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약선요리 철학 담은 만두 세계인 입맛 사로잡았죠

김중걸 기자 2026. 10. 27.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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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사람] 정영숙 소요반 만두 대표

부산역 앞에 '소요반 만두' 문 열어
철갑상어·헴프씨드 등 재료 차별화
황칠·보이차 우린 물로 만두피 반죽
포장 판매 중심 여행객 편의 높여
日 오사카 등 해외 시장 진출 추진
정영숙 소요반 만두 대표는 "부산을 찾은 사람들이 만두를 맛보기 위해 잠시 머무르고 그 경험이 부산의 다른 먹거리와 관광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한다.

부산역 맞은편 초량동 차이나타운에 새로운 만두 명가를 꿈꾸는 곳이 문을 열었다. 약선요리 명인 정영숙 대표가 지난달 15일 선보인 '소요반(素療飯) 만두'다. 소요반의 뜻은 '본연의 좋은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통해 몸을 치유하고 돌본다'는 약선의 의미가 담겨 있다. 7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식 만두 전문점 신발원이 자리한 곳에서 정 대표는 철갑상어 유래 원료(콘드로이친)와 식용 대마씨앗인 헴프씨드, 황칠과 보이차 등 차별화된 식재료로 승부수를 던졌다.

36년간 약선요리를 연구해 온 정 대표에게 소요반 만두는 단순한 신사업이 아니다. 우리 식재료와 전통 음식의 지혜를 한 알에 담아 세계인에게 알리려는 새로운 도전이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포장 중심의 판매 방식으로 국내외 여행객과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것도 특징이다. 정 대표를 만나 소요반 만두에 담긴 철학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 부산역 앞에 만두 전문점을 연 이유가 있나

"36년 동안 생명 밥상을 차리며 약선요리를 연구해 왔다. 부산은 해양도시이자 세계 각국의 관광객이 드나드는 관문이다. 또 북극항로가 시작되는 곳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우리나라의 특별한 먹거리를 간편하게 제공할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그러다 만두를 떠올렸다. 한 손에 들고 먹기 편하면서도 한 끼 식사를 대신할 수 있고, 우리 음식의 가치를 알릴 수 있는 메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오랜 연구를 집약한 소요반 만두가 탄생했다."
부산역 앞 차이나타운에 문을 연 '소요반 만두' 매장 앞에서 정영숙 대표와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소요반 만두는 기존 만두와 무엇이 다른가

"가장 큰 차이는 식재료다. 철갑상어에서 얻은 원료를 동결건조해 분말로 만들고, 국내에서 유통되는 식용 헴프씨드(식용 대마씨앗)도 사용한다. 여기에 채소와 버섯 등 엄선한 국내산 식재료를 더했다. 작은 만두 한 알에 20여 가지 재료가 들어간다. 그동안 식재료의 특성과 궁합을 연구하며 쌓아 온 경험을 집약한 결과다. 만두피에도 신경을 썼다. 황칠과 보이차를 우린 물을 반죽에 활용해 재료의 조화를 살리고자 했다. 속 재료부터 만두피까지 어느 하나 소홀히 하지 않았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음식을 넘어 건강한 식생활을 생각하며 만든 만두이다."

■ 철갑상어와 헴프씨드를 만두에 넣은 이유는

"나이가 들면서 무릎 관절이나 각종 통증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다. 어떻게 하면 일상에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에 건강을 생각한 재료를 접목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철갑상어 유래 원료와 헴프씨드를 선택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철갑상어 원료는 경남 함양의 생산처에서 공급받고, 헴프씨드 역시 국내 유통망을 통해 확보한다. 물론 좋은 재료를 넣었다고 해서 맛이 저절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재료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배합과 식감까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과 맛을 완성하는 기술이 함께해야 좋은 음식이 된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약식동원(藥食同源), 소요반(素療飯)이다."
부산역 맞은편 초량동 차이나타운에 새롭게 문을 연 '소요반 만두' 매장 전경.

■ 무엇보다 맛이 중요할 텐데

"아무리 좋은 재료를 사용해도 맛이 없으면 소비자는 다시 찾지 않는다. 저는 맛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재료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개업을 준비하며 약 3개월 동안 만두 개발에 매달린 것도 그 때문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시식회도 열었는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앞으로 더 많은 분이 직접 맛보고 평가해 줬으면 한다."

■ 70년 넘은 만두 노포가 있는 차이나타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부산역 앞은 중국식 만두로 잘 알려진 곳이다. 쉽지 않은 도전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 음식에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곳을 모방하기보다 우리 식재료와 약선요리의 지혜를 살려 차별화하고 싶었다. 국내산 농산물 소비에도 도움이 되고, 우리 음식의 가치를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저는 매출만을 목표로 이 일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 좋은 음식을 통해 사람들이 건강한 식생활을 실천하고, 더 나은 삶을 누렸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재료를 선별하고 가공하는 과정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지만,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으로 만들고 싶다."
소요반 만두 주요 메뉴를 소개하는 차림표 모습.

■ 포장 판매 중심의 운영 방식도 눈길을 끈다

"요즘은 식사에 많은 시간을 쓰기보다 간편하게 먹고 자기 시간을 활용하려는 사람이 많다. 특히 부산역은 기차를 타기 전후로 이동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휴대하기 편하고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도록 포장 판매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소요반 만두가 여행객들에게 든든한 간편식이 되고, 열차 안에서 즐기는 새로운 식도락 문화에도 보탬이 되면 좋겠다. 부산을 찾은 사람들이 만두를 맛보기 위해 잠시 머무르고, 그 경험이 부산의 다른 먹거리와 관광으로 이어진다면 더없이 기쁜 일이다."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소요반 만두를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키우고 싶다. 부산역에서 시작해 기회가 된다면 해운대와 광안리 등 주요 관광지에도 점포를 내고 싶다. 더 나아가 해외시장에도 진출해 우리 약선 음식의 가치를 알리고 싶다. 지난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세계약초박람회 국제 행사에 아시아권에서는 유일하게 초청돼 강의를 한 경험도 있다. 우리 전통 식재료와 약선요리에 관심을 가진 해외 연구자들과의 교류를 이어가며 해외 진출 가능성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오사카 진출은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의 식재료와 음식문화는 세계에 소개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철갑상어 원료 만두와 토종 헴프 감초식혜.

■ 끝으로 소비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36년 전 처음 약선요리를 시작했을 때나 지금이나 마음은 같다.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음식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만두 한 알을 만들더라도 마음과 혼을 다 쏟으려 한다. 좋은 재료를 구하고, 서로 어울리는 식재료를 찾고, 맛을 완성하는 과정에는 보이지 않는 노력이 많이 들어간다. 제가 바라는 것은 소요반 만두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우리 음식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것이다. 나아가 더 많은 사람이 건강한 음식을 가까이하고, 그 과정에서 얻은 결실을 사회와 나눌 수 있다면 좋겠다. 부산에서 시작한 작은 도전이 세계인의 식탁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정영숙 대표는 36년 전부터 부산 동래구에서 '정림 한정식'을 설립·운영해 온 약선요리연구가다. 2002년 궁중음식 전문가 황혜성 선생에게 조리를 배웠고, 2004년 경원대학교 약선요리 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에서 약선 한식 명인으로 인증받았으며, 2017년 대한민국전통명장협회 약선요리 부문 전통명장, 2025년 대한민국한식협회 '한식 거장'으로 선정됐다. 현재 전통 장과 약선음식 연구·보급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림 한정식' 동래 본점에 이어 김해시 삼안동에 '정림 한정식' 김해점을 운영하고 있다. 평소 나눔의 삶을 실천해온 정 대표는 유엔후손지원재단 임원으로도 활동해왔다. 개업식에는 유엔후손지원재단 회원들이 대거 참석해 축하를 했다.

특히 지난해 9월 2025 영동세계국악엑스포에서 '2025인분 영동호두비빔밥 나눔 행사'와 영화 '부전시장' 크랭크 인을 앞두고 '2024인분 비빔밥 무료 나눔', 2022년 세계한인의 날 기념과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2030인분 비빔밥 나눔' 등 초대형 비빔밥 나눔 퍼포먼스로도 잘 알려져 있다. 경남매일 CEO 아카데미 1기 초대 회장을 역임하며 부울경을 넘어 서울·영동 등 전국으로 교류 증진에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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