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유일 건물 유적 ‘조선 전기 왕실 원찰’ 윤곽… 다음달 학술대회

김순기 2026. 10. 27. 10:3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1년부터 5차례 정밀발굴 조사
갈현동 소재 8천395㎡ 규모
취두·청유잡상 등 귀한 유물 출토
내년 6차·국가문화재 지정 추진
시민 관람 유적지 조성도 예정

조선 전기 원찰로 추정되는 갈현동 유적지 전경. /성남시 제공

취두 등 귀한 유물이 발굴되며 조선시대 전기 왕실과 관련된 사찰(원찰)로 추정되는 성남 유일 건물 유적지의 실체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성남시는 다음달 학술대회를 하고 발굴이 마무리되면 국가문화재 지정을 추진하는 한편 시민들을 위한 유적 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27일 성남시에 따르면 중원구 갈현동 469-1번지 소재 총면적 8천395㎡ 규모의 건물지 유적에 대한 정밀발굴 조사가 2021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해당 유적은 갈현동과 상대원동을 남북으로 잇는 대원터널 상부 골짜기에 입지해 있다. 조선시대 광주 세촌면에서 경인면으로 이어지는 길목인 갈현(갈마치)에 가깝고 최근까지 밭과 과수원으로 이용됐다. 때문에 건물지의 형태나 계단·축대·배수구 등 유적 잔존 상태가 상대적으로 온전한 편이다.

건물은 완만한 남향 경사면을 깎아 메우고 석축으로 3단의 대지를 만들어 조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남쪽의 1단에는 중앙 계단과 출입문, 박석 보도, 온돌이 설치된 건물, 회랑 등이 있으며 서쪽 가장자리에서는 기와가마도 확인됐다.

2단에는 중정과 4동의 건물이 있으며 회랑이 동서로 이어진다. 3단에는 중앙의 금당과 금당의 좌우, 동쪽 끝 확장구역에 건물이 배치됐고 북쪽 경계를 이루는 축대가 설치됐다. 또 회랑 주변부에 배수시설이, 중정의 남동쪽 모서리와 서쪽 구역에는 판석을 투공한 집수구가 확인됐다.

이와 함께 유적에서는 사찰과 관련된 범자문·연화문 막새 및 왕실과 관련된 용문·봉황문 막새, 청기와·마연기와 등의 유물이 발굴됐다. 이에 따라 고려시대 말부터 존재하던 사찰이 조선시대 전기에 크게 확장돼 왕실과 관련된 원찰로 이용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선시대 원찰은 주로 왕실 구성원의 안녕과 명복을 기원하며, 그들의 능묘와 가까운 경기 일대에 세워졌다.

갈현동 유적지에서 출토된 취두. 전국적으로 출토된 경우가 3곳밖에 없을 정도로 희귀성을 갖춘 것으로 조사됐다. /성남시 제공


유물 가운데 왕실 건축의 권위를 상징하는 용마루 끝의 장식기와인 취두의 경우 전국적으로 출토된 경우가 3곳밖에 없을 정도로 희귀성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와지붕의 추녀마루 위에 놓는 장식용 조각상을 일컫는 잡상으로 금당지의 뒤편에서 발견된 청유잡상은 출토 사례가 매우 희귀한 자료로 경복궁에서 작은 조각이 확인된 바 있다. 이와 함께 양주 회암사지 출토품과 매우 유사한 유물들도 상당수 발견됐다.

이처럼 현재까지 확인된 유적·유물이 비교적 온전하고 희소성도 높아 경기도는 2024년 4월에 지정문화유산(기념물)으로 지정한 상태다.

성남시는 다음달 학술대회를 열어 지금까지의 조사 내용 및 발굴 성과를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또 내년에 6차 정밀발굴조사를 한 뒤 복원 정비·활용 방안 등을 최종 결정·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갈현동 건물지는 조사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도가 지정할 정도로 가치가 높고, 성남 지역의 국가 또는 도 지정 문화유산 중 유일한 건물유적”이라며 “향후 국가문화재 지정 및 시민 관람 유적지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성남/김순기 기자 ksg2011@kyeongin.com

Copyright © 경인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