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차 선배님부터 사내부부까지 ‘밤샘 코딩’…58개팀 몰린 SK브로드밴드 사내 해커톤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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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경기 안성 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된 SK브로드밴드의 사내 인공지능(AI) 경진대회 'F5 해커톤'의 본선 1일 차.
예선을 통과한 10개 팀은 21일부터 22일까지 1박 2일간 인재개발원에서 AI 에이전트 개발에 몰두한 뒤 26일에는 본사에서 완성한 서비스를 최종 시연하고 발표했다.
이형진 SK브로드밴드 AI보드 리더는 "결과물의 완성도나 개발 난이도보다 회사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실제 업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대체하는지를 기준으로 본선 진출팀을 선정했다"며 "서로 다른 조직 구성원이 참여하거나 나이대가 다양하면 가점을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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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개팀·143명 참여…83%가 비개발 구성원
바이브코딩으로 아이디어를 실제 서비스로 구현
신입부터 50대 선배까지…직급·세대 넘어 ‘AI 협업’

“요청서를 저장하자마자 곧바로 사내 시스템에 올라가는 게 부담스럽다면 임시저장 기능을 추가할까?”
21일 경기 안성 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된 SK브로드밴드의 사내 인공지능(AI) 경진대회 ‘F5 해커톤’의 본선 1일 차. 6대 1에 달하는 경쟁률을 뚫고 본선에 진출한 10개 팀의 테이블엔 낮 12시 30분부터 다음날 오후 3시까지 쉼 없이 진행되는 ‘밤샘 개발’에 대비한 영양제와 에너지 드링크, 치약·칫솔 등이 쌓였다. 정면 모니터에는 결선용 최종 결과물 제출까지 남은 ‘26시간 30분’의 시간이 실시간 카운트다운으로 줄어들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21~26일 ‘AI로 SKB를 바꾸다’를 주제로 사내 AI 경진대회 ‘F5 해커톤’을 진행했다고 27일 밝혔다. 키보드의 ‘F5’(새로고침) 키처럼 익숙한 업무 방식을 AI로 새롭게 바꿔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예선을 통과한 10개 팀은 21일부터 22일까지 1박 2일간 인재개발원에서 AI 에이전트 개발에 몰두한 뒤 26일에는 본사에서 완성한 서비스를 최종 시연하고 발표했다.

이번 대회에는 58개 팀, 143명의 직원이 기획안을 제출했다. 이 중 비개발 조직 구성원이 83%에 달했다. 회사가 노코드·바이브코딩 도구와 생성형 AI 이용권, 교육 등을 지원하면서 개발 경험이 없는 직원들도 직접 아이디어를 서비스로 구현했다. 이형진 SK브로드밴드 AI보드 리더는 “결과물의 완성도나 개발 난이도보다 회사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실제 업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대체하는지를 기준으로 본선 진출팀을 선정했다”며 “서로 다른 조직 구성원이 참여하거나 나이대가 다양하면 가점을 줬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현장에서는 반말로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팀이 있는가 하면, 깍듯하게 존댓말을 주고받으며 회의를 하는 등 직급과 세대를 넘어 모인 각양각색의 조합이 눈에 띄었다. 1년차 신입사원인 20대 주니어 사원부터 50대 시니어 선배까지 입사 경력만 도합 56년에 달하는 비개발자 선후배가 모인 ‘암묵지 원정대’는 영업 담당자 개인에게 흩어진 통화·문자·메일과 계약 정보, 고객 의견 등을 AI로 분석해 해지 징후와 영업 기회를 찾아내는 ‘B2B 팔란티어’를 만들었다.

장모님께 8살 딸을 맡기고 참여했다는 사내 부부 ‘일심동체’ 팀은 나란히 어깨를 맞댄 채 가족회의를 하듯 코딩 화면을 들여다봤다. 일심동체 팀은 상품과 캠페인 문구를 고객·규제기관·유튜버 등 20여개 외부 이해관계자의 관점에서 미리 검증하는 AI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 이홍연 PR팀 매니저는 “이전까진 아내와 집에서 일 얘기를 잘 하지 않았는데, 회사에서 배운 바이브 코딩으로 딸 전용 ‘영어 퀴즈 공주 꾸미기’ 게임을 개발하는 등 같이 나눌 수 있는 대화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입사 7년차 동기들로 구성된 ‘김희원’ 팀은 고객이 보낸 사진으로 셋톱박스 및 와이파이 구성품 중 누락된 부품이 있는지 AI가 확인하는 셀프 단말 회수 에이전트 ‘셀프플러스’를 설계했다. 김희원 팀의 김지해 웹플랫폼개발팀 매니저는 “개발직군인 팀원이 앱을 개발하는 과점에서 어떤 구성으로 할 지, 사진 인식·챗봇 결과물이 좋은지 기술적 측면에 집중했다면 비개발 직군인 팀원은 고객이 사용할 때 자연스러운지, 전체적으로 조화로운지 등을 고려해 서로 보완이 됐다”고 말했다.

26일 열린 최종 결선에서는 B tv 가상 고객(AI 페르소나)을 활용해 서비스 개편 전 고객 반응을 사전 검증하는 ‘설문하나만’ 팀의 ‘UX 리서치 랩’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기획·디자인 실무자와 AI 개발자가 팀을 이룬 설문하나만의 김가희 매니저는 “AI에게 일을 잘 시키기 위해 기획을 탄탄하게 하고 의견을 명확히 전달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협업을 통해 비개발자분들의 강점을 느꼈고 ‘더 이상 개발자만이 개발을 하는 시대는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해커톤에서 개발한 서비스를 고도화해 실제 업무 현장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사내 AI 전환(AX) 커뮤니티 ‘단비(DAN-B)’를 운영하고 노코드 기반 AI 개발 도구 등을 도입하는 등 직원들이 직접 AI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도 넓혀가고 있다.
민부식 SK브로드밴드 기업문화센터장은 “이번 해커톤은 업무를 가장 잘 아는 구성원들이 AI를 활용해 일하는 방식을 직접 개선하자는 취지로 마련했다”며 “현장에서 출발한 아이디어가 실제 업무를 바꾸는 성과로 이어지도록 구성원 주도의 AI 혁신을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곽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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