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고 뜯고… 닭고기 근본을 즐긴다…육향 남다르고 콜라겐도 듬뿍 ‘쫄깃’ [현장르포]

최용준 2026. 10. 2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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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인류가 고기를 처음 먹었을 때는 오늘날처럼 부드럽지 않았을 것이다. 수렵인들은 사냥한 닭고기를 수저 대신 양손과 송곳니로, 튀겨서 먹기보다는 불에 구워서 먹었을 것이다. 먹는 사람도 오래 전 닭고기를 대하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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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K치킨벨트에서 ‘구엄닭’ 맛보니
지난 26일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서 제주 재래종인 구엄닭 숯불구이를 만들고 있다. 한식진흥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최용준 기자】 오래 전 인류가 고기를 처음 먹었을 때는 오늘날처럼 부드럽지 않았을 것이다. 수렵인들은 사냥한 닭고기를 수저 대신 양손과 송곳니로, 튀겨서 먹기보다는 불에 구워서 먹었을 것이다. '구엄닭'을 먹는 방법도 그랬다. 수저로 발라낼 수 없는 단단한 닭다리에 와락 달려들어 해치우듯이 맛을 봤다. 구엄닭은 제주 재래종인 토종닭이다. 먹는 사람도 오래 전 닭고기를 대하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지난 26일 K치킨벨트와 연결된 제주 조천읍 교래리에서 구엄닭 숯불구이 시식행사가 열렸다. 이윤선 제주일상식탁 대표의 요리법에 따라 해수 소금을 쓴 구이, 마농(마늘의 제주 방언)구이, 제주 토종 유자를 넣은 된장이 나왔다. 이 대표는 "제주 구엄닭은 일반 닭이나 다른 토종닭보다 쫄깃한 게 특징이다. 콜라겐이 많아서 그렇다. 많이 구우면 닭다리가 망치처럼 단단해질 정도"라며 "식감은 독특하지만 육즙은 가득하다. 일반 닭고기는 '그냥 고기' 맛이지만 구엄닭은 육향이 다르다"고 소개했다.

고기는 씹는 맛이 중요하다. 두 손으로 닭껍질을 뜯어 먹고 살코기를 깨물면 고소한 맛이 퍼진다. 일반 노계에서 느껴지는 누린내가 없다. 실제로 구엄닭은 싸움닭처럼 다리가 길다. 일반 닭보다 체구가 작지만 100m를 날아다닐 정도로 야생성이 강하다. 일반 육계가 30일 만에 성체가 되는 것과 달리, 구엄닭은 10개월 이상 길러야 온전히 자란다.

제주 닭고기 별미 중에는 토종닭 샤브샤브도 있다. 성미가든에선 도축장을 걷히지 않은 산 토종닭을 납품받아 요리한다. 황칠나무를 넣은 육수에 생고기를 1분여 동안 담갔다가 빼면 탱글탱글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제주시는 구엄닭·토종닭 덕분에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 미식관광사업인 K치킨벨트에 선정됐다. 2009년 토종닭 특구로 지정돼서다. 지난해 UN 식량농업기구(FAO) 가축다양성정보시스템(DAD-IS)에 등재된 제주 구엄닭과 교래에서 키운 토종닭은 제주 만의 경쟁력이다. 전국 30개 치킨벨트 중 국비를 지원하는 곳은 수원 통닭, 춘천 닭갈비, 구미 교촌치킨, 제주 토종닭 등 4곳 뿐이다. 가장 특별한 닭요리는 제주에서 경험할 수 있는 셈이다.

K치킨벨트는 닭과 제주 여행지를 잇는다. 이더라운드는 당일형과 1박2일 체류형 등 3종의 여행상품 3종을 만들었다. 오는 12월 13일까지 운영된다. 토종닭 요리를 먹고 삼다수숲길, 교래자연휴양림 등을 걷는다. 로컬 와인, 구엄닭 게란 에그타르트 체험도 있다. 제주경제통상진흥원은 교래를 '닭을 먹는 관광지'에서 '닭을 경험하는 여행지'로 전환고자 한다. 제주 고유 미식자원을 다루는 로컬 식당, 특산물을 국내외 관광객과 연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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