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4만달러’ 이뤘는데 지갑은 홀쭉…반도체 쏠림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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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올해 3분기(7~9월)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률을 나타낸 가운데, 국내에서 실제 벌어들인 소득을 보여주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1년 전보다 19%가량 늘었다.
이례적으로 높은 경제 성장률과 소득 증가세를 주도한 건 단연 반도체다.
한은이 27일 발표한 실질 GDP 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경제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0%를 나타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X(옛 트위터)에 "1인당 국민총소득은 2014년 3만 달러 진입 이후 12년 만에 4만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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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인당 GNI 4만달러 돌파 확실시
민간소비는 되레 전분기보다 뒷걸음질
올해 수출 47%가 반도체·컴퓨터 쏠려
대다수가 소득증가 체감 못하는 현실

이례적으로 높은 경제 성장률과 소득 증가세를 주도한 건 단연 반도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경제 성장률의 절반은 반도체 부문이 끌어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올 1~9월 누적 수출액에서 반도체와 컴퓨터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7%다.
문제는 경제 규모가 커지고 소득이 늘었는데도 민간 소비는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는 점이다. 높은 경제 성장에도 정작 대다수의 국민들은 소득 증가를 체감하지 못하고 지갑을 닫으면서 내수 경기는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에 의존한 경제 성장의 한계를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돌파 확실시

올해 연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사상 첫 4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 유력해졌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X(옛 트위터)에 “1인당 국민총소득은 2014년 3만 달러 진입 이후 12년 만에 4만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라고 밝혔다.
재경부는 올 1~9월 평균 원-달러 환율인 1463원이 연말까지 유지된다는 조건에서 연간 1인당 GNI는 4만350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환율이 연말까지 1300원대를 유지하면 4만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인공지능(AI) 과잉 투자 우려 등으로 꺾이면 경제 성장세가 갑자기 식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를 포함한) AI 투자 지속 우려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반도체 쏠림 심화, 내수 개선 어려워”
성장의 온기가 민간 소비 전반으로 확산하지 않고 있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올 3분기 민간 소비는 전 분기 대비 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소비가 뒷걸음질 친 것은 2022년 4분기(―1.0%) 이후 3년 9개월 만이다. 소득 관련 각종 경제 지표가 크게 뛰었지만 정작 소비 증가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코스피 조정에 따른 주식 거래량 감소와 완성차 업체 파업 영향으로 차량 인도가 늦어지며 올 3분기 민간 소비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재경부와 한은은 올 4분기부터는 민간 소비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배당금에 이어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민간 소비 여력이 회복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지만 반도체 기업의 배당금 및 성과급 지급이 내수 소비를 늘리지 못하고 양극화 문제만 더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반도체 쏠림 구조를 탈피하려면 우주항공, 바이오 등 신산업과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서비스 산업을 적극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재·부품·장비 등 산업의 허리 역할을 하는 분야가 살아나야 한국 경제가 고루 성장할 수 있다”며 “중견·중소기업이 고루 성장할 수 있는 추가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성장의 물결이 국민 모두의 삶을 바꾸는 거대한 파도가 될 수 있도록 내수 개선에 총력 기울여야 할 때”라며 “관계 부·처·청은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딘 지역경제와 골목상권 활성화에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대책을 집중 시행해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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