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코앞인데 진짜?' 가을야구에 진심인 대구 로컬보이들, 구자욱·원태인의 눈물겨운 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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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몸을 사릴 법도 한 타이밍이다. 비FA 다년계약 만료를 앞둔 '캡틴' 구자욱(33)과 생애 첫 FA 자격 취득을 코앞에 둔 '에이스' 원태인(26). 하지만 두 대구 로컬보이에게 개인의 계약이나 계산기 두드리는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원태인은 2차전을 앞두고 "선발 루틴이 깨진 면도 있지만 단기전에서는 저한테 모든 걸 맞출 수는 없다"며 "어떤 상황이 됐든 팀이 나가라고 하면 나가서 열심히 던질 생각"이라는 각오를 다졌다.
대형 계약과 미래가 걸린 중요한 길목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고 팀을 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두 로컬보이의 헌신이 삼성의 가을을 묵직하게 지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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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2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2차전서 8-3의 완승을 거뒀다. 선제 실점하긴 했지만, 곧바로 역전에 성공한 뒤 막강한 화력을 앞세워 안방에서 승리를 챙겼다. 이 승리로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 동률로 맞춘 삼성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광주 원정 3차전에 임하게 됐다.
그 반격의 중심에는 단연 구자욱이 있었다. 이번 시즌 구자욱은 정규리그 114경기에서 타율 0.371(420타수 156안타) 15홈런 102타점 OPS 1.039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타격왕 타이틀을 거머쥐며 삼성의 핵심 타자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였던 지난 9월 30일 대구 한화전에서 2루 슬라이딩 도중 왼쪽 햄스트링 부상(대퇴이두근 장두 기시부 힘줄 손상)을 입어 전력에서 이탈했다. 장기 결장이 우려됐지만 놀라운 회복력으로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라인업에 전격 복귀하는 투혼을 보였다.
사실상 온전치 않은 몸 상태로 타석을 지키고 있는 구자욱이다. 다리 통증과 불편함을 안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그는 플레이오프 2차전을 마치고 "다리에 뭘 많이 감고 있어서 다리가 잘 안 올라가는 상황"이라며 "몸 상태가 100%라고 할 수는 없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타격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어제와 오늘 잘 맞은 타구들이 나왔는데 타격감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 말은 그라운드 위에서 고스란히 증명됐다. 27일 KIA전서 구자욱의 방망이도 중요한 순간 빛났다. 1-1로 맞선 3회 말 2사 2루에서 KIA 선발 아담 올러의 시속 151㎞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를 터뜨렸다. 2루 주자 박승규가 홈을 밟으면서 삼성은 2-1로 역전했다. 이어 르윈 디아즈의 2점 홈런까지 터지며 3회에만 4점을 뽑아냈다.
구자욱은 출루로도 상대 마운드를 흔들었다. 삼성이 4-1로 앞선 5회 말 2사 1루에서 구원 등판한 이의리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냈다. 디아즈의 몸에 맞는 공과 최형우의 밀어내기 볼넷까지 이어지며 귀중한 추가점을 얻는 징검다리를 놓았다. 적시타에 이어 볼넷까지 얻어내며 멀티 출루를 완성한 순간이었다.
타선에 구자욱이 있었다면, 마운드에는 원태인이 버티고 섰다. 선발 투수로서 철저히 지켜온 루틴은 가을 야구의 특수성 앞에 모두 내려놓았다. 마무리 투수 김재윤(36)이 빠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원태인은 2차전을 앞두고 "선발 루틴이 깨진 면도 있지만 단기전에서는 저한테 모든 걸 맞출 수는 없다"며 "어떤 상황이 됐든 팀이 나가라고 하면 나가서 열심히 던질 생각"이라는 각오를 다졌다.
앞서 박진만(50) 삼성 감독은 원태인에게 단기전 임시 마무리 역할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원태인은 "감독님의 요청이 있었고 나 역시 단기전에서는 늘 해왔던 역할만 고집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 왔다"며 "정규시즌 부진을 만회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팀이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 며칠 안 되는 시간이지만 불펜 투수로 준비를 많이 했다"고 직접 설명했다.
원태인은 27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 8-3으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세이브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를 100% 완수했다. 비록 평소 선발 준비 루틴과는 완전히 달랐지만, 마운드 위에서 뿜어낸 전력 투구는 오히려 더 위력적이었다.


대구=박수진 기자 bestsuji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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