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역대 최대 IPO 쏘아올려…AI 투자 열풍 시험대

강재구 기자 2026. 10. 27.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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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이 기업공개(IPO) 절차를 본격화했다.

구체적인 공모가·공모 주식 수, 상장 일정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앤트로픽이 11월 셋째 주에 상장해 기업가치를 1조5천억~2조달러(2천조~2천700조원 상당), 조달액 1000억달러(133조원 상당) 이상을 목표한다고 보도했다.

초대형 성장이 성사될 경우 앤트로픽에 일찌감치 투자한 빅테크 기업들 또한 막대한 수혜를 볼 전망이다.

이번 기업공개는 앤트로픽을 넘어 인공지능 산업 생태계 전반의 투자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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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문기업으로는 첫 상장
앤트로픽. 로이터 연합뉴스

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이 기업공개(IPO) 절차를 본격화했다. 경쟁사 오픈에이아이(AI)보다 한발 앞서 상장에 나서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공지능 투자 열풍을 둘러싼 낙관론과 거품론이 교차하는 상황에서 인공지능 산업의 성장성과 투자 수요를 주식시장에서 검증받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앤트로픽은 26일(현지지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위원회(SEC)에 기업공개를 위한 에스(S)-1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S-1 증권신고서는 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기 위해 제출하는 공개 문서로, 회사의 재무 상태와 사업 내용, 잠재적 위험 요소 등이 담긴다. 지난 6월 비공개 신고서를 제출한 데 이어 본격적으로 공개 절차 진행에 나선 것이다. 앤트로픽은 나스닥에 ‘ANT’라는 종목코드로 상장에 나설 계획이다. 구체적인 공모가·공모 주식 수, 상장 일정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앤트로픽이 11월 셋째 주에 상장해 기업가치를 1조5천억~2조달러(2천조~2천700조원 상당), 조달액 1000억달러(133조원 상당) 이상을 목표한다고 보도했다. 최고 전망치만큼 이뤄질 경우 지난 6월 나스닥에 상장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운 스페이스엑스(기업가치 1조7700억달러·조달액 857억달러)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상반기 매출 162억달러…폭발적 성장세

이번 증권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폭발적 성장세다. 앤트로픽의 올 상반기 매출은 162억8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1억6300억달러)보다 14배 급증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45억8500만달러)을 올해 1분기 매출(47억3100만달러)만으로도 넘어섰다. 성장을 이끈 건 기업 고객이었다. 앤트로픽은 올 상반기 매출의 74%는 연간 10만달러 이상을 쓰는 기업 고객에서 발생했고, 10만달러 이상 매출을 올린 고객도 지난해 말 1500곳에서 올해 9월말 1만1900곳을 넘어섰다고 있다. 앤트로픽은 이같은 폭발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인공지능 도입이 “여전히 초기 단계”라며 시장 확대 여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올 상반기 순손실은 807억4800만달러에 달했지만, 이 중 90%에 달하는 724억달러는 기존에 발행한 전환사채(CB)와 파생상품 등의 가치 변동으로 발생한 회계상 평가손실이다. 현금성 지출이 아니라 기업가치가 급등하면서 관련된 금융상품의 장부상 부채가 커진 영향이다. 앤트로픽이 이같은 일회성 평가손실과 주식보상비 등 비용을 제외해 산출한 조정 영업이익은 16억1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다만, 막대한 인프라 투자 비용은 큰 부담이다. 신고서에 공개된 구글·아마존 등 주요 7개 기업과 맺은 컴퓨팅·인프라 관련 계약 금액을 단순 합산해도 6370억달러에 이른다. 앤트로픽은 이들 계약을 두고 “일반적으로 매출이나 실제 사용량과 관계없이 이행(지불) 해야 한다”고 밝힌 상태다. 인공지능 수요가 둔화되더라도 상당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더해 앤트로픽은 2028~2031년 추가 컴퓨팅 자원 등의 확보에 최대 1700억달러를 지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 등 공동창업자 7명도 증권신고서에 실린 서한에서 이같은 투자를 두고 “언뜻 보기엔 무책임할 정도로 커 보일 수 있다”면서도 자신들의 접근 방식을 “대담하되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창업자의 특별주식 1주 지켜

앤트로픽은 상장 뒤에도 창업자들이 회사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독특한 지배구조를 마련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 등 공동창업자 7명은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고, 앤트로픽은 이 법인에 전체 의결권의 과반을 행사할 수 있는 ‘특별주식 1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공동창업자들이 상장 뒤 지분과 상관없이 기업 주요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다리오 아모데이는 2020년까지 오픈에이아이 부사장으로 일하다 퇴사했다. ‘안전한 인공지능’을 강조하는 인물이다. 실적 압박에서 벗어나 창업 목적을 지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초대형 성장이 성사될 경우 앤트로픽에 일찌감치 투자한 빅테크 기업들 또한 막대한 수혜를 볼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아마존이 보유한 전환사채를 모두 주식으로 바꿀 경우 앤트로픽 지분의 5분의1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 보도했다. 기업가치 2조달러 기준으로 4천억달러(533조원 상당)에 달한다. 다만, 현재 아마존이 가질 수 있는 지분은 12% 상한이 적용돼 있다. 구글 또한 현재 앤트로픽 지분 7%를 가지고 있다.

인공지능 투자 이어질지 관심

이번 기업공개는 앤트로픽을 넘어 인공지능 산업 생태계 전반의 투자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 산업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본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평가에 따라 반도체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등 핵심 연관 산업에 대한 투자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앤트로픽 상장에 인공지능 및 인프라 투자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할 시험대라 짚으며 “거의 모든 것이 걸려있다”고 평했다.

앤트로픽의 증권신고서 공개 뒤 국내 주식시장 코스피는 전날보다 3.09% 오른 5638.34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각각 4.23%, 5.18% 올랐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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