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오르반 추천"… 반응은 '싸늘'

곽주현 2026. 10. 2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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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전 총리를 새로운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추천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세계 곳곳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전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오르반 전 총리에게 유엔 사무총장 후보에 오르도록 제안했으며, 그가 후보에 오른다면 러시아와 중국이 그를 지지해줄 것이라 전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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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스크 폴란드 총리 "우습다" 코웃음
미국 내 공화당 의원도 "끔찍한 선택"
"MAGA가 꿈꾸는 이상적인 후보"
오르반 빅토르 전 헝가리 총리가 4월 총선에서 여당이 패배한 후 티서당의 머저르 페테르 신임 총리가 이끄는 새 내각이 출범한 5월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을 통해 발언하고 있다. 오르반 빅토르 X 공식계정 영상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전 총리를 새로운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추천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세계 곳곳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오르반 전 총리는 10년간 헝가리를 통치하며 반이민·민족주의 극우 노선을 고수해온 인물이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26일(현지시간) 오르반 전 총리 후보 추천 보도에 대해 알고 있느냐는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질문에 "우스꽝스럽다"고 답했다. 그는 이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 후보에 오른다는 루머가 돌았는데, 이번 소문은 그때의 허위 소문만큼이나 우습게 들린다"고 말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르반이 유엔 사무총장이 된다면 수년간 주요 EU 결정들을 무산시켜온 탁월한 거부권 행사와 협박 기술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비꼬았다. 앞서 오르반 전 총리는 우크라이나 지원 등 EU 정상회의에 오른 핵심 안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상당한 갈등을 빚었다. 미국 내에서도 반응은 싸늘한 편이다. 공화당 의원인 돈 베이컨(네브라스카주) 하원의원은 "나도 헝가리 혈통을 갖고 있지만, 이는 끔찍한 선택"이라고 비난했다.

전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오르반 전 총리에게 유엔 사무총장 후보에 오르도록 제안했으며, 그가 후보에 오른다면 러시아와 중국이 그를 지지해줄 것이라 전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오르반에게 확실히 찬성표를 던질 국가가 8개국이며 추가로 10개국도 찬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리 결정은 최소 9개국이 찬성해야 하는데,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중 단 한 국가라도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안건은 즉시 부결된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가 오르반 전 총리를 미는 이유는 그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보수주의자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후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르반은 2010년부터 16년간 헝가리 총리로 재임하면서 강력한 반이민 정책을 추진한 유럽의 대표적인 극우 성향 정치인이다. 재임 기간 내내 EU 및 진보 성향 비정부기구(NGO)들과 부딪혀왔으나 러시아 및 트럼프 행정부와는 친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오르반 전 총리는 올해 4월 총선에서 친유럽 중도 우파 성향의 머저르 페테르 현 총리에게 패배하면서 국가 수반 자리에서 내려왔다.

2017년부터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임하고 있는 안토니우 구테흐스는 올해 12월 31일 임기가 종료된다. 지난해 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출 절차가 시작됐으며, 현재 유엔 공식 홈페이지에는 7명이 유력한 후보로 등재돼 있다. 오르반 전 총리는 명단에 없지만, 안보리 추천을 받을 경우 총회에서 선출될 수 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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