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50배 준다더니"…이재욱이 뛰어든 '꿀알바'의 실체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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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시급의 50배를 준다는 일자리. 조건은 단 하나, 일하면서 겪은 일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지나치게 각 잡힌 멋있는 액션보다는 현실감과 짠내가 느껴지는 액션을 만들고 싶었다"며 "일방적으로 당하는 액션이 많은데, 그 속에서도 버텨내고 꺾이지 않는 집요함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다"고 짚었다.
김 감독은 "매회 이번 아르바이트의 최종 보스가 누구일지 예측하면서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며 "과연 혁준의 퇴근을 가장 살벌하게 방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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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사는 일보다 무서운 게 있을까"
시급 50배 일자리서 벌어지는 생계형 호러
"이재욱, 제가 말릴 정도로 망가졌다"

"'먹고 사는 일보다 무서운 게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재미있는 대답이라고 생각했다." (김다민 감독)
최저시급의 50배를 준다는 일자리. 조건은 단 하나, 일하면서 겪은 일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는 것이다. 전세 사기에 투자 사기까지 당한 청년에게 의심할 여유는 없다. 돈을 벌러 들어갔다가 살아서 퇴근하는 것부터 걱정해야 하는 넷플릭스 시리즈 '꿀알바'의 이야기다.
익숙한 편의점과 영화관이 악몽 같은 일터로 바뀐다. 귀신보다 가난이 무섭고, 수상한 고액 일당을 거절하기에는 당장 갚아야 할 빚이 급하다. '꿀알바'는 생계를 위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는 청년의 처지에 기괴한 상상력을 더한 '생계형 밥벌이 호러'를 내세웠다.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는 김다민 감독과 한준희 기획총괄, 배우 김민하, 이희준이 참석했다. 주인공 이재욱은 군 복무로 불참해 입대 전 촬영한 영상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꿀알바'는 초고액 아르바이트를 소개하는 수상한 인력사무소 '거미인력'을 찾은 청년 혁준이 온갖 기이한 일을 겪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 '막걸리가 알려줄거야'를 연출하고 '살인자ㅇ난감'의 각본을 쓴 김다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D.P.'와 '약한영웅' 시리즈에 참여한 한준희 기획총괄, 경민선·이신지 작가가 함께했다.
◆ "경쾌하지만 가볍지 않다"…익숙한 일터에서 시작된 공포

김 감독이 처음 대본을 읽으며 주목한 것은 현실과 괴담이 맞닿는 지점이었다. 그는 "나폴리탄 괴담이나 각종 도시전설도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지금 시대에 꼭 맞는 이야기라는 생각도 했다"고 밝혔다.
제작을 결정한 한 기획총괄도 낯선 장르의 조합에 끌렸다. 무섭다가 웃기고, 경쾌하게 흘러가면서도 현실을 향한 질문을 놓치지 않는 대본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무섭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고, 경쾌하지만 그렇다고 가볍지만은 않은 매력이 있었다"며 "그런 충돌하는 것들이 만들어내는 재미가 대본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다"며 "넷플릭스가 아니었으면 못 했을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모두에게 대체 불가한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공포를 만드는 재료는 일상에서 가져왔다. 납득하기 어려운 일을 규칙이라고 강요하거나, 함께 일하는 동료가 어딘가 이상한 상황이다. 현실의 노동 현장에서도 마주칠 법한 순간들이 '꿀알바'에서는 생존을 위협하는 사건으로 커진다.
김 감독은 "어디까지가 일이고, 어디서부터 이상해지는가를 계속 고민했다"며 "현실의 일터에서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비슷한 순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익숙함을 비틀고 과장해 매회 완전히 다른 종류의 이상한 아르바이트를 만드는 데 가장 신경 썼다"고 강조했다.
일터마다 시각적인 구분도 뒀다. 편의점은 파란색, 영화관은 빨간색을 중심으로 조명과 미술을 설계했다. 아르바이트 장소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일상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다가,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다른 세계처럼 보이도록 했다. 매회 달라지는 공간과 특별출연 배우들은 혁준이 맞닥뜨릴 위험을 쉽게 예측할 수 없게 하는 요소다.
◆ "제가 말릴 정도로 망가졌다"…이재욱이 보여줄 수백 개의 얼굴

이재욱이 맡은 변혁준은 전세 사기와 투자 사기로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떠안은 청년이다. 인생을 포기하려던 순간 발견한 거미인력의 광고는 마지막 기회처럼 다가온다. 수상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고액 일당 앞에서 발길을 돌리지 못한다.
김 감독은 혁준이 위기를 능숙하게 돌파하는 인물로 보이지 않도록 했다. 도망치다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지고, 싸울 듯하다가 무릎을 꿇고 비는 모습까지 담았다.
그는 "지나치게 각 잡힌 멋있는 액션보다는 현실감과 짠내가 느껴지는 액션을 만들고 싶었다"며 "일방적으로 당하는 액션이 많은데, 그 속에서도 버텨내고 꺾이지 않는 집요함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다"고 짚었다.
이재욱은 이런 연출 의도에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보탰다. 김 감독은 "혁준은 멋없는 캐릭터다. 멋없음은 배우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정말 구현하기 어려운데, 오히려 이재욱 배우가 더 열심히 망가져 줘서 제가 말릴 정도였다"고 돌아봤다. 1회 마지막에 졸다가 침을 흘리는 장면도 이재욱의 제안이었다고. 그는 "촬영 내내 재욱 배우가 있어 든든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한 기획총괄은 이재욱의 상반된 면모를 캐스팅 이유로 꼽았다. 그는 "비굴하다가도 고집이 있고, 도망치다가도 우당탕탕 맞선다. 양가적인 걸 다 할 수 있는 배우"라며 "'꿀알바'는 이재욱이란 배우가 가진 수백 개의 얼굴을 보실 수 있는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현장에는 입대 전 이재욱이 남긴 영상도 공개됐다. 그는 동료 배우들과 힘을 합쳐 촬영한 작품이 공개를 앞뒀다는 사실에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하지 못하게 돼 아쉬운 마음이 크다"며 "제가 있는 자리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면서 '꿀알바'를 함께 응원하고 기다리고 있겠다"고 전했다. "국방의 의무를 잘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차분하게 인사를 마친 이재욱의 모습에 진행자 박경림은 "표정을 보니 입대 직전이었던 것 같다"고 농담했다. 김민하 역시 "저렇게 차분한 모습을 처음 본다"고 거들어 웃음을 자아냈다.
◆ '파친코'의 얼굴 지운 김민하…귀신보다 가난이 무서운 동생

김민하는 혁준의 동생 변지윤으로 새로운 모습을 꺼냈다. 지윤은 중학생 시절 육상선수였지만 지금은 취업을 준비 중인 청년이다. 생각을 거듭하기보다 행동부터 하고, 귀신보다 가난을 두려워한다. 쉽게 겁먹는 오빠와 달리 낯선 상황에서도 좀처럼 주눅 들지 않는 인물이다.
김민하는 대본을 읽으며 상상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 그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장르였다"며 "지문이 굉장히 많았고, 80%를 상상에 의존해서 극을 그려나가야 하는 게 매력적이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감정 표현에 대한 기대도 있었다. 김민하는 "그동안 감정을 분출하는 연기를 보여드린 적이 없었다"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감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해할 수 있을 듯하면서도 쉽게 설명되지 않는 이야기가 호기심을 자극했다고 덧붙였다.
한 기획총괄은 "'파친코'가 나오기도 전부터 눈여겨보고 있었다"며 김민하를 향한 관심을 드러냈다. 이어 "그간 사연이 있거나 다양한 깊이가 있는 역할을 했다면, 이번 지윤 캐릭터는 직구를 던지는 캐릭터"라며 "그런 김민하를 보면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 캐스팅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도 현장에서 기존의 이미지를 빠르게 잊었다고 했다. 그는 "'파친코'에서 봤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었는데, 현장에서 처음 만난 날 그 이미지가 금방 사라졌다"며 "그저 지윤 같았다. 아무리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놓여 있어도 그걸 굉장히 현실적인 일처럼 만들어주는 힘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재욱과의 남매 연기에는 촬영장에서 쌓은 친분이 녹아들었다. 김민하는 "첫 대본 리딩 때를 빼고는 친하게 지냈다. 저보다 세 살 어린데도 현장에서 잘 챙겨주고 소금빵도 사줬다"며 "눈만 마주치면 티격태격하면서 정말 재미있게 지냈다"고 돌아봤다.
최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다시 만났을 때도 장난은 이어졌다고. 그는 "이번에 부산에서 만났을 때도 장난을 치더라. 정말 반가웠다"며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리허설 중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호흡이 맞아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희준은 거미인력 사장으로 극의 미스터리를 이끈다. 높은 일당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보수는 현금으로만 지급한다. 옷깃에 피를 묻힌 채 나타나는가 하면, 상대가 말하지 않은 사정까지 알고 있다. 위험한 일터에서 돌아온 혁준에게 또 다른 아르바이트를 제안하는 인물이다.
이희준은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너무 신선했다"며 "먹고살기 힘들고 알바도 죽을 만큼 힘들다는 소재로 이렇게 마음껏 상상력을 펼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고 말했다.
'살인자ㅇ난감'에서 작가와 배우로 인연을 맺었던 김 감독에 대한 신뢰도 컸다. 이번에는 감독과 배우로 만나 상상력과 CG가 필요한 장면들을 함께 완성했다. 이희준은 촬영 환경에 만족감을 나타내며 작업하는 과정도 즐거웠다고 전했다.
한 기획총괄은 이희준의 철저한 준비를 높이 샀다. 그는 "많은 배우들이 이희준의 준비성에 대해 이야기하더라"며 캐스팅을 위해 "멋지고 섹시하게 만들겠다고 했다"고 밝혀 웃음을 안겼다.
김 감독 역시 이희준이 촬영 전 캐릭터를 연구하고 수많은 질문을 던졌다고 설명했다.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장면이 많은 역할이지만, 배우가 이를 자연스럽게 풀어내면서 거미사장도 구체적인 모습을 갖췄다는 것이다.




고민시는 거미인력 주변을 맴돌며 혁준에게 접근하는 음연주를 연기한다. 자신을 노동재해 보호원 사고조사관이라고 소개하지만, 거미인력을 추적하는 진짜 이유와 정체는 감춰져 있다.
한 기획총괄은 전작 '당신의 맛'과 정반대의 고민시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과 그 뒤에 숨겨진 모습 사이의 간극도 큰, 어려운 캐릭터였다"며 "그 간극을 아주 섬세하게 채워줬다"고 말했다.
'꿀알바'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먹고살기 위해 시작한 일에서 과연 무사히 퇴근할 수 있을까. 다만 혁준을 가로막는 대상은 매번 달라진다. 일 자체가 문제일 수도, 동료나 일터가 위험의 근원일 수도 있다.
김 감독은 "매회 이번 아르바이트의 최종 보스가 누구일지 예측하면서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며 "과연 혁준의 퇴근을 가장 살벌하게 방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총 8부작으로 제작된 '꿀알바'는 오는 30일 오후 5시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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