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국정조사'에 경향 "사려깊게 추진해야" 한겨레 "가장 큰 책임은 조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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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헌정사상 처음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범여권 일각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주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단 국정조사에서 조 대법원장의 문제점을 먼저 다뤄보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중앙일보는 1면 톱기사 제목을 <여당, 대법원장 국조 초유의 사법부 압박>이라고 비판적으로 정하면서 "지도부는 국정조사를 통해 쪼개진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와 탄핵 추진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더는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강경파의 주장대로 사법부 수장에 대해 탄핵을 곧바로 밀어붙였다가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국정조사 추진과 관련 없이 범여권 내에서 탄핵 주장은 계속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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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중앙 "여당, 초유의 사법부 압박" 경향 "물밑에서는 부정적인 기류, 실익 없어"
호남 반도체 산단 전력망, 대구 변전소 변압기 검토에 영남권 언론 "타 지방 희생 강요, 약탈적 발상"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헌정사상 처음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범여권 일각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주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단 국정조사에서 조 대법원장의 문제점을 먼저 다뤄보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진보언론에서도 국정조사에 대해 미묘한 차이가 드러났다. 한겨레가 조 대법원장의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국회에 철저한 준비를 주문한 데 비하면 경향신문은 상대적으로 사법부 독립과 국회의 견제권의 충돌을 지적하면서 신중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의 전력망 확충을 위해 대구국가산업단지 등 타 지역 변전소 핵심 변압기를 쓰는 방안을 검토 중인 사실이 드러나자 영남권 언론에서는 “타 지방의 희생을 강요하는 약탈적 발상”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호남권 언론에서는 반도체 산단 조성을 위한 산업용수 확보를 위해 화순 동복댐 증축 논의가 있는데 지역사회의 우려가 크다고 경고했다.
조희대 국정조사, 어디까지 추진할까
민주당은 지난 27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 경위와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 등을 조사하는 국정조사 추진 방안을 의결했다. 전은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국정조사 실시 관련 법안은 다음달 5일 본회의에 올려 처리하는 것이 목표”라며 “국정조사에 대한 이견은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대법원이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사건이나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지난 23일 정치자금법 위반(명태균 사건) 2심 무죄 선고를 국정조사에 포함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중앙일보는 1면 톱기사 제목을 <여당, 대법원장 국조 초유의 사법부 압박>이라고 비판적으로 정하면서 “지도부는 국정조사를 통해 쪼개진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와 탄핵 추진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더는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강경파의 주장대로 사법부 수장에 대해 탄핵을 곧바로 밀어붙였다가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경향신문은 1면에서 이어지는 4면 기사에서 “의원총회에서 국정조사에 대한 공개적인 반대 의견은 나오지 않았지만 물밑에서는 부정적인 기류도 감지된다”며 “최근 당 지지율 하락세를 반전시키려면 민생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는 요구가 큰 상황에서 여당이 사법부와 전면전을 벌이는 듯한 모습을 비치는 것이 실익이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관련해 조국혁신당은 논평에서 “국정조사가 탄핵을 회피하는 핑계가 되어선 안 된다”며 국정조사와 탄핵 동시 추진을 주장했다. 국정조사 추진과 관련 없이 범여권 내에서 탄핵 주장은 계속된다는 뜻이다. 범여권 내 이러한 입장차는 사설에서도 나타난다.

한겨레는 28일자 사설 <'조희대 국정조사',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행하길>에서 “12·3 내란사태 이후 조 대법원장이 관련된 여러 판결·행위가 위헌·불법 논란을 일으켜왔다”며 이재명 대통령 파기환송심에서부터 최근 업무추진비 허위기록 사실까지 조 대법원장의 문제점들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하나하나가 헌법 수호와 법치주의 실현의 책무를 지닌 대법원장의 자격이 있는지 묻게 하는 중대한 사안들이지만 조 대법원장은 국민의 의구심에 제대로 답한 적이 없다”며 “국회가 초유의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게 된 가장 큰 책임은 조 대법원장 자신에게 있음을 부정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조 대법원장은 지난 국감 때처럼 국정조사 출석과 증언을 회피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이미 조 대법원장 탄핵에 동의하는 국민이 상당수에 이른다는 사실을 두렵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한 뒤 “국회 역시 신속하고 철저한 국정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빈틈없이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경향신문은 조 대법원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동시에 이번 사안이 헌정사 처음 사법부 수장에 대한 국정조사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도 나타냈다. 28일자 사설 <대법원장 국정조사, 정치공세 아닌 사실관계 규명 집중하길>에서 “대법원장을 국회 검증대에 세우는 것은 사법부 독립과 국회의 견제권이 충돌하는 중대한 사건인 만큼 권한과 책임에 맞는 신중한 추진과 조사가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국정조사가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수단이 되거나 사법부의 독립성을 압박하는 도구가 된다면 정쟁만 심화하고 진실 규명에는 하등 도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대법원장이 헌법적 책무를 다했는지 따져 물으면서 삼권분립의 헌법 정신을 도외시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국민의힘도 국정조사가 현실이 된 만큼 장외집회를 언급하며 정치적 대결을 격화하기보다는 진실 규명 목적이 궤도를 이탈하지 않도록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과정, 영호남 모두 비판 여론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전력망 조성을 위해 차출하려는 변압기는 대구 신달성변전소뿐 아니라 부산 신항, 경남 거제 등이 포함됐다. 관련해 영남일보는 이날 사설 <호남 위해 타 지방 희생 강요하는 '약탈적 발상'>에서 “타 지방 산단의 생명줄을 쥐어짜 호남의 공기를 단축하겠다는 '약탈적 발상'에 말문이 막힌다”며 “정부 눈에 호남의 반도체 공장만 귀하고 대구의 미래차·로봇공장과 부산·거제의 물류·조선 기지는 멈춰서도 무방한 '2등 산단'으로 보이는가”라고 비판했다.

영남일보는 “대구 신달성 변전소는 이미 4년 8개월이나 지연된 상태인데 변압기 전용까지 현실화하면 완공은 2030년 10월로 밀려 최초 계획보다 무려 6년 6개월이나 지체되고 부산 신항과 거제 역시 준공이 10년 넘게 미뤄질 위기”라며 “전력 인프라는 기업이 천문학적 설비 투자를 결단하는 기본 신뢰인데 전력 공급 약속이 손바닥 뒤집히듯 파기되는 지방에 미래를 걸 첨단 기업은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전부터 영남지역에서는 '역차별'과 '홀대론'이 제기됐다. 영남일보는 “핵심 지지층에 성과를 안겨주려 타 지방의 성장판을 닫아버리는 행태는 명백한 '국가 인프라의 정치적 사유화'이자 위험천만한 '지방 갈라치기'”라며 “국가 기간망마저 정권의 정치적 전리품으로 전락한다면 정부가 말하는 균형발전은 허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경북일보도 이날 사설 <호남 반도체 속도전에 대구 변압기 빼간다고>에서 “호남의 사업을 1년 앞당기기 위해 대구의 사업을 1년 10개월 더 늦추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국가균형발전은 지역 간 기회를 공평하게 보장하는 것이지 특정 지역의 이익을 위해 다른 지역에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호남에서는 산업용수 확보를 위해 주민 희생이 예고된 상황이다. 무등일보는 이날 사설 <반도체 용수 강요된 희생 안돼, 주민 수용성 우선돼야>에서 산업용수 확보를 위해 화순 동복댐 증측 논의에 대해 “문제는 정작 수몰 예정지 주민들의 희생을 담보로 한다는 점”이라며 “사전 협의나 실질적 보상 대책은 전무한채 논의만 무성해 지역민 보호가 뒤처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와 지역발전이라는 거대 담론으로 특정 지역민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낡은 관행이 다시 살아난 것 아니냐”고 했다.
동복댐 증축시 수몰 예정지는 8개 마을인데 이 가운데 4개 마을은 과거 침수피해로 터전을 옮겼던 아픔이 있는 곳이다. 무등일보는 “또 다시 고향을 잃을 위기에 처한 이들에게 동의는커녕 충분한 설명 한마디 없이 증축이 추진되고 있어 반민주적이고 타락한 행정이라는 비판이 거세다”며 “시급성을 명분으로 주민 희생을 강요하는 행태는 권위주의 사회서도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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