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부품 없어서 못 판다"…삼성전기, 영업익 165% 폭증

강민경 2026. 10. 2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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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고부가 부품 판매 확대에 힘입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전기는 28일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7633억원, 영업이익 691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AI 서버용 부품의 공급 부족 속에 고부가 제품 판매가 늘고 가격까지 오르면서 이익 증가 폭이 매출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고성능 반도체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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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3.8조·영업익 6910억…분기 최대 실적
영업이익률 9%→18.4%…고부가 제품 효과
50개 고객사와 장기계약…내년 MLCC 매출 과반
6.8조 투자에도 물량 부족…추가 증설 검토
삼성전기 분기 실적./그래픽=비즈워치

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고부가 부품 판매 확대에 힘입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이 1년 새 165% 급증하면서 영업이익률도 18%를 넘어섰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공급 요청이 잇따르는 가운데 대규모 증설에도 부품 부족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장기공급계약과 생산능력 확대로 급증하는 AI 수요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50개 고객사 줄 섰다…이익률 2배로

삼성전기는 28일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7633억원, 영업이익 691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0%, 165% 증가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9%, 영업이익은 57%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수익성 개선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3분기 9.0%였던 영업이익률은 올해 1분기 8.7%, 2분기 12.7%를 거쳐 3분기 18.4%까지 상승했다. 1년 만에 9.4%포인트(p) 높아진 것이다. AI 서버용 부품의 공급 부족 속에 고부가 제품 판매가 늘고 가격까지 오르면서 이익 증가 폭이 매출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실적을 이끈 것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반도체 패키지기판이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고성능 반도체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MLCC를 담당하는 컴포넌트 사업부의 매출은 1조88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전 분기 대비 14% 증가했다. 서버·네트워크 장비·전력 공급 장치 등 AI 데이터센터 관련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었다. 전기차·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스마트폰용 제품도 성장세를 보였다.

MLCC는 전자회로에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핵심 부품이다. AI 서버는 일반 서버보다 전력 소모가 많아 고용량·초소형 제품이 대량으로 필요하다. 특히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주문형반도체(ASIC)의 성능이 높아지면서 요구되는 정전용량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당 필요한 MLCC 정전용량이 매년 2배씩 증가하는 현상을 'AI MLCC 법칙'이라고 부른다.

실제 삼성전기는 주력 제품인 1005 크기(1.0×0.5㎜)의 47마이크로패럿(μF) MLCC 수요가 내년 약 8배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GPU 간 고속 데이터 전송에 쓰이는 광모듈용 MLCC 매출도 올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수요가 몰리면서 제품 가격도 뛰었다. 3분기 MLCC 평균판매가격(ASP)은 전 분기보다 두 자릿수 비율로 상승했다. AI 서버용 초고용량 제품과 산업·전장용 고부가 제품 비중이 높아진 결과다. 출하량이 증가했는데도 전체 재고는 오히려 줄었다.

고객사들은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장기계약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기는 현재 약 50개 고객사와 고용량·고압 등 고부가 MLCC를 중심으로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했거나 협상을 진행 중이다. 내년에는 전체 MLCC 매출의 절반 이상이 장기계약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생산시설도 확충한다. AI 서버용 첨단 MLCC는 제조 기술과 품질 관리의 진입장벽이 높아 공급업체가 제한적이다. 고부가 제품일수록 생산능력을 많이 차지하는 데다 증설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려 수급 불균형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 삼성전기는 필리핀 신공장에서 내년부터 첨단 MLCC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공장 늘려도 주문 못 따라가…AI 기판 '귀한 몸'

반도체 패키지기판 사업도 가파르게 성장했다. 패키지솔루션 사업부의 매출은 93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전 분기 대비 22% 증가했다.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와 AI 가속기, 네트워크 장비에 쓰이는 고부가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판매가 실적을 견인했다. 자율주행용 고성능 기판 공급도 확대됐다.

FC-BGA는 고성능 반도체를 메인보드와 연결해 전기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부품이다. AI 반도체가 고성능화할수록 기판도 대형화·고다층화해야 한다. 넓은 면적에 미세한 회로를 여러 층으로 쌓으면서 신호 손실과 뒤틀림을 최소화해야 해 제조 난도가 높다. 설비를 늘리더라도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이유다.

삼성전기는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해 지난달 세종사업장과 베트남 생산법인에 총 6조78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세종에 4조2700억원, 베트남에 2조5100억원을 투입한다. 주요 빅테크 고객사로부터 대규모 투자비를 지원받고 장기공급계약까지 체결한 것이 특징이다. 증설 물량은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양산해 2028년부터 매출에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다만 이 같은 투자에도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김판배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지원팀 부사장은 "이번 대규모 증설로도 고객사 수요를 모두 충족하기 어려워 추가 물량 확대 요청이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시장 상황과 수급 현황을 면밀히 분석·검토해 대응 시점과 규모를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차세대 기판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수동부품을 기판 내부에 넣은 '임베딩 기판'이다. 전력 공급 경로를 줄여 효율과 안정성을 높이고, 신호 전달 거리를 단축해 데이터 처리 성능을 개선하는 기술이다. 삼성전기는 MLCC 등 수동부품과 이를 내장한 FC-BGA 기판을 함께 공급할 수 있는 세계 유일 업체라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김 부사장은 "현재 주요 빅테크에 임베딩 기판을 공급하고 있으며 2027년 이후 물량을 본격 확대할 계획"이라며 "AI 반도체의 소비전력과 발열이 증가하면서 기판에 내장되는 부품 수가 늘고 향후 능동부품까지 적용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휴머노이드 카메라 양산 돌입…차세대 시장 정조준

카메라 모듈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매출은 94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으나 전 분기보다는 9% 감소했다. 2억 화소 폴디드줌 카메라 모듈 신규 양산과 폴더블 스마트폰용 제품 확대, 글로벌 전기차 고객사의 차세대 플랫폼용 카메라 공급이 전년 대비 성장을 뒷받침했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삼성전기는 3분기부터 북미 고객사에 휴머노이드용 고화소 카메라 모듈 공급을 시작했다. 로봇의 주변 환경 인식과 정밀한 동작에 필요한 센싱 기술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김현중 삼성전기 광학솔루션 사업부 지원팀장은 "차기 모델의 센싱 정밀도 향상 등을 위한 신규 과제도 개발 중"이라며 글로벌 주요 업체들과 렌즈·구동장치(액추에이터)·복합 센싱 모듈 등 차세대 제품 개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품 사업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사업 투자도 늘리고 있다. 지난 5월 1조5000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한 실리콘 커패시터와 2028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추진 중인 유리기판 사업이 대표적이다. 삼성전기는 AI 부품 증설과 신규 사업 기반 구축을 위한 선행투자가 늘면서 올해 전체 설비투자 규모가 당초 전망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실적 성장세는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통상 연말에는 IT 고객사의 재고 조정으로 부품 수요가 둔화하지만 올해는 AI 서버와 전장용 제품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 부족에 따른 평균판매가격 상승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전망은 더욱 낙관적이다. 김성진 삼성전기 경영지원담당 부사장은 "내년에도 AI 수요 지속 강세로 인한 MLCC, 패키지기판의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고부가 제품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2027년은 1분기부터 매 분기 큰 폭의 실적 성장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부연했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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