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꿈, 다른 출발선] 5. 남인천고 이금련 만학도(完)

김민지 기자 2026. 10. 2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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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이 대학을 졸업할 때마다 학사모를 쓰고 사진을 찍었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 그 자리에 서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남인천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이금련(83) 씨에게 대학은 오랫동안 품어 온 꿈이다.

이 씨는 "몸이 너무 아파서 학교를 더는 다니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며 "그런데 이런 기회가 다시 나에게 올 수 있을까 싶었다. 공부가 너무 재미있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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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공부 매일 새 즐거움 줘… 대학 생활 ‘MT’ 가장 기대 돼
남인천고 만학도 이금련 씨. <김민지 기자>
"자식들이 대학을 졸업할 때마다 학사모를 쓰고 사진을 찍었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 그 자리에 서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남인천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이금련(83) 씨에게 대학은 오랫동안 품어 온 꿈이다. 자녀들이 학사와 석사, 박사 학위를 받는 모습을 지켜봤지만 정작 자신은 대학에 다녀 보지 못했다. 이제는 자신이 학사모를 쓰고 싶다.

이 씨는 끝내지 못한 공부가 늘 마음에 걸렸다. 그러다 집을 찾아온 복지 관계자에게 졸업장이 없다는 이야기를 꺼냈고, 그의 소개로 남인천중·고에 입학해 다시 배울 기회를 얻었다.

늦깎이 학교생활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허리와 무릎, 복부 수술까지 받은 몸으로 청라에서 남인천고까지 왕복 4시간 거리를 매일 다닌다. 버스를 갈아타면 시간을 줄일 수 있지만 타고 내리기가 힘들어 더 오래 걸려도 한 번에 가는 버스를 탄다.

몸이 버티지 못해 학업을 그만둘까 고민한 적도 있었지만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 씨는 "몸이 너무 아파서 학교를 더는 다니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며 "그런데 이런 기회가 다시 나에게 올 수 있을까 싶었다. 공부가 너무 재미있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웃었다.

이제 그의 도전은 대학으로 향한다. 학교 교사들과 상담하며 자신에게 맞는 진학 방향을 찾았고, 대학에 가면 가장 배우고 싶은 과목으로 영어를, 가장 기대되는 일로 MT를 꼽았다. 그동안 누리지 못한 대학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렌다.

대학을 고를 때는 학업 못지않게 즐거운 학교생활을 중요하게 따졌다. 젊은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기가 부담스러워 비슷한 연령대 학생들과 어울리며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았다. 이 씨는 또래와 함께라면 대학 생활에도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씨에게 대학 진학은 졸업장 이상의 의미가 있다. 배우지 못했다는 생각에 사람들 앞에 선뜻 나서지 못했고 교회에서 역할을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아도 응하지 못했지만, 공부를 다시 시작하면서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이 씨는 "예전에는 배우지 못했다는 생각에 뒤로 물러설 때가 있었다"며 "이제는 누군가 무엇을 부탁하면 부족하지만 해보겠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흔히 공부에는 때가 있다고 하지만 이 씨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그는 "물론 공부에도 때가 있겠지만 본인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도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최선을 다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했다.

여든을 넘겨 다시 시작한 공부가 이 씨에게는 날마다 즐거움이다. 몸이 아파도 교실에 앉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는 그는 이제 대학생이 될 날을 기다린다.

김민지 기자 kmj@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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