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