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1등, 무작위 아니었어?"…들통나자 이메일까지 삭제

조봄 기자 2026. 10. 28.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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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이 판매 상품으로 지속되기 위해서는 당첨 기회가 공정하게 주어지고 있다는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즉석식 전자복권 '트리플럭'은 1등 당첨권이 판매 물량 전체에 골고루 배치되도록 미리 설계돼 있었다.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동행복권 내부에서는 이미 2024년 7월 트리플럭의 1등 당첨권 배치 구조에 관한 정보가 공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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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투데이 이슈
15년간 1등 당첨권 분산 배치
2025년 7월 완전 무작위로 변경
운영사, 배치구조 알고도 보고 안 해
정부 점검 앞두고 관련 이메일 삭제도
위약벌 추가 부과하고 감사원 감사 청구

복권이 판매 상품으로 지속되기 위해서는 당첨 기회가 공정하게 주어지고 있다는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즉석식 전자복권 '트리플럭'은 1등 당첨권이 판매 물량 전체에 골고루 배치되도록 미리 설계돼 있었다. 복권 운영사는 이 같은 구조를 알고도 정부에 보고하지 않았고, 현장점검을 앞두고서는 관련 이메일까지 삭제했다가 이번에 제재를 받았다.

서울 시내 한 복권 판매점에서 시민들이 복권을 구매하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사진 | 뉴시스]
복권위원회는 27일 전자복권 트리플럭의 수탁사업자인 동행복권에 계약상 의무 위반을 이유로 위약벌 3000만원을 추가 부과하고 관련 책임자에 대한 인사조치를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복권사업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인하기 위해 감사원에도 감사를 청구했다. 지난 26일 열린 복권위원회 회의에서 의결된 내용이다.

문제가 된 트리플럭은 복권을 미리 발행해 놓고 소비자가 구매하면 즉시 당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전자복권이다. 종이로 된 즉석복권을 온라인으로 옮겨놓은 것과 비슷하다. 1게임에 1000원이며, 1등 당첨금은 5억원이다. 구매한도는 1일 10만원이다.

그런데 1등 당첨권의 배치 방식에 특별한 규칙이 있었다. 트리플럭은 2010년 출시 당시부터 1등 당첨권이 전체 판매 물량에 분산되도록 설계됐다. 한 회차에 복권 1500만장을 발행하고 1등 당첨권 4장을 배치한다. 그런데 기존에는 전체 물량을 375만장씩 네 구간으로 나눠 각각에 1등 당첨권을 한 장씩 넣도록 설계돼 있었다.

이는 모든 1등 당첨권을 발행 물량 전체에 제한 없이 무작위로 배치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완전 무작위 방식이라면 특정 구간에 1등 당첨권이 여러 장 몰리거나 한 장도 배치되지 않을 수 있지만, 기존 분산 배치 방식에서는 구간별로 1등 당첨권을 일정하게 배분하기 때문이다.

복권위원회 사무처가 이러한 배치 구조를 인지한 것은 2025년 1월이었다. 이후 복권의 무작위성을 강화하기 위해 같은 해 7월 기존의 구간별 배치 제한을 없애고 1등 당첨권을 완전히 무작위로 배치하도록 개선했다.

당시 복권위원회는 동행복권을 상대로 현장점검도 실시했다. 그 결과 시스템 구조 개선이 지연되는 등 수탁사업자가 계약상 요구되는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해, 2025년 9월 위약벌 3000만원을 부과했다.

동행복권 '트리플럭' 설명 내용. [사진 | 동행복권 홈페이지]
이것으로 사건은 마무리되는 듯했지만 올해 8월 말 추가 제보가 접수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복권위원회는 지난 9월 다시 현장점검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동행복권이 관련 사실을 정부에 알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은폐까지 시도한 정황을 확인했다.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동행복권 내부에서는 이미 2024년 7월 트리플럭의 1등 당첨권 배치 구조에 관한 정보가 공유됐다. 하지만 동행복권은 이를 복권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았다. 더구나 2025년 7월 복권위원회의 현장점검을 준비하면서 관련 이메일을 삭제한 사실도 드러났다.

복권위원회는 이를 복권사업 위·수탁계약서에 규정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거듭 위반한 행위로 판단했다. 지난해 9월 부과한 3000만원과 별개로 이번에 3000만원을 추가 부과하면서 두 차례 위약벌은 모두 6000만원이 됐다.

복권위원회는 동행복권에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고, 이행 여부도 점검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자복권 개편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향후 감사원 감사가 진행될 경우 이메일 삭제 경위와 관리감독 책임 등이 추가로 규명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봄 더스쿠프 기자
sp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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