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만원 웃돈 노리던 아이폰 듀오 되팔이 '굴욕'…화면 균열 논란 확산
'크랙 게이트' 논란 확산…안쪽 화면 균열 주장 잇따라
앱 호환성·멀티태스킹 지적…애들 첫 폴더블 완성도 도마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에 높은 웃돈을 붙여 팔던 되팔이들이 출시 나흘 만에 된서리를 맞았다. 출시 전 출고가보다 최대 96만원 비싼 가격에 매물이 나왔지만 정식 출시 직후 화면 균열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가 이하 매물까지 등장했다. 첫 폴더블 아이폰이라는 상징성에 기대 차익을 노렸던 판매자들의 셈법이 제품 품질 논란에 꼬인 것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와 중고나라에는 아이폰 듀오를 출고가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하겠다는 매물이 올라왔다. 출고가 359만원인 512GB 모델을 349만원에, 329만원인 256GB 모델을 300만원에 팔겠다는 게시글이 확인됐다. 출시 전 최대 96만원의 웃돈을 기대했던 되팔이들이 정가 이하로 호가를 낮추는 상황이다.
번개장터에서 512GB 모델의 판매 호가 중앙값은 출시 당일인 지난 23일 399만원에서 이날 375만원으로 떨어졌다. 출고가 대비 웃돈이 40만원에서 16만원으로 줄어 나흘 만에 60% 감소한 것이다. 이날 올라온 512GB 모델 매물 14건 가운데 출고가와 같은 359만원에 판매하겠다는 게시글도 확인됐다. 호가는 실제 거래 가격과 다르지만 정가 이하 매물까지 등장하면서 출시 초기 형성됐던 되팔이 프리미엄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초기 물량 부족으로 일부 구매자의 제품 수령 예정일이 내년 1월 22일까지 밀리자 제품을 먼저 확보하려는 수요를 겨냥한 고가 매물이 나왔다. 출고가 359만원인 512GB 모델을 455만원에 판매하겠다는 게시글까지 등장했다. 정가보다 96만원 높은 가격이다. 그러나 정식 출시 이후 호가가 빠르게 내려가면서 차익을 기대했던 판매자들의 부담도 커졌다.
가격 하락과 맞물려 내구성 논란도 불거졌다. 일부 사용자들은 내부 디스플레이가 접히는 부분에 균열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기기를 접거나 펼치는 과정에서 소리가 난 뒤 화면 중앙에 금이 가고 손상 부위를 따라 픽셀 일부가 밝게 빛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 사용자들은 이를 '크랙 게이트'라고 부르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애플이 일부 제품에서 내부 디스플레이 문제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하고 영향을 받은 고객에게 애플케어를 통한 제품 교체를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폴더블폰은 화면을 반복적으로 접고 펴는 구조인 만큼 디스플레이와 힌지의 내구성이 중요하다. 특히 아이폰 듀오는 높은 가격과 첫 폴더블 제품이라는 기대를 동시에 안고 출시됐다. 초기부터 화면 손상 논란이 제기되면서 제품을 먼저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내구성 우려도 커질 수 있다.
소프트웨어 완성도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미국 IT 매체 더버지는 일부 주요 애플리케이션이 아이폰 듀오의 넓은 내부 화면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화면 일부가 잘리거나 조작 방식이 일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화면 분할 비율이 5대 5로 고정되고 팝업 앱 실행에도 제약이 있다는 등 멀티태스킹 기능에 대한 아쉬움도 제기됐다. 폴더블폰의 차별점인 대화면과 다중 작업 경험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해외에서도 대량 매입에 나섰다가 손실을 볼 처지에 놓인 사례가 전해졌다. 중국 정저우의 한 휴대전화 판매상은 아이폰 듀오 50대를 확보하기 위해 총 99만9950위안 규모의 구매 계약을 맺었다. 당초 대당 2000위안씩 총 10만 위안의 차익을 기대했지만 매입을 약속한 업체가 인수 가격을 잇달아 낮췄다. 제시된 가격에 전량을 처분하면 2만5000위안의 손실이 예상되자 해당 판매상은 물량 인수를 중단하고 새 구매자를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0년 아이폰4 출시 당시 해외에서 먼저 판매된 제품에 웃돈을 붙여 국내에서 파는 사례가 알려진 이후 애플 신제품 출시 때마다 되팔이 거래는 반복돼 왔다. 이번 호가 하락을 품질 논란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공급 확대나 출시 초기 수요 조정의 영향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화면 균열 논란과 앱 호환성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되팔이 프리미엄이 빠르게 줄었다는 점에서 첫 폴더블 아이폰이라는 상징성만으로는 높은 가격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플 신제품은 출시 초기에 되팔이 거래가 활발한 편인데, 이번에는 첫 폴더블폰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져 기대가 컸을 것"이라며 "초기 물량 부족에 따른 희소성을 믿고 제품을 확보했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호가가 내려가면서 차익을 노렸던 판매자들도 난감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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