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靑 정원 20%가 비었다… 여권 “경기·성남라인 연줄 없으면 퇴짜”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정원의 20%가 여전히 비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비서실의 인력 공백 문제는 작년 6월 정권 출범 때부터 제기됐다. 당시에도 “거의 절반은 비어 있는데 언제 채워줄지 모르겠다”, “일은 쏟아지는데 일할 사람이 없다”는 말이 나왔다. 그 뒤 1년 5개월 가까이 된 지금까지도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통령비서실이 27일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가안보실 등 안보·기밀을 다루는 부서를 제외한 대통령비서실 직원은 이번 달 기준 총 357명으로 정원(445명)보다 약 20% 모자랐다. 특히 실무를 담당하는 행정관급(2~5급) 공백이 컸다. 정원은 233명이지만 실제 일하고 있는 인원은 169명(72.5%)이었다. 행정요원(6~9급)도 정원은 155명인데 134명(86.5%)만 근무 중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이달까지 약 17개월 동안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 퇴직자 수는 총 145명이었다. 정권 2년 차를 맞으면서 한 차례 물갈이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도 여전히 20%가 공석인 것이다.

여권 내에선 그동안 청와대 인력 공백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 청와대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넘치는데도 채우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 민주당 정부에선 정부 초기 국회 보좌진이나 당직자 출신이 대거 청와대에 들어가 자리를 채웠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에선 이들 사이에서 “청와대 입성 문턱이 너무 높다”는 말이 이어졌다.
민주당 당직자들은 “김현지 제1부속실장을 중심으로 한 경기·성남 라인이 행정관 인사를 꽉 쥐고 마음에 드는 사람만 청와대에 들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초기 청와대에 들어간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된 정치권 출신)들은 김용채 인사비서관 등 ‘이재명 의원실’ 출신이거나, 대선 과정에서 경기·성남 라인과 호흡을 맞춰본 인사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행정관 인사를 담당하는 총무비서관은, 작년 6월 정부 출범 때 김현지 실장이 맡았다가, 작년 9월 김 실장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제1부속실장으로 옮긴 뒤 윤기천 제2부속실장이 총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윤 비서관도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일 때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던 경기·성남 라인에 속한 측근이다. 민주당 한 의원실 보좌관은 “지금도 청와대에 들어가고 싶어서 오퍼를 넣는 보좌진이 많지만 ‘통과’ 소식은 거의 듣기가 어렵다”며 “웬만한 국회의원 추천이 있어도 김현지 실장이 ‘노(NO)’ 하면 못 들어간다는 얘기가 파다하다”고 했다.
청와대 안에서는 수석급 이상도 행정관 인사에 관여를 못 한다는 얘기도 있다. 수석이 쓰고 싶은 사람을 채용하거나 승진시키려 해도 총무비서관실에서 막아서면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수석이 쓰고 싶은 사람 한명 데리고 오는 것도 쉽지 않은 건 역대 정부에서 없던 일일 것”이라고 했다.
최근 강훈식 전 비서실장이 사직한 뒤로 경기·성남 라인의 대통령비서실 장악 정도가 더 강해졌다는 말도 나온다. 비서실장실에 있던 강 전 실장과 가까웠던 인원 대부분은 대기발령 조치를 받았고, 그 자리에 김현지 실장이 총무비서관일 때 인사팀장을 맡았던 최측근 인사 등이 배치됐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책실 등 다른 곳에는 경기·성남 출신들이 골고루 있지만 비서실은 강 실장이 자기 사람을 써왔다”며 “그래서 강 실장과 경기·성남 라인이 상호 견제·균형을 이룬다는 말이 나왔던 건데, 이번에 비서실장이 교체되면서 그 균형이 깨진 것”이라고 했다.
인력 공백에도,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의 내년도 예산안 인건비는 올해보다 20% 넘게 증액됐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에 따르면,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의 전체 예산은 올해 1051억원에서 내년 1265억원으로 20.3% 증액됐다. 그중 인건비 예산은 올해 448억원에서 내년 545억원으로 21.6% 증액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정원에는 각 부처에서 파견된 일부 인원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파견자를 포함하면 실제 빈자리는 20%보다는 적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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