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원가절감·기술 보안·탈중국…아틀라스가 소집한 'K부품 군단'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글로벌 기업이 일제히 뛰어든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승부처는 생산 능력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미국에 아틀라스를 팔려면 중국산 부품을 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로봇 관절을 움직이는 액추에이터엔 모터와 감속기, 제어기 등 자동차 전동화 부품 기술이 거의 그대로 들어간다. 현대차그룹은 이르면 2028년부터 아틀라스 등 로봇을 연간 3만 대 생산할 계획이어서 추가 발주의 여지가 크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무가·아이엘·엠씨넥스 등
수십년 양산 노하우 갖춘 부품사
검증된 품질·납기에 원가 경쟁력
中 부품 배제해 기술유출 차단
글로벌 기업이 일제히 뛰어든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승부처는 생산 능력이다. 실험실에 머물던 로봇이 공장에 들어설 채비를 하면서 성능만큼이나 품질과 생산 단가가 중요해졌다. 얼마나 더 싸고 빠르면서 튼튼하게 만드느냐가 관건이 됐다는 얘기다. 휴머노이드는 대당 부품이 5000~1만 개에 달할 정도로 부품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아틀라스 부품 공급사로 국내 업체를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 부품사는 수십 년간 완성차에 부품을 납품하며 소재 가공과 대량 생산 역량을 쌓았다. 품질과 원가를 잡으면서 동시에 기술 유출과 중국 의존 우려까지 덜어낸다는 점도 공급망 구축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 양산 능력 검증된 협력사 낙점
아틀라스 공급사 대부분은 현대자동차그룹과 손발을 맞춘 회사다. 관절 부품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진 씨티알은 1971년 설립된 이후 현대차·기아에 섀시 부품을 공급했다. 헤드램프와 로봇 눈은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주도하고 카메라 모듈 공급사인 나무가와 아이엘 등이 함께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나무가는 27일 주식시장에서 상한가를 기록했고, 씨티알과 아이엘 주가는 12~16% 상승했다.
아틀라스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공급한다. 아틀라스에는 지름 21㎜ 원통형 배터리가 장착되는데, 국내에서 이를 생산하는 곳은 두 회사뿐이다. 로봇 손에 들어가는 카메라는 현대차 1차 협력사인 엠씨넥스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으로선 납기 안에 어떤 품질로, 얼마나 많이 제조할 수 있는지 검증이 끝난 업체다.
더 중요한 건 원가다. 수십 년간 지속한 협력 관계는 가격 협상에서도 무기가 된다. 부품 원가의 약 70%를 차지하는 액추에이터를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에 맡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어맨다 맥매스터 보스턴다이내믹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원가를 통제하고 빠르게 규모를 키우는 것을 아틀라스 전략으로 소개했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아틀라스 가격은 대당 13만달러다. 테슬라 옵티머스(2만~3만달러), 유니트리 H2(2만9900달러)보다 5~6배 비싸다. 가격을 끌어내리지 못하면 시장을 선점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 中 부품은 배제 의도도
중국산 의존도를 낮추려는 계산도 깔렸다. 대표적인 게 제어기다. 제어기는 각 관절 모터에 실시간으로 동작을 명령하는 부품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국산 제어기 수입액은 3억1696만5000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4% 늘었다. 힘·토크 센서 품목군에서도 중국산이 257만1000달러로 1위다. 로봇 모터의 핵심 소재인 희토류 정제(90%)와 영구자석(94%)은 중국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올해 상반기 휴머노이드 출하량 약 2만2000대 가운데 중국산 비중은 86.6%에 달한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중국산 로봇 견제에 나섰다. 미국 의회는 3월 적성국 로봇의 정부 구매를 막는 ‘미국 안보 로보틱스법’을 발의했다. 6월에는 수입까지 겨냥한 ‘적성국 로봇 확산 방지법’을 내놨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미국에 아틀라스를 팔려면 중국산 부품을 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기술 유출 우려도 반영됐다. 앞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설계 초안을 그룹사인 현대모비스에만 넘겼다. 핵심 기술은 그룹 안에 두고 생산만 외부에 맡기는 방식이다.
국내 부품업계에는 새 시장이 열리게 됐다. 자동차와 로봇은 생산 공정과 핵심 기술이 60~70% 겹쳐 사업 전환이 쉽다. 로봇 관절을 움직이는 액추에이터엔 모터와 감속기, 제어기 등 자동차 전동화 부품 기술이 거의 그대로 들어간다. 현대차그룹은 이르면 2028년부터 아틀라스 등 로봇을 연간 3만 대 생산할 계획이어서 추가 발주의 여지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휴머노이드도 결국 자동차처럼 얼마나 싸고 균일하게 많이 만드느냐의 싸움”이라며 “수십 년간 완성차 공급망에서 품질과 납기를 맞춘 국내 부품사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길성/김우섭 기자 vertigo@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혼자 먹여 살리긴 싫어"…30대男, 돌싱녀와 결혼 택한 이유 [유지희의 미혼앤기혼]
- "집 포기했어요"…13년 모은 5억 주식으로 날린 직장인 사연
- LVMH 회장 아들이 '이곳' 찾은 이유…30년 인연 재조명
- '107조 벌어놓고 이럴 줄은'…뒤통수 맞은 삼전 개미들 분통 [종목+]
- 마트서 QR코드 찍더니 '400억 잭팟'…중국의 무서운 실험 [차이나 워치]
- "또 일본 갈 줄 알았는데"…5월 황금연휴 1위 여행지 어디?
- CIS, 첨단 정밀 장비로 日 배터리 업체도 홀렸다
- "한국에 최우선 공급하겠다"…중동 6개국 '깜짝 선언'
- "호텔서 커피 마셨더니…" 조회수 '300만' 대박 영상의 비밀 [현장+]
- "32만전자 간다"…삼성전자, 역대급 잭팟 예고에 주가 '들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